묵상 프로젝트💗「주님께서 예비하신 삶」- 701화. 자궁 적출 수술 자리가 아물기도 전에 낙태 보속고통을

wlsgodqn
2024-05-17
조회수 631


701. 자궁 적출 수술 자리가 아물기도 전에 낙태 보속고통을


얼마 전, 부산 중앙성당 보좌 박 신부님이 방문을 하셨다. 신부님과 대화를 나누며 우리는 사제, 수도자, 평신도 간의 일치를 위해 함께 손잡고 기도했다. 기도 중에 나는 땀이 한두 방울도 아니고 계속해서 줄줄 흘러내렸기에 연신 땀을 닦아가며 “신부님 영혼의 나쁜 것도 다 빼주세요.” 하고 생활의 기도로 봉헌했다.



그런 내 모습을 보고 신부님은 너무 놀라시며 “아, 이제까지 잘 몰랐는데 자매님이 땀을 그렇게 흘리며 기도하는 모습을 보니, 겟쎄마니 동산의 예수님께서 외롭게 피땀 흘리시며 혼신의 힘을 다해서 기도하셨다는 것이 이제야 실감이 납니다.” 하고 말씀하시며 은총 받아 기쁜 모습으로 돌아가셨다. 



그 후 40년간 농약 중독으로 고생하시던 수녀님이 치유된 날, 나는 장부와 함께 중앙성당 저녁 미사에 참례하게 되었다. 장부가 내게 “여보, 이제 당신 자궁 없으니까 낙태 보속고통 안 받겠네.” 하기에 나는 “글쎄요? 그건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이니 우리가 어찌 알겠어요. 주님께서 하시고자만 하시면 자궁이 없어도 낙태 보속고통을 주실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고통을 안 주실 것이지 않겠어요? 


저는 무엇이든 주님 뜻대로 ‘아멘’하며 따를 거예요.” 했더니 장부는 “맞아, 정말 그러네.” 했다. 그런데 장부가 그렇게 말한 바로 그날 미사 시작부터, 극심한 낙태 보속고통이 시작된 것이다. 자궁 적출 수술 후 회복은커녕 수술 자리가 채 아물기도 전이었다. 급작스레 만삭처럼 부풀어 오르는 배를 보며 나는 예수님 사랑받은 셈치며 주님께 찬미와 영광을 돌려드렸다. 



“오! 사랑하올 나의 예수님 감사드리나이다! 이 죄녀를 얼마나 사랑하시기에 이렇게 크나큰 사랑을 주시나이까! 제 고통을 통해 오늘 이 미사에 함께 참여한 영혼들에게 가장 필요한 은총 내려주셔요.” 미사 중 나는 장부 율리오씨에게 조용히 말했다. “율리오씨, 어쩌죠? 배가 이렇게 불렀네요.” 



그러자 장부가 깜짝 놀라 “아니, 자궁이 없으면 낙태보속고통 안 받을 줄 알았더니 어떻게 그렇게 많이 불어났지?” 하는 것이었다. “주님께서 하시고자 하면 못하실 일이 무엇이겠어요. 감사하고 기쁘게 봉헌해야죠.” “당신이 힘들어서 걱정이네. 나도 기도할게.” 하였다.


네 아이 중 큰딸은 양수가 터진 지 일주일 후에야 죽을 고비를 넘기며 낳으면서도 소리 한 번 질러보지 않았다. 그리고 작은딸은 9개월부터 진통이 시작되었지만 병원도 가보지 못하고, 진통이 시작된 지 2달 반이 지나서 광주 산부인과에 갔었다. 그때 의사가 깜짝 놀라 왜 이제야 왔느냐고 위험하다며 빨리 유도 분만하라고 했다. 그렇지만 시어머니의 유도분만 반대로 극심한 진통을 하면서 광주에서 영암 군서까지 다시 내려왔었다. 계속 진통을 하다가, 진통이 시작된 지 3개월 7일 만에 친정어머니께서 눈물로 지어다 주신 용약을 먹고 집에서 아이를 낳았다. 난산으로 엄청난 피를 쏟고 죽었다가 살아나면서도 소리 한번 지르지 않았다. 



그런데 자궁 적출 수술 후의 낙태 보속고통은 그와는 비교할 수 없이 극심했다. 옷은 어느새 식은땀으로 푹 젖어갔고, 아직 제대로 아물지도 않은 상처가 다시 터지며 유난히 아파 더 견디기 힘들었지만 예수님의 지극한 사랑받은 셈치고 기쁘게 봉헌했다. 낙태한 수많은 죄인들의 회개를 위해서 봉헌할 수 있는 이보다 더 큰 희생이 또 있겠는가? 고통이 극심하면 극심할수록 주님과 성모님의 성심의 고통에 깊이 침잠하게 되었다.



평상시의 고통보다 훨씬 더 힘들었지만 내 마음은 불꽃 같은 기쁨으로 타올랐다. 주님께서 부족한 이 죄인의 고통을 필요한 곳에 써주실 것을 굳게 믿었기 때문이다. 미사가 끝난 후, 장부에게 얼마 전 나를 방문하셨던 보좌 신부님이신 박 신부님을 모셔와 달라고 부탁했다. 박 신부님께서 나의 고통을 통해서 은총 받으시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신부님, 제가 지금 낙태 보속고통을 받고 있어요. 한번 만져보시겠어요?” 하고 물었다. 신부님은 단단하게 부른 배를 만지시며 너무 놀라 “율리아 자매님, 이 극심한 고통 중에도 어떻게 이렇게 웃으실 수가 있는지요? 저도 영혼들을 위해 신부로서 제게 주어진 소명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하셨다.


 

그로부터 며칠 뒤, 나는 한 달 하고도 일주일에 달하는 긴 입원을 마치고 메리놀 병원에서 다시 진찰을 받고 나주로 오게 되었다. 회복이 다 되어서 돌아오는 것은 아니었지만, 나를 기다리고 계신 눈물 흘리신 성모님의 품으로 돌아간다고 생각하니 고통스러운 몸이어도 마음만은 한달음에 달려가고 있었다.


 

금방 쉽게 할 수 있는 수술을 그렇게 어렵게 한데다, 자궁 적출 수술 후 3주가 넘도록 퇴원도 못 한 상태에서 낙태 보속고통까지 받았다. 그러니 나의 고통을 모르는 이가 부정적으로 생각한다면 ‘아, 주님께서 금방 치유도 해주실 텐데 왜 그렇게 하셨을까?’ 하고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주님의 크신 사랑을 잘 알고 있었기에 전혀 그런 생각은 들지 않았다. 내가 주님께 고통을 달라고 청했기 때문에, 또한 주님께서 필요하시니까 필요한 만큼 고통을 주신 것이리라. 그리고 내가 얼마나 아름답게 봉헌하는지 시험해 보신 것일 수도 있을 것이다.


 

내가 부산에 있는 동안 주님께서는 얼마나 은총을 많이 내려주셨는가! 예수님께서는 하시고자 하시면 직접 하실 수도 있지만, 그런 방법으로 나를 부르셔서 도구로 사용하셨다고 받아들이며 기쁘게 주님께 영광 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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