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프로젝트💗「주님께서 예비하신 삶」- 699화. 모든 것을 생활의 기도로 봉헌할 수 있도록 하나하나 알려 드리니

wlsgodqn
2024-05-15
조회수 739


699. 모든 것을 생활의 기도로 봉헌할 수 있도록 하나하나 알려 드리니


수녀님과 대화를 나누던 중, 나는 그분이 병원 식당에서 책임자로 일하고 계신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내가 감탄하며 “아, 수녀님! 수녀님은 정말 좋은 몫을 주님으로부터 받으셨습니다.” 하니, 수녀님이 눈이 휘둥그레지셨다. 수녀님은 매일 시장을 보면서 ‘오늘은 무엇을 사야 할까?’ 하는 생각만 하고 지내셨다고 한다. 



그러니 ‘좋은 몫을 받으셨다.’라는 나의 말을 전혀 이해할 수 없어 깜짝 놀라신 것이다. “수녀님! 생활의 기도를 안다면 수녀님은 정말 최고의 몫을 택한 것입니다. 생활하면서 가장 많이 기도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주방이거든요.” 하면서 주방에서 바칠 수 있는 생활의 기도를 예시를 들어 알려 드렸다. 


“수녀님, 주방에서 식재료 씻을 것이 많으시지요? 채소, 과일, 생선 등등 재료들을 씻으면서 ‘예수님, 저는 지금 이것을 씻고 있지만 주님께서는 저와 그리고 우리 환자들, 수녀님들, 신부님들, 저를 아는 모든 이들의 나쁜 것들을 다 씻어내 주시어 영혼을 깨끗이 정화시켜 주소서.’ 하고 기도하면 이 얼마나 큰 기도가 됩니까.



그리고 반찬을 만들 때 양념을 넣으면서 ‘주님! 저는 늘 부족하오니 주님과 성모님께서 사랑의 음식을 만들 수 있도록 저와 함께 해 주소서. 또한 제가 지금 넣는 양념과 모든 재료가 서로 조화를 이루어 사랑의 양념이 되게 해 주시어서 이 음식 먹는 모든 환자들과 우리 모두가 주님 안에 온전히 용해되어 사랑으로 거듭나고 일치하게 해 주십시오. 



또한 이 음식을 주님께서 흘려주신 오상의 성혈과 일곱 상처의 보혈로 변화시켜 주시어 이 음식 먹는 의사, 간호사, 환자, 그리고 우리 모두가 영적 육적으로 치유 받아 부활하게 해 주십시오.’라고 기도하면서 그 음식을 의사나 간호사나 환자들에게 줘 보세요. 주님께서 그대로 이루어주실 거예요.” 


나는 쌀 씻을 때, 밥이 될 때와 풀 때, 마늘 등 양념을 다지거나 찧을 때, 비빔밥을 할 때, 버려질 음식을 먹을 때 등등 생활의 기도에 대하여 여러 가지를 예시를 들어 가르쳐드렸다. “병원 주방에서 일하시니까 설거지할 것들이 많죠?” 하고 여쭈니 “그럼요.” 하셨다. 



“한 사람만 먹어도 젓가락 2개에 숟가락 하나, 밥그릇, 국그릇, 이런 것만 해도 5~6개인데, 그 많은 환자들 설거지하려면 얼마나 많겠어요. 그러나 하나하나 씻을 때마다 ‘우리 영혼 육신의 나쁜 추한 때 다 씻어주세요.’ 하고 다 생활의 기도를 봉헌하면 그 기도가 얼마나 많겠습니까! 



그리고 이제까지 살아오면서 용서 못 했던 것들도 설거지하면서 생활의 기도로 다 씻어낼 수 있고, 지나간 잘못들 우리가 보속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음식 재료를 살 때부터 씻을 때, 그리고 만들어서 환자들에게 주고 설거지할 때까지 모든 순간을 생활의 기도로 아름답게 봉헌해보세요.


그러면 주님과 성모님께서 수녀님의 손을 통해서 친히 주관해주시고 함께해주실 것이니, 수녀님은 제일 좋은 몫을 택하신 것입니다.” 그리고 내가 하느님을 모르던 어린 시절부터 사랑받은 셈치고 봉헌하면서 누구도 미워하거나 원망하지 않고 내게 주어진 일에 충실했던 것과, 하늘과 땅을 바라보며 했던 묵상과 다짐을 나누어 드렸다. 



초등학생이었던 열 살 때, 나는 사람들이 땅에 오줌이나 똥을 싼다 해도, 혹은 가래침을 뱉어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묵묵히 다 받아주는 땅을 보며 다짐했었다. ‘그래, 나도 이 땅처럼 다 받아주는 사람이 되자.’ 했던 것과 같이 내가 살아온 이야기도 해드렸다.


벙어리가 된 것처럼 입을 뗄 수조차 없이 고통스럽던 내가 무려 세 시간이 넘도록 이야기를 한 것이다. 필요한 때에 필요한 만큼 할 수 있는 힘을 주시는 주님의 놀라운 사랑의 신비에 무한히 감사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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