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께서 예비하신 삶」- 796화.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니, 며느리와 못다 한 사랑을 나누셔요.”

wlsgodqn
2024-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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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6.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니, 며느리와 못다 한 사랑을 나누셔요.”


103위 성인 시성식에서 집에 돌아온 후 며칠이 지난 주일 날, 성당에서 여의도에서 내가 업고 다녔던 금천 할머니와 마주치게 되었다. 그 할머니는 나를 보자마자 너무너무 반가워하시며 “어이~! 색시! 색시! 아이고, 잘 만났네! 우리 아들이 당신 아니었으면 큰일 날 뻔했다며 고맙다고 쌀 한 가마니 갖다 주자고 했는디 집 좀 가르쳐 주게나.” 하셨다.



나는 깜짝 놀라 집을 가르쳐 드릴 수 없다고 하며 “저는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에요. 만약에 쌀은 물론이고 적은 것 하나라도 저에게 주신다면 다시는 할머니를 보지 않을 거예요. 알았죠?” 했다. “아이고, 너무 미안해서.” “고맙고 감사한 것은 주님께만 돌려드리셔요. 저는 예수님의 심부름꾼으로서, 예수님의 잠시 잠깐 쓰이는 도구로서 그 일을 했을 뿐이니까 하느님께 감사하셔요.”



“아이, 당연히 하느님한테 감사하지. 그런데 색시가 무거운 나를 그렇게 업어줬잖아.” “할머니, 저에게 쌀을 주시는 대신에 주님께 열심히 기도하시고 가족들, 특히 며느리를 많이 사랑해 주시어요.” 했더니 “그래, 그래. 착한 당신 생각하면서 이제까지 못다 한 사랑을 나눌게.” 하셨다. 나는 주님께 영광 돌려드리며 외쳤다. “오, 나의 사랑 나의 주님이시여! 그가 말한 그대로 이루어지도록 그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오 나의 사랑, 귀여운 내 작은영혼아! 이웃을 향한 너의 그 열렬한 사랑은 바로 나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에 그대로 이루어지게 될 것이다. 그것은 내가 온 인류에게 원하는 바이다. 그러니 너는 언제나 변함없는 사랑으로 끊임없이 그대로 실행하여라. 그러면 너는 내 마음 안에 침잠하여 영적 평온 속에서 온 세상에 나와 내 어머니의 불타는 성심의 사랑을 전하게 될 것이다. 네가 더욱 큰 사랑으로 완덕을 향하여 매진할 때 많은 영혼들이 회개하게 될 것이니 더욱 깨어 있기 바란다.”


1986년 5월 12일, 전국 각지에서 온 수많은 순례자에게 말씀을 전한 뒤 누군가 나를 붙드는 것이었다. 돌아보니 여의도에서 내가 업고 다니던 금천 할머니가 눈물을 글썽이시며 “어이, 나는 자넨지 몰랐네만 시상에... 성모님이 자네같이 착한 사람한테 나타나시지, 그럼 그럼.” 하셨다. 그러자 어제 서울에서 순례 온 아폴로니아 자매님이 “무슨 일이 있었어요?” 하고 물었다. 



“아 글쎄, 교황님 오셨을 때 이 젊은 새댁이 여의도 광장에서 이렇게 뚱뚱한 나를 업고 다녔어.” “예? 아~ 잠깐 업어줬다고요?” “아니, 잘 걷지 못한 나를 하루종일 계속 업고 다녔어.” “진짜요?” “그럼 내가 왜 거짓말을 하겠어.” “와, 놀랍네요. 나도 여의도에 갔는데 혼자 걷기도 힘들었어요. 그런데 이렇게 약한 몸으로 할머니를 업고 다니셨다니요.” 하고 놀라는 것이었다. 


나는 얼른 “제가 한 것은 하나도 없답니다. 주님께서 할 수 있도록 함께 해주신 덕분이지요.” 했다. “고마우이.” “아니에요. 감사는 주님께만 드려야지요.” “그때 다녀와서 여의도에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니 아들이 너무 고마우신 분이라고 쌀 한 가마니 갖다 주자고 했는데 집도 안 가르쳐주고, 쌀 대신 며느리하고 사랑으로 잘 지내라고 해서 항상 그 생각하며 며느리와 지금까지 잘 지내고 있다네.” 하셨다.



그러자 아폴로니아 자매님이 “아유, 너무 부끄럽네요. 나는 작은 것에도 힘들다고 생각할 때가 많았는데, 율리아 자매님은 자신보다 남을 위해 기쁘게 희생하고, 바라지 않고 실천하는 이웃사랑을 통해 다른 영혼의 삶까지 변화시키는 열매를 맺게 되니 이것이 바로 진정 주님께서 기뻐하실 일이 아니고 무엇이겠어요? 오늘 너무 좋은 교훈을 배웠네요.” 하며 이제 애덕을 실천하며 살아가겠노라고 다짐했다.


주님께 온전히 맡겨드리며 ‘할 수 있다!’라고 최선을 다할 때, 부족한 나를 도구 삼아 사랑의 기적을 행하시는 주님과 성모님께 영광과 감사와 찬미 찬양 올려드렸다. 그런데 그 후로 금천 할머니를 단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다.


 

이천 년대 초반, 나주 성모님을 극심하게 박해하는 신부님이 본당에 부임하시기 전까지는 나는 계속 성당 다녔었고 금천 공소도 갔는데 어떻게 그렇게 한 번도 못 볼 수가 있었을까? 주님께서는 우리를 당신의 도구로 만들기 위하여 견책도 하시고 여러 가지로 시험도 해보신다. 우리는 이웃의 모습으로 찾아오신 예수님과 성모님을 언제 어느 순간 만날지 알 수 없다. 항상 이웃을 예수님, 성모님 대하는 사랑의 마음으로 생각하고 대할 때 주님과 성모님께서 무한히 위로받으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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