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께서 예비하신 삶」- 792화. 미용사들의 화해와 일치를 위해 받은 사랑의 고통

wlsgodqn
2024-08-31
조회수 267

792. 미용사들의 화해와 일치를 위해 받은 사랑의 고통


내가 주님 일을 하다 보니 미용실을 비울 때가 많아 부득이하게 일류 기술자를 둘이나 두어야만 했다. 그런데 그 두 미용사는 나와는 사이가 좋았지만 서로 간에 마찰이 잦았다.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함께 일하면서 계속 서로에게 눈을 흘기고 옥신각신하며 일치를 이루지 못하니 마음이 너무 아팠다. 



그래서 하루는 날을 잡아 미용실 문을 일찍 닫고 다른 미용사는 쉬게 한 뒤 두 사람을 화해시키기 위한 자리를 마련하기로 했다. 내가 “우리 나가서 바람 좀 쐬고 차 한 잔이라도 하자. 어디로 갈까?” 하니 그들은 “언니, 생맥줏집으로 가자.” 했다. 마침 생맥줏집 사장이 단골손님이라 둘을 거기로 데리고 가서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 



술을 마시지 못하는 나는 콜라를 시켰고 그들은 생맥주를 시켰는데 조금 후에 한 자매가 “나도 콜라를 시킬걸.” 했다. 나는 “그러면 우리 함께 섞어서 나누어 먹자.” 하고 콜라를 조금씩 따라주고 나는 맥주를 아주 조금 받았다. 


‘오, 예수님! 미사 때 물과 포도주가 섞여 인성과 신성을 지니신 예수님의 성혈이 됩니다. 그처럼 성질이 서로 다른 이 콜라와 맥주가 함께 섞여 하나를 이루듯 우리도 주님, 성모님 성심의 사랑 안에 온전히 용해되어 하나를 이루게 해 주소서. 그리하여 이 두 자매와 세상의 모든 이들이 함께 일치할 수 있도록 사랑과 은총을 내려주시옵소서.’하고 콜라와 생맥주를 섞으면서 생활의 기도로 그들을 봉헌하였다. 



내 콜라에는 맥주를 아주 조금만 넣었기에 별 탈이야 있을까 싶어서 안심하고 그냥 마셨는데 이게 웬일인가! 마시자마자 순식간에 두드러기가 주먹보다 더 큰 것부터 콩알만 한 것까지 머리에서부터 발바닥, 발끝, 손바닥까지 나는 것이 아닌가!


내 얼굴에까지 두드러기가 나니 미용실에서 일할 때 손님들 보기에 좋지 않을 것 같아 ‘어머, 손님 머리도 해야 되는데 보통 일이 아니네.’ 하며 걱정은 되었지만, 그들의 화합을 위하여 희생으로 봉헌하였다. 내가 고통받는 것은 주님의 사랑받은 셈치고 봉헌하며 죄인들의 회개를 위해 기도할 수 있기에 도리어 감사했다. 



그런데 기쁘게 봉헌은 했지만 한 번 가려운 증상이 오면 당장이라도 긁지 않고는 도저히 견딜 수가 없을 정도였다. 특히 드라이를 할 때면 드라이에서 발생하는 더운 바람 때문에 온몸에 난 두드러기가 얼마나 가려운지 당장 손톱으로 박박 긁고 싶을 정도였다. 



그러나 그 모습이 손님들 보기에 좋지 않을 듯하여 긁은 셈치고 봉헌하며 가려움에 몸을 이리저리 움직이니 손님들이 “머리하며 춤도 잘 추시네요.” 하고 농담까지 했다. 찬물이라도 끼얹으면 좀 나을 텐데, 손님이 워낙 많으니 그럴 새도 없었다. 그동안 너무나 많은 고통을 겪어 봤지만 그 순간만큼은 그 가려움증을 봉헌하는 것보다 더 힘든 고통은 없을 것 같았다. 


그러나 나는 그곳을 긁는 대신 “주님! 제 몸에 난 두드러기 하나하나마다 죄인 한 사람 한 사람 회개시키시어 치유해 주세요. 큰 두드러기는 큰 죄인을, 작은 두드러기는 작은 죄인들이 회개하게 해 주시고 우리 미용사들도 화해하여 하나로 일치하게 해 주시어요.” 하며 생활의 기도로 봉헌했다.



너무너무 고통스러웠지만 그러나 내가 고통을 봉헌하며 바치는 생활의 기도를 예수님께서 그대로 이루어주실 것을 믿었다. 그러니 나는 그 고통을 통해 수많은 죄인들이 회개할 수 있다는 희망 있는 고통이기에 기쁠 수 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눈만 뜨면 앙숙같이 싸우던 미용사들이 마치 언제 싸웠냐는 듯 세상에 둘도 없는 다정한 친구가 되어 나에게 “언니, 그동안 우리가 미안했어.” 하며 고마워했다. 그 모습에 너무 기뻐 그들을 꼬옥 안아주며 “그래, 이제 우리 사랑으로 일치해서 잘 해보자. 사랑해.” 하고 주님께 무한한 감사를 드렸다.


 

그러나 극심한 두드러기는 계속되었기에 나는 큰 희생을 치르게 되었지만 희망 있는 고통이기에 주님께 영광과 찬미를 드렸다. 두드러기가 얼마나 심한지 오죽하면 손님들이 나를 보고 “아유, 주님한테 봉헌한 것도 좋지만 우리가 보기에 너무 징그러워! 새댁, 빨리 병원 가서 치료해!” 했다.


 

내가 “병원에 갔다 왔는데도 그래요.” 하니 “저기, 시골에 가서 초가집의 짚을 태워서 그 물로 씻으면 두드러기가 낫는다던데...” 했다. 쉬는 날 친정 시골 동네에 가서 생활의 기도로 봉헌하며 그렇게까지 해보았지만 그 어떤 것도 나의 두드러기를 낫게 할 수 없었다. 그러나 희생이 필요하니까 고통을 허락하셨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희망이 있는 고통에 감사드리며 주님께서 필요하신 데에 모두 다 써주시길 기도드리며 기쁘게 봉헌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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