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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 프로젝트「주님께서 예비하신 삶」- 705화. 처음 본 나에게 물 길어다 오리탕을 끓이라고?

wlsgodqn
2024-08-27
조회수 402

705. 처음 본 나에게 물 길어다 오리탕을 끓이라고?



루비노 회장 집에 가니 저녁이 거의 다 되었다. 그는 아내인 루피나 자매에게 나를 소개하여 우리는 첫인사를 나누게 되었다. 루비노 회장은 금세 광주교구 회장님을 모시고 자리를 떴고, 나와 루피나 자매뿐이었다. 그런데 루피나 자매가 대뜸 “오리탕 끓여보셨어요?” 하고 물었다. 



내가 “네? 오리탕요? 왜요?” 하자, “오리를 사다 놨으니 한번 끓여보세요.” 하는 것이었다. 루피나 자매는 나를 부엌으로 데리고 가서는 아궁이에 불을 때서 오리탕을 끓이라고 하면서 “샘에서 물 길어와서 끓이면 돼요.” 했다. 오리탕 끓이는 것은 별문제도 아니었지만, 새벽부터 일찍 집을 나서서 저녁때가 다되어 방금 도착한 피정 봉사자에게 오리탕을 끓이라니 조금 당황스러웠으나 사랑받은 셈치고 봉헌했다. 


피곤하기도 했지만, 나는 산골 마을로 엘리사벳을 찾아가셔서 도와주신 성모님의 사랑을 생각하며 ‘아멘’으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처음 온 내가 샘이 어디에 있는지 어떻게 알겠는가? “저... 자매님, 샘이 어디에 있는데요?” 하고 물으니 그녀는 내게 양동이를 쥐여주며 위치를 설명해 줬다. 



나는 알려준 대로 동네 공동샘을 찾아 물을 길어오면서 “사랑하올 예수님! 저를 그토록 많이 사랑하시어 이웃을 위해 사랑 실천할 수 있게 해주시니 감사합니다. 제가 바치는 이 작은 희생이 공소 신자들에게 은총으로 흘러 들어가게 해주소서.” 하고 생활의 기도를 바치며 오리를 손질해서 오리탕을 끓이고 밥을 했다. 



그녀가 “율리아씨, 이제 함께 들고 나갑시다.” 하기에 같이 밥상을 들고 나가 네 명이 식사를 하게 되었다. 반찬은 오리탕과 김치, 푸성귀 몇 가지였다. 어쩌다 보니 손님인 내가 모든 요리를 다 한 것과 다름없었다. 나는 차려준 밥상 받은 셈치고 ‘광주 회장님과 공소에서 힘들게 회장직을 맡고 있을 루비노 회장과 그 부인이 잘 먹고 건강하면 됐다.’ 하고 봉헌했다.


나는 그들이 나누는 대화를 들어주면서 음식을 먹는 시늉만 했다. 그리고 나의 피로와 모든 희생을 피정자들을 위하여 봉헌하고, 음식을 먹은 셈치고 봉헌하면서 모든 영양분이 공소 신자들에게로 흘러 들어가 피정이 성공할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했다. 저녁을 먹고 뒷정리를 하고 나니 금방 잘 때가 되었다.



그런데 루비노 회장은 “공소 성당에 따로 방이 없으니 회장님은 성당에서 주무시고 율리아는 우리 방에서 함께 자면 되겠어요.” 하는 것이 아닌가? 내가 놀라서 “예? 회장님이 성당에서 주무신다고요?”하고 되물으니 아무렇지도 않게 “방이 없으니 어쩔 수 없지.” 했다. 바오로 회장님은 당황하신 기색이 역력했다.



“아니, 잠잘 방도 없이 초청한 거야?” 하시니 그때야 루비노 회장은 “죄송합니다.” 했다. 아무리 여름이라 할지라도, 성당 바닥에서 연로한 회장님을 주무시게 해야 한다니 나는 너무나 죄송해서 회장님의 안색을 살피느라 쩔쩔매며 어쩔 줄을 몰랐다. 나는 편안하게 잠잘 수 있는 방이 있는 셈치고 기도하고 봉헌할 수 있다. 


하지만 연로하신 교구 회장님을 그렇게 모셔야 한다니 난감하기 짝이 없었다. 그러나 루비노 회장은 별로 개의치 않고 바오로 회장님을 공소 성당에 모셔다드리고 왔다. 나에게는 “율리아, 우리와 함께 자면 돼.” 하기에 나는 편히 쉰 셈치고 봉헌하며 그의 마음이 불편하지 않도록 “네, 저는 괜찮아요.” 했다.


여름이라고 모기장을 치자 방은 더 협소해졌다. 게다가 모기장은 두 사람 정도만이 편하게 잘 수 있는 크기였다. 나는 그 부부가 자라고 한 곳에 누웠는데, 좁은 모기장에서 그들의 자녀들까지 다섯 사람이 자려니 내 몸에 모기장이 달라붙어 모기들은 나를 더 물어댔다.



금세 부풀어 간지럽고 불편했지만, 모기가 빨아 먹은 그 피가 하나도 헛되지 않도록 사랑받은 셈치고 예수님의 성혈로 변화시켜주시어 피정자들에게 흘러 들어가게 해주시라며 생활의 기도로 봉헌했다. 또한 성당 바닥에서 주무시는 바오로 회장님의 안위를 위해 봉헌했다. 모기가 계속 괴롭히니, 나는 그들이 혹시라도 깰까 봐 기척을 안 내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혹시라도 루비노 회장이 알아채고 미안해할까 봐 신경이 쓰였다. 그래서 나는 그들이 깊이 잠든 것을 확인하고 가만히 일어났다. ‘주님께서 기도하라고 하시나 보다.’ 생각하고 공소 피정의 성공을 위해 잠을 충분히 잔 셈치고 봉헌하며 밤을 새워 기도했다. 모기에게 덜 물리기 위해 구석진 곳에 자리를 잡고 기도를 하니 그래도 조금 더 나았다.

 

나는 불 꺼진 캄캄한 방에서 잠을 전혀 이룰 수가 없었다. 그들이 내게 요나 이불 심지어 베개조차 주지 않았지만, 나는 넓고 좋은 방에서 편하게 잔 셈치고 오직 피정의 성공을 위하여 모든 고통들을 기쁘게 봉헌했다. 그리고 모기에 물려가며 성당 바닥에서 주무시고 계실 바오로 회장님이 자리가 불편해도 분심가지 않고 사랑받은 셈치고 아름답게 봉헌하시도록 밤을 새워 예수님의 고통에 동참하여 간절하게 기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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