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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총글생활의 기도로 처음 만들어본 무조림!(By 자취생 남자)

GABRIHEL
2026-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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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취생 남자 무조림 하는 법. 처음 시도하더라도 문제 없어요. --




자취생 남자인 저는 요리를 잘 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항상 생존 요리를 하게 됩니다. 맛은 없지만 그럭저럭 먹을 만은 해서 살기 위해 먹는 요리를 저는 생존 요리라고 부르는데 제가 하는 요리는 생존 요리가 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얼마 전에 야채가게에 갔는데 무가 있어서 냉장고에 넣어 두고 까먹었다가 기억나서 무조림을 해볼까 합니다. 당연히 복잡한 과정의 요리는 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자취생 남자이기 때문입니다. 최소한의 품을 팔아 최대한의 효율을 내보자는 마음을 먹어봅니다. 처음 시도하는 무조림이지만 나름 유튜브로 레시피를 공부했으므로 보통 정도로 표준은 나올 것이라고 스스로를 설득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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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를 보니 중간 중간에 조금씩 얼어있습니다. 괜찮습니다. 어차피 조릴 것이기 때문에 문제 없습니다. 맛이 조금은 떨어질 수도 있겠지만 생존 요리를 할 것이기 때문에 개의치 않습니다. 그리고 신선한 무를 요리한다고 셈치면 그래도 마음이 한결 나아집니다. 

 

대신 생활의 기도를 합니다. 생활의 기도는 생활 중에 나의 희생을 담아 주님께 지향을 올려드리는 기도인데 희생을 담는다는 것과 주님의 현존을 느끼며 하는 기도라는 점이 화살기도와 다릅니다. “제가 먹을 무가 군데군데 얼어있는 것처럼 영육이 얼어있는 이들의 마음을 풀어주소서” 하면서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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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무를 손질합니다. 껍질을 벗기면서도 “저희의 거짓 자아를 벗겨주소서” 하면서 기도를 합니다. 요리를 하는거냐 기도를 하는거냐 하실 수 있지만 정갈한 마음으로 요리를 하면 그 요리가 정말 맛있다는 것은 아마 삼척동자도 느끼리라 생각합니다. 오죽하면 정성이 담긴 요리를 먹고 단골이 되기도 하니까요. 

 

흔히 사람의 컨디션에 따라 요리의 맛이 바뀌는 경험을 해보셨으리라 생각해 봅니다. 그래서 요리를 수련 과정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습니다. 어쨌든 무의 껍질을 벗깁니다. 이렇게 껍질을 벗기는 것은 단순히 식감을 위해서인 것 같습니다. 저는 부드러운 무조림을 먹고 싶으므로 열심히 껍질을 벗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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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무의 껍질을 벗겼으면 이제 베어무는 맛이 있을 두께로 무를 썰어줍니다. 무를 썰 때는 “무가 먹기 좋게 썰리는 것처럼 저희도 주님 다루시기에 좋게 되도록 하소서” 하면서 무를 썹니다. 그런데 확실히 두께감이 있으니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것이 벌써 기대가 됩니다. 그리고 무를 냄비에 잘 쌓아 정돈하면서도 “저희의 영육이 잘 정돈되게 하소서”하고 기도하면서 무를 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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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는 파를 썰어줍니다. 원래 레시피에서는 파를 그리 많이 넣지 않지만 파에 양념이 배어들면 맛있기 때문에 저는 파를 많이 넣으려고 합니다. 취향에 따라 넣어주시면 됩니다. 파를 썰면서도 “저희의 나쁜 자아를 잘라주소서”하면서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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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이제 양념장을 만들 차례입니다. 원래 무조림에는 생선이 들어가야 제맛이지만 자취생에게 생선은 사치입니다. 그리고 손질하는 것도 어렵고 요리가 복잡해지므로 저는 양념장만 넣고 무조림을 만들려고 합니다. 

 

양념장은 유튜브에서 본 바로는 무 1/3개를 기준으로 고춧가루 1숟가락, 설탕 1숟가락, 진간장 4숟가락, 굴소스 1숟가락, 참기름 1숟가락, 다진마늘 1숟가락을 넣습니다. 저는 무를 하나 통째로 다 손질해서 넣었으므로 얼추 비율을 맞춰서 넣습니다. 그리고 잘 저어줍니다. 양념 중에 가장 맛있는 양념은 사랑의 양념이라고 했던가요. 나름 사랑을 담아 요리를 해봅니다. 잘 섞이도록 저을 때 설탕이 다 녹을 정도로 저어주시면 됩니다. 

 

저는 생각 없이 멍 때리면서 저었는데 나중에 기도하지 않았던 것이 생각나서 “양념이 모두 어울려 조화를 이루듯 저희도 어울려 조화를 이루게 하소서”하면서 기도했습니다. 당시에 기도하지 못했더라도 생각났을 때 기도할 수 있다는 것이 생활의 기도가 가지고 있는 묘미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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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잘 섞인 양념을 골고루 뿌려줍니다. 그리고 물을 자박하게 부어주어야 합니다. 그릇에 묻은 양념이 아까우니 그것을 활용하여 남은 양념까지 싹싹 녹여 물을 부어줍니다. 그러면서 기도합니다. “버려지는 것이 없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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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이제 냄비에 넣은 무를 끓여줍니다. “주님의 사랑으로 저희를 온유하게 하시어 무가 폭신하게 익듯 저희도 폭신한 사람 되게 하소서” 하면서 무를 끓여줍니다. 정확히 몇 분 끓이라는 말씀을 드리기는 어려울 것 같고 젓가락으로 무를 찔렀을 때 보드랍게 쑥 들어가고 양념장이 잘 밴 색깔이 나오면 불을 꺼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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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비가 끓는 동안 설거지를 합니다. “저희의 영육을 깨끗이 씻어주소서”하면서 설거지를 합니다. 생활을 하면서 에너지를 쓰지 않을 수 없습니다. [에너지를 쓴다 = 희생]이라고 볼 수도 있는데 그렇게 생각하면 희생을 하지 않는 때가 없습니다. 그 희생을 아깝게 흘려버리지 않고 하느님의 현존을 느끼면서 기도하는 것은 참 좋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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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어느정도 적당히 졸이고 난 뒤 통에 담아줍니다. 저는 귀차니즘이 있는 사람이라서 요리를 할 때 한번에 왕창하곤 합니다. 며칠 지난 뒤에 맛을 봤는데 맛이 나쁘지 않습니다. 조금은 비는 맛이 있는 것 같지만 맛이 꽉 찬 셈치면 됩니다. 이 정도면 3일은 반찬 걱정 없이 거뜬히 버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가 꽝손이라서 사진으로 봤을 때 별로 맛이 없게 보이기는 하는데 보이는 거랑 다르게 맛있습니다. 이거만 있어도 밥 한공기 뚝딱입니다. 번외로 사진을 잘 못 찍는 제 자신을 보니 여자친구 사귀기에는 글렀다는 생각이 갑자기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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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시도한 요리이지만 그래도 나름 잘 된 것 같아서 주님 성모님께 감사드렸습니다. 저처럼 요리 솜씨는 서툴지만 그래도 밥은 먹어야 하는 동지들에게 요긴한 정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맛있게 드시는 요령을 알려드리자면 냉장고에서 꺼내서 차갑게 먹는 것 보다 따뜻하게 전자레인지에 데워서 먹는 게 더 맛있었습니다. 그럼 식사 맛있게 하시고 좋은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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