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사랑의 메시지

은총글불러주시는 은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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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6-10
조회수 301
주님, 제가 쓰는 이 글이 주님께는 영광이 되고 성모님께는 위로가 되며
읽는 모두에게는 유익이 될 수 있도록 사랑의 꽃을 피워 성령의 열매를 맺게
해 주시고 율리아님께는 빠른 건강회복과 고통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을 주소서. 아멘.

찬미 예수님! 찬미 성모님!
저는 전주지부 박헬레나입니다.
오래전의 일이지만, 지금도 그날을 떠올리면 주님과 성모님께서 얼마나 세심하게 이끌어 주셨는지 새삼 감사가 밀려옵니다.
그해 끝 날의 하루 전인 12월 30일, 목요일 성시간 참례를 위해 나주에 가야 하는 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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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오전에는 위에 여러 개의 종양이 발견되어 경과를 확인하기 위한 위내시경 검사가 예약되어 있었습니다. 처음으로 수면내시경을 받게 되었는데, 검사 전에 서약서를 읽어보니 당일에는 운전을 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오후에 멀리 가야 할 일이 있다고 말씀드렸지만, 의료진은 가까운 거리도 위험한데 먼 거리는 더욱 안 된다고 당부했습니다. 그러나 검사를 미룰 수 없는 상황이라 검사를 받았고, 결과는 다음 날 확인하기로 하였습니다.


집에 돌아와 잠시 눈을 붙인 뒤, 나주에 가기 위해 여러 방법을 생각했습니다. 운전을 최대한 줄이려고 김제역까지 차를 몰고 가서 주차한 후 기차를 타고 나주로 가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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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전날 밤부터 내린 폭설로 도로가 빙판길이 되어 차량들이 제대로 움직이지 못했습니다. 예상보다 시간이 훨씬 지체되어 결국 기차를 놓치고 말았습니다. 이제는 나주까지 직접 운전해서 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날의 길은 참으로 위험했습니다. 눈은 계속 쏟아졌고 시야는 거의 확보되지 않았습니다. 표지판마저 눈에 덮여 방향을 분간하기 어려웠고, 내가 제대로 가고 있는지조차 확신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여러 해 동안 순례하며 익숙해진 길이었기에 짐작으로 운전하며 계속 생활의 기도를 바쳤습니다.
위험한 상황 속에서도 제 마음은 이상하리만큼 기뻤습니다.
'주님과 성모님을 위로해 드리러 간다.'
그 생각 하나만으로 힘이 났습니다.


나주에 가까워질수록 길가에는 운행을 포기하고 세워 둔 차량들이 보였습니다. 교통은 거의 마비 상태였습니다.
평소에도 운전 중 졸음이 많았는데, 수면내시경까지 받은 날이라면 당연히 더 졸려야 했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정신이 또렷했고 졸음이 전혀 오지 않았습니다. 당시에는 위험한 상황 때문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 돌아보면 그것 또한 보호해 주신 은총이었다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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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당에 거의 도착했을 때, 눈길을 힘겹게 걸어가는 순례자 자매님들을 만났습니다. 폭설로 인해 광주행 버스가 일찍 끊길 것 같아 성시간을 마치지 못하고 돌아가는 길이라고 하셨습니다.
저 역시 평소보다 두 배 이상의 시간이 걸렸지만 무사히 경당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성시간에는 많은 분들이 오지 못했고 몇 사람만 조용히 기도하고 있었습니다. 뒤에 앉아 기도하면서 제 마음속에는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폭우가 내려도, 폭설이 내려도,
세상의 온갖 어려움이 몰려와도,
나는 나주에 가야 한다.
주님과 성모님을 위로해 드리기 위해서.
그리고 나주가 나의 첫 자리에 있으므로 그 마음 하나로 늘 집을 나섰고, 그날도 마찬가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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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를 마친 후 둥글게 모여 앉아 있었는데, 베드로 회장님께서 저를 찾으셨습니다.
"자매님, 어떻게 오셨어요?"
"운전하고 왔습니다."
그러자 회장님께서는 단호하게 말씀하셨습니다.
"오늘은 돌아가시면 안 됩니다."


다음 날은 병원 검사 결과를 확인해야 했고, 직장에서도 꼭 해야 할 일이 있었으며, 이미 잡혀 있는 약속도 있었습니다.
인간적으로는 걱정이 앞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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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아멘"으로 순명하며 봉헌하자 이상하게도 마음이 평화로웠습니다. 모든 것을 맡겨 드리니 걱정이 사라졌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날 저를 나주로 불러주신 분도 주님과 성모님이셨고, 돌아가지 못하게 막아 주신 분도 주님과 성모님이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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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곳 없는 저를 경당의 은총방에서 따뜻하게 쉬게 해 주셨고, 안전하게 보호해 주셨습니다.
그날의 폭설과 위험한 길, 예상치 못한 상황들까지도 결국은 저를 지켜 주시고 사랑 안에 머물게 하시기 위한 섭리였음을 시간이 흐른 뒤에야 더 깊이 깨닫게 되었습니다.


부족하고 보잘것없는 저를 불러 주시어 주님과 성모님 곁에 머물게 해 주신 그 은총에 지금도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변함없이 순례의 길을 충실히 걸어가며, 언제나 주님과 성모님의 뜻 안에 머물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영광이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 영원히.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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