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메시지

묵상 프로젝트💗「주님께서 예비하신 삶」- 266화. 결혼식을 올리다

wlsgodqn
2022-08-11
조회수 1335



 결혼식을 올리다



1971년 4월 9일, 우리는 나주 ‘고향 예식장’에서 결혼식을 올리기로 했다. 산달이 얼마 남지 않아, 더 늦기 전에 어머니께서 돈을 힘들게 빚내어 마련해 주셨다. 돈을 아끼기 위해 신부 화장은 내가 하려고 했다. 외사촌 큰오빠가 “신부 화장은 본인이 하면 못 산단다. 그러니 미용실에서 하거라.” 하셨다.

 

돈이 아깝지만 순명하여 당시 나주에서 제일 잘한다는 코스모스 미용실에서 했다. 그 시절 화장은 대부분 눈에 두꺼운 아이라인과 파란색 아이섀도로 커다란 눈매를 강조하는 것이 유행이었다. 하지만 나는 아이들이 내 눈을 보고 “소눈이다~ 소눈이다~” 할 만큼 눈이 컸고, 쌍꺼풀도 컸기에 그런 화장은 어울리지 않았다.

 

그래서 미용사에게 신부 화장할 때 내 눈은 쌍꺼풀이 크므로 절대로 아이라인은 하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다. 그런데 화장을 하는데 자꾸 눈에다 급하게 뭔가 바르기에 “지금 뭐 하는 거예요?” 했더니 “아무것도 아니에요.” 하였다. 화장이 다 끝나고 거울을 봤더니 그 큰 쌍꺼풀에다 아이라인을 시커멓게 다 발라 얼굴이 무서워 보이는 것이 아닌가!


예식까지 남은 시간이 얼마 되지 않아 마음이 조급했지만 도저히 그런 화장을 하고 예식장에 갈 수가 없었다. 미용사가 내가 말한 대로 해준 셈 치고 봉헌하였지만, 항상 시간을 정확히 잘 지키던 나는 마음이 너무 아파 눈물이 났다. 그래도 그렇게 갈 수는 없어 새신랑의 악습까지도 다 닦아주시라고 지향하며 닦아냈다.

 

우리의 결혼생활이 지금까지보다 더 일치를 이루기를 바라며 화장을 다시 고치면서 머리를 했는데, 30분이나 늦어졌다. 예식장에서는 신부 대신 들어가겠다고 한 아가씨들이 몇이나 되었다고 한다. “신부 입장!” 소리와 함께 큰외숙의 손을 아버지의 손인 셈 치고 잡고 예식장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아버지, 지금도 저와 함께하고 계시지요? 부디 아버지 딸의 손을 꼭 잡고 걸어주셔요.’ 양가 부모님들께 인사드릴 때 딸 하나 잘 기르고자 온갖 고생을 하신 나의 어머니 얼굴을 보니 왈칵 눈물이 쏟아질 것만 같았다. 애써 눈물을 삼키며 ‘어머니, 이제는 그이와 함께 어머니를 편히 모시고 꼭 효도할게요.’하고 굳게 결심했다.

 

여러 우여곡절을 겪었던 지난 시간들을 뒤로하고 마침내 우리는 결혼식을 올렸다. 지금 같으면 결혼 후 당연히 신혼여행을 간다. 하지만 나는 신혼여행은커녕 만삭의 몸으로 시댁에서 결혼 잔치 뒤치다꺼리를 다 하면서 수많은 일을 해야 했다.

 

결혼식으로 끝이 아니라 옛날 풍습대로 집에서도 모든 제반 준비를 크게 하여 잔치했기에 지금처럼 간단한 것이 아니었다. 첫날은 친정집에서 잔치했다. 이튿날엔 시댁에서 잔치했는데 이틀 중 하루는 식당에서 하고, 하루는 집에서 했다. 지금은 시골에도 광주 시댁 같은 집이 없다.


광주 시댁 마당은 좁은 데다 바닥이 많이 울퉁불퉁하고 딱딱하게 배겼다. 그런 마당에 천막을 치고 멍석과 자리를 깔아, 폐백을 올리고 구경꾼들 앞에서 절을 했다. 시외숙(남편의 외숙)은 친지도 많은 시가와 시외갓집 사돈네 팔촌까지 모두에게 절을 다 하도록 하셨다.


 

임신 8개월 만삭의 몸으로 한나절 동안 얼마나 많은 절을 했는지! 나의 다리는 얼마 안 가 퉁퉁 부어올라 쥐가 나고 힘들어 몇 번이고 쓰러질 뻔했다. 그러나 ‘아비 없는 자식’ 소리 듣지 않으려고 어머니를 생각하며 사력을 다해 예절을 지켰다. 나는 배에 손을 얹고 아이에게 속삭였다.

 

‘아가야, 미안해. 많이 힘들지? 제발 무사해주렴. 우리 쉬는 셈 치고 집안 어르신들에게 절하며 인사드리자.’ 하고 속삭였다. 아이가 잘못되지 않기를 간절히 염원하면서 큰 진통을 겪으며 끝까지 절을 해냈다. 당장에라도 쓰러질 것 같았다. 그러나 편히 쉬는 셈 치고 잔치 후 뒤치다꺼리까지 다 했다.

 

아기에게 ‘아가야, 우리 사랑받은 셈 치자. 부디 잘 견뎌 줘. 잘 견뎌 줘, 미안해.’하며 임신 8개월의 몸으로 결혼한 날부터 쉴 새 없이 모든 일들을 최선을 다해 해냈다. 몸과 마음 모두 너무나 힘들었으나, 사랑받은 셈 치고 봉헌하면서 기쁘게 해낸 것이다.





27 33

🎁새로나온 성물

나주 성모님의 집 (경당)   전남 나주시 나주천 2길 12 (우. 58258) | 나주 성모님 동산   전남 나주시 다시면 신광로 425 

TEL  061-334-5003 | FAX  061-332-3372 | E-mail  najumary@najumary.or.kr | 사업자 등록번호  652-82-00210

대표자  김만복| COPYRIGHT ⓒ 2021 재단법인 마리아의 구원방주회 ALL RIGHTS RESERVED

재단법인 마리아의 구원방주회

나주 성모님의 집 (경당) | 주소 : 전남 나주시 나주천 2길 12 (우. 58258)

나주 성모님 동산 | 주소 : 전남 나주시 다시면 신광로 425 

TEL : 061-334-5003 | FAX : 061-332-3372

사업자 등록번호  652-82-00210 | 대표자  김만복

COPYRIGHTⓒ 2021 마리아의 구원방주 MARY'S ARK OF SALV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