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프로젝트「주님께서 예비하신 삶」- 750화. “머리를 다 뽑아 신을 삼아 줘도 그 은공은 못 갚을 거요.”

wlsgodqn
2024-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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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0. “머리를 다 뽑아 신을 삼아 줘도 그 은공은 못 갚을 거요.”



드디어 남은 한쪽 눈의 붕대를 푸는 날이 왔다. 한 꺼풀씩 붕대를 풀어내는 것이 마치 시간이 정지된 듯 너무나 긴 시간처럼 느껴졌다. 떨리는 마음으로 기도하는 동안 마지막 남은 붕대가 다 풀리자 나는 조바심으로 “주님, 제발!...” 하고 바라보면서 원장님과 동시에 “할아버지, 눈을 떠 보세요.” 했다. 할아버지도 조심스레 눈을 뜨셨다.

 

그리고는 감격에 찬 목소리로 “보입니다. 눈이 보여요! 두 눈이 다 보입니다!” 하셨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시신경이 완전히 망가져서 절대로 뜰 수 없다던 오른쪽 눈까지도 뜨게 된 것이다. 그 순간 “오 하느님, 당신께서 의사를 통하여 친히 수술을 해 주셨군요!” 하고 감사 기도를 올리는 내 눈에서는 굵은 이슬방울이 하염없이 쏟아져 내렸다.

 

포기하지 않고 구하고, 찾고, 두드릴 때 자비로우신 우리 주님께서 응답해주신 것이다. 그렇게 할아버지는 두 눈을 다 뜨게 되셨다. 할아버지를 처음 만나고 몇 년의 세월 동안 할아버지는 내가 말할 때 소리가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리시긴 했다. 그런데 “아짐, 두 눈이 다 보여요!” 하며 나를 바라보시는 봉 할아버지의 눈동자는 나를 똑똑히 바라보고 있었다.



“오, 나의 주님! 당신께서는 무에서 유를 창조하시고 불가능을 가능케 하신 참 하느님이십니다. 인간은 칼로 수술하지만 당신께서는 못하실 일이 없으시나이다. 100% 눈을 뜰 수 없다던 봉 할아버지의 눈을 떠주신 하느님 찬미와 감사와 영광과 흠숭을 세세에 영원히 받으소서!”



주님의 놀라우신 사랑에 깊이 감사를 드리면서, 나는 할아버지에게 파란색을 보여드리며 “이것은 무슨 색이에요?” 하고 물으니 정확하게 “파란색!”하고 대답하는 것이 아닌가! “그러면 이것은 무슨 색?” “노란색!” “이것은?” “빨간색!” “이것은?” “초록색!” 할아버지는 모든 색을 다 정확히 맞추셨다.



“오, 나의 사랑, 나의 주님! 놀라우신 사랑이여!” 하고 걷잡을 수 없는 감격의 눈물을 흘리며 땅바닥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주님, 비천한 이 여종의 기도 소리를 외면하지 않으시고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하고 기도를 드렸다. 할아버지와 나의 간절한 소망이 이루어졌기에 우리는 서로 부둥켜안은 채 ‘엉엉’ 목놓아 울기 시작했다.



병원에서도 경사가 났고, 수술을 집도하신 원장님도 많이 놀라고 크게 감동하셨다. “수술을 제가 했지만... 이것은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분명 아주머니의 정성이 하늘에 닿아 눈을 뜨게 한 것입니다. 정말 심청이를 방불케 하시네요.” 함께 입원해 있으면서 이 모든 과정을 지켜보던 많은 분들이 모여와 “딸이요? 며느리요?” 묻기에 나는 절대 남이라고 안 하고 “딸이에요.” 했다.

 

“우메, 참말로 당신은 심청이 같은 효녀요. 몇째 딸이요?” 하고 물었다. “예, 하나밖에 없는 딸이에요.” “저 양반은 자식 낳은 보람 했네.” “시집갔소, 안 갔소?” “아이들이 넷이에요.” “우메, 그런디 그렇게 젊디 젊당가이! 요즘 세상에 무슨 시집간 딸이 아버지 눈을 뜨게 해 줄라고 밤낮없이 그 정성을 들이는 사람이 어디 있당가!

 

워따 참말로 따님의 지극한 정성에 하늘도 감복해서 결국 눈을 떴소이…” 다들 이구동성으로 “어떻게 저 할아버지는 복도 많아서 이렇게 좋은 딸을 뒀다냐?” 하는 것이었다. 나는 이들이 하는 말을 듣고는 “마땅히 할 일을 한 것을요.” 했다. “우메, 참말로 효녀네이. 아이들이 넷이나 된담서 어찌 이렇게 할 수가 있당가. 부럽다.”라고들 했다.



나는 예수님과 성모님께 영광 돌려드렸다. 그리고 혼자 속으로 웃으면서 ‘그래, 우리는 예수님의 사랑 안에 모두가 한 형제요. 예수님의 피로 맺어진 혈육인데 이들을 위하여 내 무엇을 아까워하랴?’ 하며 오직 능력의 예수님께 감사할 뿐이었다. 0.01%의 가능성도 없다고 했지만 우리의 간절한 기도가 하늘에 닿았음이 아닌가!

 

15일간을 병원에 입원해 있다가 퇴원하여 집으로 돌아오니 봉 할아버지가 눈을 뜨신 것이 벌써 소문이 나서 온 동네 어르신들이 많이 와 계셨다. 그분들 모두도 이구동성으로 “참으로 꿈만 같네, 꿈만 같어!” 하면서 함께 기뻐해 주었다. 다들 할아버지에게 자기가 누구인지 확인하기에 바빴다. “봉센, 나 알아보겄소?” “예. 00댁이요.” “그럼 나는 알아보겄소?” “예, 00댁이어라우.” 하시면서 다 알아보셨다.


 

할아버지는 젊었을 때 냇가에서 고기 잡다가 넘어져 눈을 찔리면서 시신경이 망가져 몇십 년간을 아무것도 보지 못하고 살았는데도 몇십 년 전에 보아왔던 동네 사람들 얼굴을 잊지 않으셨다. 그러니 동네 사람들도 다들 울며 눈물바다가 되었다. 감격한 동네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봉센, 참말로 축하하오. 봉센은 참말로 좋은 딸을 두셨오.” “심청이가 따로 없구만!” 하자, 할아버지는 “예, 하늘이 내려준 심청이요. 내 어찌 이 은공을 다 갚겠소. 머리를 다 뽑아서 신을 삼아 준다고 해도 차마 그 은공은 다 못 갚을 거요.” 하셨다. 우리는 환히 웃었다가 울었다가, 밝은 미소와 눈물이 공존하는 기쁨의 잔치를 함께 나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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