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8. “아짐은 하늘에서 내려온 심청이나 천사가 틀림없소.”
드디어 눈에 감고 있던 붕대를 푸는 날이 다가왔다. 얼마나 애타게 기다린 날이었지만 막상 붕대를 풀 때가 되니 어찌나 가슴이 터질 것 같이 떨리던지... 붕대를 한 꺼풀씩 벗겨 낼 때마다 초조한 긴장 속에 나는 더 절실하게 생활의 기도를 바쳤다.
“예수님! 당신이 꼭 해주셨으리라고 믿습니다. 주님 영광 드러내 주소서! 저를 통해서 하실 수도 있으셨지만, 주님께서 의사의 손을 통해서 해주시리라고 믿습니다. 단지 붕대를 벗겨내는 것이 아니라 할아버지의 눈을 가린 모든 나쁜 것들을 벗겨내 주소서!”
내가 할아버지께 해드린 것을 옆에서들 지켜보고 심청이라고 하던 모두가 숨죽이고 지켜보는 가운데, 붕대를 다 풀었다. 모두가 숨죽이고 긴장하며 보고 있는데 붕대가 다 풀리자 봉 할아버지는 “아! 눈이 보인다, 눈이 보여! 아짐! 내 눈이 보여요!” 하며 기쁨에 들떠서 큰 소리로 외치시는 것이 아닌가!
잔뜩 긴장했던 나는 너무 놀라 “예? 정말이에요?” 하고 나를 세게 꼬집어보았다. 많이 아팠다. 뺨을 때려보았는데도 아팠다. “아! 꿈은 아니로구나!” 그 순간 나는 너무나 감격하여 걷잡을 수 없이 흘러내리는 이슬방울을 주체하지 못한 채, 누가 보든 말든 땅바닥에 털썩 무릎을 꿇고 말았다.
두 손을 꼭 모아 쥐고 “오! 사랑하는 나의 주님! 부족한 제 소원을 들어주셨군요.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하며 하늘을 우러러 감사의 기도를 드렸다. ‘감사합니다.’ 외에는 다른 그 어떤 말도 나오지 않았다. 주님의 은총으로 눈을 떠서 만물을 보게 된 봉 할아버지는 눈물을 흘리시며 나의 손을 붙잡고 얼굴을 더듬더듬 서서히 어루만져 보셨다.
이윽고 뜨신 한쪽 눈으로 내 얼굴을 찬찬히 보시더니 눈이 휘둥그레지셔서 큰 소리로 말씀하셨다. “아이고, 세상에나! 이것이 꿈이요, 생시요? 아짐 목소리만 듣고도 짐작으로 얼굴이 예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오메 이렇게 예쁜 줄은 몰랐소. 목소리보다도 훨씬 더 예쁘오.단 한 번만이라도 눈을 떠서 아짐 얼굴 보고 죽었으면 소원이 없겠다고 했는데 아짐 덕에 이렇게 눈을 뜨고 아짐 얼굴을 봤으니 이제는 죽어도 여한이 없겠소. 도대체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요? 천사요? 심청이요?” 하며 아기처럼 기뻐하셨다.
나는 또다시 울기 시작했다. 나를 보고 예쁘다고 해서도 아니요, 선녀나 천사나 심청이라고 말해서는 더더욱 아니다. 그것은 바로 할아버지가 눈을 뜨셔서 이 세상 만물을 바라볼 수가 있다는 기쁨과, 할아버지께서 이제 눈을 뜨셨으니 다시는 쥐가 다져 놓은 밥을 드시지 않아도 된다는 기쁨 때문이었다.
쥐가 수도 없이 들락거리면서 밟아 새까맣게 다져 놓은 밥인 줄도 모르고 ‘어째서 밥을 할 때는 좋은 냄새였는데 이렇게 냄새가 고약한가?’ 하고 아무것도 모른 채 그냥 먹다가 설사도 하고 피똥도 쌌건만 약 한번 먹어보지 못한 불쌍한 할아버지! 남은 생애엔 더 이상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놀라우신 사랑의 기적을 행하시어 불가능을 가능케 하신 하느님의 크신 은혜에 감사하고 또 감사해서 울음을 터트린 것이었다. 앞으로 남은 한쪽 눈을 더 수술해야 했지만, 분명 그 눈도 주님께서 떠주시리라는 확신이 있었다.
원장님은 “아주머니가 하도 사정하여 제가 수술을 하긴 했지만, 정말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네요. 분명 수술해도 소용없을 것이라고 100% 생각했는데... 정말 잘 됐습니다. 하느님의 도우심입니다.” 하셨다.
“아짐 고맙소, 참말로 고맙소.” 하며 눈물을 흘리시는 할아버지께 “아녜요 아버지, 제가 한 것은 하나도 없어요. 다 아버지를 극진히 사랑하시는 예수님과 성모님께서 저를 보내주시어 사랑의 기적을 행하신 것이에요. 감사는 오로지 예수님과 성모님께만 드리셔요.” 했다. 우리는 부둥켜안고 한참을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748. “아짐은 하늘에서 내려온 심청이나 천사가 틀림없소.”
드디어 눈에 감고 있던 붕대를 푸는 날이 다가왔다. 얼마나 애타게 기다린 날이었지만 막상 붕대를 풀 때가 되니 어찌나 가슴이 터질 것 같이 떨리던지... 붕대를 한 꺼풀씩 벗겨 낼 때마다 초조한 긴장 속에 나는 더 절실하게 생활의 기도를 바쳤다.
“예수님! 당신이 꼭 해주셨으리라고 믿습니다. 주님 영광 드러내 주소서! 저를 통해서 하실 수도 있으셨지만, 주님께서 의사의 손을 통해서 해주시리라고 믿습니다. 단지 붕대를 벗겨내는 것이 아니라 할아버지의 눈을 가린 모든 나쁜 것들을 벗겨내 주소서!”
내가 할아버지께 해드린 것을 옆에서들 지켜보고 심청이라고 하던 모두가 숨죽이고 지켜보는 가운데, 붕대를 다 풀었다. 모두가 숨죽이고 긴장하며 보고 있는데 붕대가 다 풀리자 봉 할아버지는 “아! 눈이 보인다, 눈이 보여! 아짐! 내 눈이 보여요!” 하며 기쁨에 들떠서 큰 소리로 외치시는 것이 아닌가!
잔뜩 긴장했던 나는 너무 놀라 “예? 정말이에요?” 하고 나를 세게 꼬집어보았다. 많이 아팠다. 뺨을 때려보았는데도 아팠다. “아! 꿈은 아니로구나!” 그 순간 나는 너무나 감격하여 걷잡을 수 없이 흘러내리는 이슬방울을 주체하지 못한 채, 누가 보든 말든 땅바닥에 털썩 무릎을 꿇고 말았다.
두 손을 꼭 모아 쥐고 “오! 사랑하는 나의 주님! 부족한 제 소원을 들어주셨군요.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하며 하늘을 우러러 감사의 기도를 드렸다. ‘감사합니다.’ 외에는 다른 그 어떤 말도 나오지 않았다. 주님의 은총으로 눈을 떠서 만물을 보게 된 봉 할아버지는 눈물을 흘리시며 나의 손을 붙잡고 얼굴을 더듬더듬 서서히 어루만져 보셨다.
이윽고 뜨신 한쪽 눈으로 내 얼굴을 찬찬히 보시더니 눈이 휘둥그레지셔서 큰 소리로 말씀하셨다. “아이고, 세상에나! 이것이 꿈이요, 생시요? 아짐 목소리만 듣고도 짐작으로 얼굴이 예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오메 이렇게 예쁜 줄은 몰랐소. 목소리보다도 훨씬 더 예쁘오.단 한 번만이라도 눈을 떠서 아짐 얼굴 보고 죽었으면 소원이 없겠다고 했는데 아짐 덕에 이렇게 눈을 뜨고 아짐 얼굴을 봤으니 이제는 죽어도 여한이 없겠소. 도대체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요? 천사요? 심청이요?” 하며 아기처럼 기뻐하셨다.
나는 또다시 울기 시작했다. 나를 보고 예쁘다고 해서도 아니요, 선녀나 천사나 심청이라고 말해서는 더더욱 아니다. 그것은 바로 할아버지가 눈을 뜨셔서 이 세상 만물을 바라볼 수가 있다는 기쁨과, 할아버지께서 이제 눈을 뜨셨으니 다시는 쥐가 다져 놓은 밥을 드시지 않아도 된다는 기쁨 때문이었다.
쥐가 수도 없이 들락거리면서 밟아 새까맣게 다져 놓은 밥인 줄도 모르고 ‘어째서 밥을 할 때는 좋은 냄새였는데 이렇게 냄새가 고약한가?’ 하고 아무것도 모른 채 그냥 먹다가 설사도 하고 피똥도 쌌건만 약 한번 먹어보지 못한 불쌍한 할아버지! 남은 생애엔 더 이상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놀라우신 사랑의 기적을 행하시어 불가능을 가능케 하신 하느님의 크신 은혜에 감사하고 또 감사해서 울음을 터트린 것이었다. 앞으로 남은 한쪽 눈을 더 수술해야 했지만, 분명 그 눈도 주님께서 떠주시리라는 확신이 있었다.
원장님은 “아주머니가 하도 사정하여 제가 수술을 하긴 했지만, 정말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네요. 분명 수술해도 소용없을 것이라고 100% 생각했는데... 정말 잘 됐습니다. 하느님의 도우심입니다.” 하셨다.
“아짐 고맙소, 참말로 고맙소.” 하며 눈물을 흘리시는 할아버지께 “아녜요 아버지, 제가 한 것은 하나도 없어요. 다 아버지를 극진히 사랑하시는 예수님과 성모님께서 저를 보내주시어 사랑의 기적을 행하신 것이에요. 감사는 오로지 예수님과 성모님께만 드리셔요.” 했다. 우리는 부둥켜안고 한참을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