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께서 예비하신 삶」- 827화. 쾅쾅쾅! 소리에 문을 열자, 라면발 같은 산발의 여인이

wlsgodqn
2024-10-11
조회수 462


827. 쾅쾅쾅! 소리에 문을 열자, 라면발 같은 산발의 여인이


수강아파트로 급하게 이사하고 봉 할아버지 수술할 준비로 여러모로 바빴기에 집안은 아직 정리되지 않은 상태였다. 이사 오고 며칠 후, 8월 15일 성모승천 대축일이었다. 우리는 대축일과 주님과 성모님의 축일을 맞으면 항상 주님과 성모님께 대한 공경심과 예의를 다해 의복을 정성껏 갖춰 입고 성당에 갔다. 



우리 가족 모두는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기도를 드린 뒤 식사를 하고 성당에 가기 위하여 준비했다. 율리오씨는 양복을 입고, 아이들은 깨끗하게 목욕까지 다 한 뒤, 가장 단정한 옷을 입고 준비를 마쳤다. 나는 대축일엔 한복을 입고 성당에 가기 때문에 내가 준비하는 동안 아이들은 소파에 조용히 앉아서 기도하고 있었다. 



우리는 특별한 일이 없으면 30분 전에는 성당에 갔는데, 성모 승천 대축일인 이날은 더 서둘렀다. 모든 준비를 마친 뒤 성당에 가려고 현관문을 열고 나가려 하는 순간, 누군가가 “쾅쾅쾅!” 하고 문을 난폭하게 두들겨 댔다. 놀란 나는 혹시 순례자인 줄 알고 얼른 문을 열어보았더니, 바로 아래층에 사는 자매였다.



그녀는 긴 머리를 라면보다 더 빠글빠글하게 산발한 채 눈을 부릅뜨고 서 있었다. 나는 그녀와 원래 아는 사이였다. 나보다 어린 그녀는 내가 미용실을 할 때 조금 떨어진 곳에서 OB 비어 생맥줏집을 하고 있었다. 그 자매님은 매일 머리를 하러 오는데, 나는 술을 마시지 못하니 팔아줄 수가 없었다. 


대신에 새벽 4시면 일어나 길거리를 청소하며 미용실 앞 오락실은 물론이고 그 집 앞까지 생활의 기도를 바치며 다 쓸어주었다. 그리고 우리 미용사들이 사이가 안 좋았을 때, 그들을 화해시켜주고자 이 자매님의 가게에 가서 팔아준 일도 있었다. 



내가 “무슨 일이신가요?” 하고 묻자, 그녀는 허락도 없이 안으로 들어와서는 큰소리를 쳤다. “아니, 도대체 아침부터 방에서 축구를 하는 거야? 자전거를 타는 거야? 아니면 달리기를 하는 거야?”하고 큰소리를 지르는 것이었다. 


그 자매님이 도대체 무슨 영문으로 그러는지를 전혀 알 길이 없었던 우리 가족 모두는 깜짝 놀라서 말도 못 한 채 그저 멍하니 서 있었다. 그러자 그녀는 손을 올렸다 내렸다 삿대질까지 해가면서 “아니, 왜 말을 못 해 응? 여기가 당신네들만 사는 집이야? 그렇게 운동하려면 개인주택에서 살아야지!” 하는 것이었다.



그녀는 계속해서 큰소리로 욕을 해댔다. 방금 이사 와서 정리도 채 마치지 못했는데... 우리 가족은 항상 조용히 살았기에 그때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예수님께서 우리 가족을 너무 사랑하시니까 또 오늘도 사랑을 받는구나. 그래, 아무리 화를 내고 욕을 해도 부드럽게 대하자.’ 



그렇게 생각하던 중 그녀가 “연탄을 갈면서 꽝꽝댄 거 아냐?!”하기에 “아니에요. 우리 연탄 간 적 없어요. 보시다시피 우리는 지금 성당 가려고 준비하고 있었고 우리 아이들은 소파에 조용히 앉아서 기도만 하고 있었어요. 그리고 저는 한복 입고 지금 나오는데요. 달리기도 안 했고 아무것도 안 했어요.” 하고 사실대로 말했다. 


우리 아이들은 넷이나 되었지만 너무 얌전해서 큰 소리 내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심지어 내가 미용실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었던 시절, 그때는 아이들이 훨씬 더 어렸다. 그런데도 교육상 미용실로 나오지 못하게 했다. 아이들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 데다 소리도 전혀 나지 않아 사람들이 나를 다 처녀로 알지 않았던가!



그런데 이미 막내가 초등학생이고 큰딸이 중학생인데 다 큰 아이들이 무엇을 시끄럽게 하겠는가? 그런데 내가 해명하자 그녀는 더 큰 소리로 야단하며 막무가내로 계속해서 소리를 질렀다. “내가 밤새 장사를 하고 돌아와서 오전에는 잠을 잔단 말이야! 그런데 당신네들이 아침부터 방이 쿵쿵 울릴 정도로 소란을 떨어서 잠을 하나도 잘 수가 없었다고!” 하며 계속 소리를 질러댔다.


 

개신교 신자인 그 자매님은 긴 머리를 라면 면발같이 빠글빠글하게 파마를 했다. 그런데 머리를 풀고 자다가 그 상태로 나왔으니 머리가 무서울 정도로 산발이 되어있었다. 거기다가 삿대질에 욕설까지 서슴지 않고 해대니 우리 아이들은 무서워서 벌벌 떨며 방으로 도망가고 숨기까지 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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