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께서 예비하신 삶」- 817화. 봉 할아버지를 도와준다는 착한 미장쟁이 부인은 과연 누구일까?

wlsgodqn
2024-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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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봉 할아버지를 도와준다는 착한 미장쟁이 부인은 과연 누구일까?


내가 단장으로 있는 우리 레지오 단원들에게 말을 했더니 그동안 우리 가족 외에는 아무도 찾아주지 않았던 봉 할아버지 댁에 단원들이 방문했다. 할아버지께 필요한 물품들도 가져다 드리며 함께 청소와 음식도 해드렸다. 나는 단원들에게 “이분은 연탄을 때고 싶어도 눈이 안 보여 나무밖에 땔 수가 없으셔요. 

멀쩡하게 두 눈 뜨고 있는 우리도 나무로 불 때는 것은 힘든 일이잖아요. 그렇지요? 그런데 앞이 안 보이는 이 분은 얼마나 더 힘드셨겠어요. 그러니 우리에게 주어진 조그만 고통들을 불평불만 하지 말고, 언제나 주님과 성모님께 감사드리며 기쁘게 살아갑시다.”하고 설명해주었다. 


단원들은 힘들게 살고 계신 할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정말 반성하게 되네요.” 하며 그 후로는 더 기쁘게 봉사를 하면서 내가 간다고 하는 데는 어디든지 다 따라다녔다. 그러던 어느 날, 마리아 막달레나라는 자매가 할아버지 댁에 따라가게 되었는데 빵을 사 가서 할아버지께 드렸다.


“할아버지, 빵 사 온 마리아 막달레나 꼭 기억하셔야 돼요. 마리아 막달레나 해보셔요.” 하면서 일곱 자나 되는 자신의 본명을 연로하신 할아버지께 꼭 기억하시라고 계속 얘기했다. 그런데 할아버지는 안드레아라는 자신의 본명도 잘 못 외우시는데, 어찌 ‘마리아 막달레나’를 외우고 기억하시겠는가? 

주님께서는 자선을 베풀 때는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여 그 자선을 숨겨두라고 하셨다. 숨은 일도 보시는 하느님께서 갚아 주신다고 하시지 않았는가! 나는 모든 영광은 부족한 우리를 통하여 일하신 주님께서만 받으셔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할아버지께서 내가 갈 때마다 어디 사는 누구냐고 물어보셔도, 절대 말씀드리지 않고 “딸이에요. 아버지. 감사는 예수님, 성모님께만 드리셔요. 저는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에요.”라고만 했었다. 그런데 나 없이 레지오 단원들끼리만 할아버지를 방문했을 때마다, 할아버지는 자기를 도와준 사람에 대하여 자랑을 하셨다고 한다. 


그러니 레지오 단원들이 “아, 미장원 언니가 도와주었구나.” 혹은 ‘미장원 아줌마’라고 말하니, 할아버지는 미장원을 미장쟁이(건축공사에서 흙이나 시멘트 등을 바르는 일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로 잘못 알아들으신 것이다. 할아버지는 그때부터 다른 사람들에게 나를 말할 때 ‘미장아짐’이라고 불렀다 한다. 

그 후 사람들이 나에게 “어떤 미장쟁이 부인이 남모르게 봉 할아버지를 계속 도와주고 있대요. 누군지는 모르지만 얼마나 착한 사람인지 몰라요.”라고 하기에 ‘누굴까? 내가 매일 다녀도 한 번도 못 봤는데 누굴까? 내가 도와준 것 외에는 누가 특별히 도와주는 것 같지는 않았는데... 


아무튼 미장쟁이 아줌마가 목욕도 시켜주고 도와준다니 참 다행한 일이다. 정말 감사하다.’ 하고 생각했다. 그러던 어느 날, 하루는 일이 늦게 끝나서 밤 12시경에 할아버지에게 가게 되었다. 내가 집으로 들어서며 “아버지 저예요. 딸이 왔어요.” 하니, “아, 미장아짐 오셨구나.” 하시는 것이었다. “예? 저 미장아짐 아니에요.”


“움마, 그런디 워째서 목소리가 고로코롬 똑같다요. 이 밤중에 올 사람이라고는 미장아짐 뿐인 줄로만 알았는디 미안하요. 그런디 대체 뉘시오?” “딸이랬잖아요.” “그렁께, 나 목욕도 시켜 주고 음식도 갖다 주고, 집수리 다 해주고 요강도 다 닦아주고 성당에 데리고 간 아짐 아니란 말이요?” “예 맞아요.”

“근데 왜 미장아짐이 아니라고 하는지 이상하요이.” 하셔서 그때에야 나는 ‘미장아짐’ 이란 바로 나를 두고 한 말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나는 나를 숨기기 위해, 그리고 누구에게 말해도 나인줄 모르도록 할아버지에게 “그래요. 아버지, 저를 ‘미장아짐’이라고 하세요.” 하고 말씀드렸다.

 
그 뒤에 많은 사람들이 ‘그 착한 미장쟁이 부인은 도대체 누굴까? 어떻게 생겼을까?’ 하며 매우 궁금해하는 말을 들을 때마다 나는 속으로 웃기만 하였다. "오! 사랑하올 나의 주님 감사합니다. 숨어서 하려고 했던 것을 이렇게 꼭꼭 숨겨주셔서 정말 정말 감사를 드립니다.”
 
“사랑하는 내 작은 아기야!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한 너의 그 바라지 않는 사랑과 정성은 백 배의 상급으로 되돌려 받게 될 것이다.” “오오! 나의 주님! 제가 한 일에 대해서 되돌려 받으려고 해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습니다.” “그래, 그래, 그러기에 나는 너를 극진히 사랑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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