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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총글2025년 청년 피정 후기입니다.

GABRIHEL
2025-08-23
조회수 572
 
  찬미 예수님, 찬미 성모님! 청년부 송명현 가브리엘입니다. 이번 청년 피정을 하면서 겪은 일과 받은 은총을 나누고자 이렇게 인사드립니다. 저의 이번 나눔 주제는 "따라쟁이 가브리엘의 5대 영성으로 율리아 엄마 따라잡기"라고 보시면 나눔을 이해하시는 데에 도움이 되실 수 있을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증언하는 것에 대해 다소 조심스러움을 느낍니다. 받아들이기에 따라 다르겠지만 증언이 자칫 자랑이 되어 은총을 받지 않은 사람에게는 가슴 아프게 다가올 수도 있고, 그게 아니더라도 저를 판단하는 근거가 될 수도 있어서 부담스러움이 없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증언을 하기로 한 이유가 있습니다. 피정 맨 마지막에 조별로 은총 발표를 했습니다. 그런데 발표했을 때를 돌이켜보니 주님 덕분이 아니라 뭔가 제 공인양 저를 너무 드러내는 발표를 한 것 같아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반성했습니다. 피정을 잘 받을 수 있었고 많은 이들이 은총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제 공이 아니라 순전히 주님 덕분이라는 것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후기 써주기를 제안이 온다면 써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부디 제가 하는 이 증언이 제 자랑이거나 저를 판단하게 하는 그 무엇이 되지 않고 온전히 하느님께 영광을 돌려드리는 일이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그리고 율리아 엄마께서 힘 받으시고 순례하시는 분들에게도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피정 전후로 많은 일이 있었지만 그 중에서 나누면 좋을 것들을 간추리고 여러 번 탈고했음에도 다소 분량이 있을 수 있으니 마음의 준비를 하시길 바라면서 거두절미하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Take1. 청년 피정 전(前)
  나주 청년 활동을 소소하게 하면서 저 혼자만의 프로젝트이지만 이미 제 스타일대로 "율리아 엄마 따라잡기"는 어설프게라도 하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이번 40주년 행사 때 봉사를 하게 되었는데 베드로 회장님부터 준비하시는 분들이 행사를 그냥 준비하시는 게 아니라 율리아 엄마를 본받아 나름의 단식을 하는 등 희생을 봉헌하면서 엄청난 영적 에너지를 쏟아부어 준비하신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첫 토요일 기도회 때 청년들은 말씀을 하나씩 뽑는데 이번 8월 첫토 때 뽑은 말씀의 내용이 주님께 오려는 이웃들을 잘 도와주라는 내용의 말씀이었습니다. 그 뒤 기도회 중에 어떤 분이 제가 청년 피정 조장을 맡게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전해주었습니다. 부담스러웠지만 알겠다고 했습니다.
 
저는 당시 어떤 필요에 의해 바람직하지는 않지만 저에게 기쁨을 주는 것을 봉헌하려고 노력하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그 봉헌을 이번 40주년 때 본 것처럼 율리아 엄마를 따라하기로 했습니다. 바로 제가 맡게 될 조원들에게 은총이 흘러가게 하려고 봉헌하기로 한 것입니다.
 
그리고 “주님께서 내 손에 맡겨주신 이들 중 그 누구도 은총을 받지 않고서는 나가지 않게 하겠다.” 하는 나름의 각오를 다졌습니다. 내가 힘들어도 이웃이 화평하기를 바라는 율리아 엄마의 모습을 모범 삼아 부족하지만 착실히 피정에 임할 준비를 했습니다. 후에 성찰해 보았을 때 이러한 태도와 마음이 들었던 것은 제 스스로 일어났다기보다 주님께서 이런 태도와 마음을 불어넣으셨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Take2. 청년 피정 중(中)
  저는 피정 중에 각오를 실천으로 옮기기 위해 계속해서 생활의 기도와 5대 영성을 실천해야 했습니다. 이렇게 주님께 도움을 청하지 않고서는 제 역량이 부족했으므로 저에게 맡겨진 이들을 이끌고 가기 어려웠습니다. 조원들과 피정에 참가한 분들을 위해 생활의 기도와 5대 영성을 틈틈이 실천했는데 조가 나뉘기 전에 잠깐 주변 형제의 모습을 보거나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형제의 이야기를 얼핏 듣다가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형제는 나와 같은 조가 될 것 같은데?” 하면 여지없이 저와 같은 조가 되었습니다.
 
생활의 기도를 하고 5대 영성을 실천하려고 해서인지 조원들이 프로그램에 너무 잘 따라주고, 호응해주고, 보조해 주어서 덕분에 조장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었습니다. 율동을 할 때 형제님들에게 자신을 내려놓으면 율동이 할 만하다고 하면서 앞에서 율동을 했는데 같이 율동해 주어서 고마웠습니다. 초등학교 고학년만 되어도 유치하다고 참여하지 않는데 기꺼이 참여하는 모습이 예뻤습니다. 게임을 할 때에도 참여하라고 독려했을 때 잘 따라주고 어울리니 고마웠습니다. 주님께서 이들의 마음을 말랑말랑하게 해주셔서 참 기뻤습니다.
 
식사시간이나 짬짬이 5대 영성에 대해 진솔한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좋았다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같이 나눌만한 나눔이 있습니다. 어떤 형제님의 고민 나눔인데 내 탓이오의 영성이 자기 비하를 해서 자존감을 떨어뜨리는 것 같아 주변 사람들에게 권하기 어렵다는 고민을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이에 대해 “건강하지 못해서 감당하지 못하니까 남 탓을 하면서 다른 사람에게 떠넘기는 것이다. 오히려 건강한 자아와 내면을 가지고 있어야 다른 사람의 것까지 내 탓으로 대신 짊어질 수 있는 거다. 그렇게 내 탓은 아름다운 것이다.” 하는 나눔을 할 수 있었고 그 형제님의 내 탓이오의 영성에 대한 마음이 조금은 풀린 것 같아서 좋았습니다.
 
  피정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율리아 엄마 말씀 시간이었습니다. 보통 기도회를 할 때 12시가 넘어가면 졸게 되는 패턴이 있는 저인데 청년들을 사랑하셔서 무엇이라도 더 주고 싶어서 꽤 길게 하신 율리아 엄마 말씀 시간에 졸지 않고 재미있게 들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리고 적어도 실제로는 그렇지 않더라도 보이기에는 그래도 좋아 보이셔서 다행이었습니다. 정말 좋지 않으실 때는 보행기를 끌고 나오시는데 보행기를 끌고 나오지 않으신 것만으로도 참 좋았습니다.
 
말씀시간 관련하여 개인적인 체험이 있어서 나눕니다. 말씀시간에 퀴즈 풀기를 했는데 제 뒤에 있는 형제가 적극적으로 용기 있게 답을 맞히지 못하더라도 계속 손들고 발표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한창 말씀시간이 흐르고 보니 손들고 발표했던 청년 대부분이 상품을 받았는데 용기 있는 그 형제는 상품을 받지 못한 것 같았습니다. 열심히 했는데 상품을 받지 못해서 섭섭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주님, 저 형제가 혹시나 마음 다치지 않도록 제가 대신 맞춰서 선물을 전해주면 좋겠습니다.” 하고 생활의 기도를 했습니다. 그러다 이렇게 기도한 것을 잊을 무렵 제가 상품을 타게 되었습니다. 상품으로 율리아 엄마께서 평소에 사용하시던 묵주를 받았는데 제 손에 딱 들어오는 게 감촉이 예술이었습니다. 향기도 예술이었습니다.
 
상품을 받고 조금 후에 제 뒤에 있던 형제를 보게 되었고 기도했던 것이 기억났습니다. 이때부터 갈등이 시작되었습니다. 사실 생각해보면 그 형제는 상품을 받지 못한 것에 대해 괜찮았을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제가 괜한 오지랖을 부리는 것은 아닌가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제 옆에 앉은 피정 팀장 수사님은 율리아 엄마가 쓰시던 성물이라 오늘 상품 중에 가장 좋은 상품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도 장미 향기가 만발하는 묵주알을 굴려보니 빙판에 썰매 나가듯 좌르르 굴러가고 가볍고 좋아 정말 고민했습니다. 천만번, 억만번 고민했습니다.
 
“평소 주님의 말씀을 잘 알아듣지 못하는 나인데 지금도 그런 것이 아닌가? 주님의 뜻을 잘 알아듣고 있는 것인가?”, “나한테 너무 소중한 이 성물을 그 형제도 소중히 여겨 열심히 기도할까?” 온갖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다가 “주님, 오늘 밤만이라도 이를 누리면 안 되겠습니까?” 하고 나름 하느님과 타협을 보려고도 했습니다. 그런데 예전에 은총의 샘물을 나누니까 퐁퐁 솟았는데 한 사람이 독차지하니 말라버리고 말았다는 이야기가 기억났습니다. 그래서 결국 셈치고 이 나눔으로 인해 은총의 샘물이 퐁퐁 솟듯 많은 이에게 은총이 가기를 생활의 기도를 하면서 정말 눈물을 머금고 봉헌했습니다.
 
그 형제에게 선물을 나눔하면서 이야기를 조금 나누게 되었는데 이전에는 기도를 잘 하지 않았지만 이번 피정을 통해 기도에 대해 동기부여가 되는 계기가 되었고 기도를 열심히 하고픈 마음이 나는 것 같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거기에 초초초초초초초특급 성물까지 얻게 되어 더욱 기도생활에 대한 동기부여가 되고 결심을 실천에 잘 옮길 수 있을 것 같다는 의미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주님께서 모든 이에게 사랑으로 다가가 주심에 영광과 감사를 드렸습니다.
 
피정 마지막 날 조별 생명의 나무 열매 시상을 할 때 저희 조가 상을 받게 되었는데 팔찌 묵주를 상으로 받게 되었습니다. 제 징표 팔찌 묵주는 예수님께 화관으로 드렸던 터라 잘 쓰겠다 싶었습니다. 그런데 선물이 하나 모자른 일이 일어났습니다. 이미 퀴즈 상품을 나눔했던 저는 다시금 기꺼이 양보하여 팔찌 묵주를 받는 그 형제뿐 아니라 많은 이의 은총의 샘물이 퐁퐁 솟기를 마음속으로 기도했습니다.
 
  이번 피정을 하면서 어떻게 하면 세상 사람들에게 은총이 더 흘러가고 주님 성모님께서 더 다가가실 수 있을까 고민하시다 총 징표 은총 성물을 만들게 되셨다던 율리아 엄마의 마음을 조금은 찍먹할 수 있는 시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Take3. 청년 피정 후(後)
  피정 뒤 일상을 살면서 계속된 순례와 40주년 행사 안에서 분명하고 확실하게 일어나고 있었던 변화가 더 힘을 받는 것이 아닌가 느낍니다. 먼저, 많은 이들이 은총 받기를 바라는 마음을 저에게 주신 것 같습니다. 피정이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집에서 잠깐 쉬면서 피정했던 것을 별생각 없이 돌이켜보고 있었는데 저희 조에 비해 다른 조 형제님들이 뭔가 소외된 것은 아닌가 싶어서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그러한 마음에 대해 집에 모신 영광의 자비의 예수님께 이야기했는데 그 마음의 범위가 점점 커지더니 온 세상 사람들이 이 좋은 은총을 누릴 수 없음이 내심 속상해졌습니다. 자신이 은총 받을 것만 탐하지 않고 상대가 마음에 들든 들지 않든 은총 받았으면 좋겠다는 이런 마음을 주님께서 제게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다음으로, 영육으로 더 튼튼해진 것 같습니다. 저는 영적, 육적으로 체력이 좋지 못하고 제대로 재충전하거나 저를 고갈시키는 것을 풀어내기를 잘하지 못하던 사람입니다. 재충전을 하더라도 너무 오래 걸려서 무한 동력이 어디 없을까 고민하며 찾아다니던 적도 있었습니다. 그런 제가 영육이 이전보다 건강해지고 주님 성모님 안에서 좀 더 완전해지도록 변화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욕심과 유혹에 넘어지기도 하지만 툭 털고 다시 일어나 새로 시작하는 것이 전보다 수월해진 것 같아서 다행입니다. 쉽지 않지만 잘 버티고 이를 기쁘게 감내할 뿐 아니라 즐길 줄 알도록 주님 성모님께서 저를 잘 가르쳐주시고 제가 차근차근 그렇게 되어 가는 것 같습니다. 건강하지 못한 내면의 습관이나 생활 습관도 서서히 개선되겠다는 나름의 희망을 느낍니다.
 
마지막으로, 최선을 다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과 부담감이 줄었습니다. 실패에 대해 야박한 환경에서 자주 재능과 능력이 부족하다고 느꼈던 저는 피나는 노력을 해야만 한다고 배워왔습니다. 그래서 매사에 융통성이 없어 보일 정도로 요령 피우지 않고 최선을 다해왔었습니다. 하지만 저의 최선이 최선이 아닌 적이 더 많아서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고 결과를 얻어내더라도 제대로 활용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그동안의 고생이 다 헛것이었다며 의미 없는 일을 하기 위해 그 많은 것을 쏟아부었다고 괴로워하곤 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경험이 쌓이고 학습되면서 최선을 다하는 것에 점점 회의적이고 인색해지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세월이 지날수록 육체적, 정신적으로 체력에 한계가 오는지 모든 것을 쏟아부어 최선을 다하고 나면 다음을 도모할 수 없을 정도로 퍼지게 되는 경우들이 잦아지면서 이제는 넘어지면 재기불능이 될 것이 눈에 보였습니다. 최선을 다하는 것이 두려워졌습니다. 물론 나름 스스로를 다그치며 집중하려고 해보았지만 소용없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노력에 대한 강도와 빈도에 대비해 만족할만한 보상이 없음에 이미 답은 정해져 있는데 의미없는 발버둥을 하는 것은 아닌가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순례 때 최선을 다하자는 말씀을 들을 때면 다소 불편했습니다.
 
피정 주제가 찰떡이었던 것인지 역설적이게도 최선을 다하는 율리아 엄마의 정성이 작용하여 주님 성모님께서 제가 모르는 사이에 은총을 주신 것 같습니다. 스스로 느끼기에도 교만하고 욕심 많은 제가 이제껏 살아온 바를 포기로 엮어진 잔꽃송이로 잘 봉헌하고 싶어지는 마음이 이번 피정을 통해 좀 더 생겨났습니다. 좀 더 정성이라는 것을 들여도 나쁘지 않겠다는 마음이 고요하지만 꽤 강력히 제 안에서 존재감을 내뿜고 있습니다.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저를 위해 살던 모습을 내려놓고 율리아 엄마처럼 한계에 봉착했더라도 “할 수 있다!” 하면서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이전보다 더 퐁퐁 솟아나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마음이 최선을 다한다는 것에 대한 부담감과 거부감을 조금씩 줄여주고 있음을 느낍니다.
 
율리아 엄마께서 최선을 다할 수 있었던 것은 그 특유의 성품도 간과할 수 없겠지만 그보다는 주님 성모님께서 그분 안에 함께 살고 계시기 때문에 그 모든 것이 가능한 것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제 안에서도 주님 성모님께서 활발히 함께 살아계시겠다는 나름의 희망이 잔잔하지만 확실하게 저를 채우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할 수 있다고 하셨지 쉽다고는 하지 않으셨습니다만 그래도 해볼 수 있겠다는 마음이 생겨서 뭐라도 꼼지락거릴 수 있음에 주님 성모님께 감사드립니다.
 
 
 
  말씀드린 은총들은 좀 더 시간을 가지고 겪어보고 성찰해야 할 일들이겠지만 적어도 주님 성모님께서 끝까지 함께 하시면서 도우시고 보호하시리라 믿습니다. 다소 장황한 나눔이었습니다. 글을 마무리하면서 다시 한번 주님 성모님께 영광을 드리고 율리아 엄마께 감사를 드립니다. 매일의 삶 안에서 5대 영성으로 성덕을 태동하여 완덕으로 나아가는 제가 될 수 있기를 바라고 우리 나주인들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나눔 글이 매우 길었음에도 끝까지 읽어주심에 감사드리면서 이만 줄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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