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께서 예비하신 삶」- 467화. 죽지 못해 사는 나의 삶이 안타까워서

wlsgodqn
2023-06-20
조회수 1057


죽지 못해 사는 나의 삶이 안타까워서

시골에서 여러 집을 들러 간신히 시어머니께 드릴 돈을 마련했다. 손으로는 기어가야 했으니 돈은 떨어지지 않도록 가슴에 잘 넣고 빠르게 기어가기 시작했다. 지칠 대로 지친 데다 까진 손과 무릎으로 바닥을 기어서 다시 돌아오는 길은 몇 배나 더 힘들었다.
 
그래도 기다리실 시어머니를 생각하며, 그 아픈 몸으로 최대한 빠르게 기고 또 기어서 3시간여 만에 간신히 집으로 돌아왔다. 마루에서 그대로 앉아 기다리시던 시어머니가 내가 기어서 집에 도착하자 벌떡 일어나셨다. 내가 기어서 집에 들어오는 모습을 보시고서도 시어머님은 놀라는 기색은커녕 늦게 왔다고 화가 잔뜩 나 계셨다.


나는 피와 흙투성이가 된 손을 씻을 새도 없었다. 씻다가는 또 불호령이 떨어질까 봐 얼른 가슴에서 돈을 꺼내었다. 금세라도 또다시 눈물이 날 것 같았지만 미소지어 보이며 “어머니, 저 다녀왔어요. 죄송해요, 제가 좀 늦었지요? 여기 돈 있어요.” 하며 떨리는 손으로 빌린 돈을 시어머님께 드렸다. 


그렇게 최대한 나는 빨리 기어갔다 왔어도 늦게 왔다고 화가 풀리지 않으신 시어머니는, 냅다 돈을 채가듯 가져가셨다. 돈을 받으시고도 “좋은 내 아들이 저런 형편없는 여자와 결혼해서 고생한다.” 등등 아들 걱정만 하시면서 입에 담기 어려운 모진 말씀만 하시고는 떠나가셨다.
 

시어머니의 한 말씀 한 말씀이 내 마음엔 날카로운 비수가 연이어 박히는 듯 너무나 아파 왔다. 그래도 나는 그 모진 말들까지도 시어머니의 사랑을 받은 셈 치고, 다정한 말로 위로해주시는 셈 치고 바로 봉헌했다. 그러나 내 몸 상태는 완전히 만신창이였다. 


3시간이 넘도록 죽을힘을 다해 모래와 자갈들이 있는 흙바닥을 사정없이 빠르게 기어 다니느라고 손바닥과 무릎이 다 해져버렸다. 그뿐 아니라, 너무나 아픈 상태인데도 불구하고 죽을힘을 다해 그렇게 빠르게 기어 다녔기에 몸에 너무나 큰 무리가 되고 말았다. 시어머니가 가시자, 일순간에 몸에 힘이 풀려 나는 마당에서 그대로 쓰러지고 말았다.
 
얼마쯤 지났을까? 넷째 아이의 울음소리가 방에서 크게 들려왔다. 시어머니 오시기 바로 전, 아이에게 분유를 타 먹이려고 하다가 시어머니가 오셔서 분유도 먹이지 못하고 돈 빌리러 다니지 않았던가! 정신을 잃었던 나는 그 애처로운 울음소리에 정신이 돌아와 다급히 일어나려고 했다. 그런데 도저히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몇 시간을 분유도 먹지 못한 아이가 배가 고파 자지러지게 울고 있는데도 일어날 수가 없어서 “오, 하느님, 저는 지금 손가락 하나도 움직일 수가 없어요. 하느님께서 저를 일으켜 주시어요. 아이들이 학교에서 돌아올 시간이 다 되었는데 아이들에게만은 이런 모습을 보이지 않아야 해요.” 하고 기도드렸다.
 
아이들에게 보이지 않으려는 일념으로, 겨우 몸을 일으켜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서 씻으려고 뒷편으로 돌아갔다. 부엌에서 물을 떠가려고 바가지로 물을 푸려고 하는데 손이 마치 내 손이 아닌 것처럼 아예 말을 듣지 않았다. 손뿐만 아니라 온몸이 굳어져 움직이는 자체가 죽음과도 같았으니 씻는 것은 아예 불가능했다.


‘아이가 울고 있으니 어서 들어가기는 들어가야 하는데…. 하지만 돈을 빌리기 위해 동네를 다 기어다녔으니 그대로 들어갈 수가 없어 씻어야 하는데….’ 하고 생각하다 나는 또다시 그대로 부엌에서 쓰러져 꼼짝할 수가 없었다. 아이는 배가 고파 숨이 넘어갈 듯 우는데도, 내가 도저히 일어날 수가 없으니 또다시 간절한 마음으로 하느님만을 불렀다.

“하느님, 저토록 배가 고파 우는 아이를 지금 제가 분유를 타 먹일 수가 없으니, 당신의 자비로 입김을 불어주시어 허기를 면하여 주시면 좋겠습니다. 부디 죄 없는 아이에게 자비를 베풀어주시어요.” 하는데 너무 놀랍게도 아이의 울음소리가 멈추었다. ‘하느님께서 아이에게 자비를 베풀어주심이리라.’ 생각하며 그렇게 나는 또 일어나려고 홀로 외로운 사투를 벌이다가 다시 정신을 잃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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