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께서 예비하신 삶」- 487화. 비틀거리다가 쓰러진 셋째 아이

wlsgodqn
2023-07-19
조회수 913


 비틀거리다가 쓰러진 셋째 아이

셋째 아이가 두 돌이 지난 어느 겨울날이었다. 그렇게 순하고 얌전히 잘 놀던 아이가 갑자기 온몸에 붉은 반점이 생기면서, 눈까지 빨개져 비실거리더니 그대로 쓰러지고 말았다. “아가! 아가!!!” 아무리 소리쳐 부르고 흔들어도 아이는 미동도 없었다. 내가 너무 놀라 쓰러진 아이를 안고 어찌할 바를 몰라 할 때, 1학년짜리 큰아들이 “엄마! 이것 봐.” 하고 소리쳤다.


급히 가서 보니 선반 위에 올려두었던 100정짜리 혈압약 병뚜껑이 열려 바닥에 약이 쏟아져 있는 것이 아닌가! 그 약은 남편이 혹시라도 혈압이 높을 때를 대비해 새로 사다가 선반 위에 올려놓은 것이었다. 나는 ‘혹시 아이가 이것을 먹지 않았을까?’ 생각하고 쏟아진 약을 모두 모아 수를 세어보니 무려 36알이나 부족했다.


그 약은 어른도 의사의 지시에 따라 반 알씩만 먹어야 하는 독한 약이다. 그런데 이제 겨우 두 돌이 지난 어린아이가 그 독한 약을 36알이나 먹었으니 어떠했겠는가! 죽을 수밖에 없는 치사량을 먹은 것이었다. 눈앞이 캄캄했다. 아이 목숨이 위태로운 너무나 다급한 상황이었다. 당장 병원에 가야 하는데 나는 걸을 수도 없는 상태였기에 아이는 친정어머니가 업으셨다.
 
나도 비틀거리면서도 젖먹던 힘까지 다해 어머니와 함께 집에서 가장 가까운 병원에 도착했다. 그때 아이는 이미 축 늘어져 있었다. 진통을 3개월 넘도록 하고 온몸의 피를 다 쏟으며 어렵게 낳은 내 아이! 사랑하는 내 아이가 이대로 죽는가 싶어 “하느님, 어떡하면 좋아요. 우리 아기 제발 살려주셔요!” 하며 나는 절박한 심정으로 간절히 기도드렸다.


나는 애타는 마음에 내가 아픈 것도 잊고 오로지 아이를 구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아이를 본 의사가 물었다. “아니, 아이가 어쩌다가 이렇게까지 되었습니까?” 내가 자초지종을 이야기하자, 의사는 깜짝 놀라며 아이의 혈압을 쟀다. 그런데 혈압이 전혀 나오지를 않는 것이 아닌가!


의사는 살 가망성이 없다고 생각했는지 “집에 데리고 가서 잠이나 재우세요.”라며 위세척은커녕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았다. 나는 “선생님, 아이가 이렇게 전혀 의식이 없는데 어떻게 집에 갈 수가 있어요. 제발 무엇이라도 해주셔요.”하고 간절히 애원해보았지만, 의사는 해줄 수 있는 것이 없다며 냉정한 표정으로 집으로 가라고만 했다.

그러나 어떻게 이대로 아기를 포기할 수가 있겠는가! 얼른 남편에게 연락하여 큰 병원으로 가봐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아이는 점점 죽어가고 있었다. 가슴이 타들어 갔다. 일분일초를 다투는 긴급한 상황인데도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어 하느님만을 애타게 부르며 살려달라고 애원했다.
 
나는 하느님께 마음을 다해 간절히 기도드리며 어떻게든 아이를 살려야 된다는 일념으로 출장 가서 밤이 되어도 돌아오지 않는 남편의 행방을 수소문하였다. 결국 간신히 남편을 찾아내어 차를 불러 아이를 데리고 영암 대성병원으로 갔다. 영암 병원에서도 혈압을 쟀지만, 죽어가던 셋째 아이는 여전히 혈압이 나오지를 않았다.
   
원장님은 안 되었다는 표정으로 “힘들 것 같은데요.” 하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나는 울며 “안 돼요. 이 아이 꼭 살려야 해요. 포기하지 마시고 어떻게라도 좀 해주세요.” 간청하며 또다시 하느님께 부르짖었다. 

   

“하느님! 이 아이는 몇 번이나 죽을 고비를 넘겼습니다. 하느님께서 살려주시어 제 품에 안겨주신 이 아이, 전능하신 하느님께서는 뭐든지 하실 수 있으시니 제발 이 의사를 통해서 꼭 좀 살려주세요.”하고 눈물로 기도드렸다. 나는 내 모든 것 다해 사랑하는 아이를 반드시 살리겠다는 일념으로, 절대로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원장님에게 통사정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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