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재속 3회 종신 서약을 어렵게 3년 후에 받았지만 박해는 여전했다. 내가 광주에서 봉사자들을 불러 아깝지 않게 돈을 써가며 사랑으로 설립한 재속 프란치스코 작은형제회이기에, 나는 그들이 아무리 극심하게 박해하더라도 회원들을 사랑하고 회에 대한 애정이 결코 식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작은 형제회 관구장 지도 신부님이 서울에서 나주 본당을 방문한다고 하셨다. 나 역시 꼭 참석하고 싶었지만 고민이 되었다. ‘아, 내가 가면 또 사람들이 죄지을 텐데, 내가 가지 말아야 할까?’ 그래서 본당 신부님께 말씀드리니, “율리아, 한국 지도신부님이 오시니 이겨내고 참석하거라.” 하셨다.
나는 사랑받은 셈치고 ‘아멘’으로 그 자리에 참석하려 했다. 그런데 평소에 중립을 지키던 한 회원이 나에게 귀띔을 해주었다. “언니, 이미 다른 회원들이 관구장 지도 신부님에게 언니에 대해서 너무 안 좋게 말해서, 오늘 오시면 좀 안 좋을 수도 있을 거예요.” 하기에 나는 다시 망설여졌다.
‘가야 할까? 가지 말까?’ 하며 혼자 고민이 되었다. 그런데 ‘가지 말까?’ 하는데 예수님께서 지정해 놓은 부위를 찌르시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바로 ‘갈까요?’ 하고 여쭈니 예수님이 찌르시지 않기에, ‘아, 내가 가는 것이 주님의 뜻이구나.’ 하고 ‘아멘’으로 그 자리에 나갔다. 모두가 모인 자리, 앞에 서신 관구장 지도 신부님이 입을 떼셨다.
“여러분, 율리아 자매님이 지금 아주 잘못하고 있다고 많은 얘기를 들었습니다. 여러분이 율리아 자매님에 대해서 할 말이 있으면 누구든 손을 들고 잘못된 부분을 낱낱이 얘기해주세요.” 하셨다. 전혀 예상치 못한 신부님의 말씀에 나는 깜짝 놀랐다. 왜냐면 나는 다른 회원들이 또 판단하고 욕할까 봐서 관구장 지도 신부님에게 따로 인사조차 드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신부님께서 그 자리에서 대번에 그렇게 말씀하시니, 아무도 말하지 못하고 정적만이 흘렀다. 그러자 신부님은 결론을 내리셨다. “그럼 율리아 자매님을 시기 질투해서 그랬구먼! 시기질투로 한 사람을 그렇게 낙오자로 만들면 어떻게 합니까?” 그 말씀에도 여전히 누구도 말하지 못하고 고개를 떨구고 있었다.
신부님께서는 또 “사부이신 프란치스코 성인을 따르고자 하는 여러분들이 그러면 안 되지요. 회개하고 다시 새로 시작하세요.” 하셨다. 나는 필시 예수님과 프란치스코 사부님께서 신부님의 입을 통해 그들에게 말씀해주신 것이라고 생각했다. “예수님! 사부님! 부디 그들이 신부님의 말씀을 통해 깨우치고 회개하여 새롭게 시작하여 작은 영혼들이 되도록 인도해주셔요.”
나는 그들에게 사랑받은 셈치고 생활의 기도로 그들을 위해 봉헌했다. 그러나 그들은 깨어있지 못해, 신부님이 떠나시자 계속 같은 죄를 반복하며 나를 미워했다. ‘하늘나라에서 프란치스코 성인이 피눈물을 흘리시겠구나...’ 나는 더 이상 나로 인해 그들이 죄짓는 것을 볼 수 없었다. 그래서 ‘예수님, 제가 작은 형제회를 그만둘까요?’ 했다.
예수님께서는 지정해놓은 부위를 찌르지 않으셨다. 그래서 “예수님, 알겠습니다. 프란치스코 성인이시여! 얼마나 마음이 아프십니까. 저는 사부님이신 성인의 영성은 따르겠으나 더 이상 그들이 저로 인해 죄짓지 않도록 이 회를 떠나 사부님의 영성을 따라 성모님의 일을 더욱 열심히 하겠습니다.”
나는 본당 신부님을 찾아가 말씀드렸다. “신부님, 이제까지 저는 단 한 영혼한테라도 영적으로 도움을 주는 프란치스칸이 되려고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러나 제가 작은 형제회에 나오면 형제들이 주님 안의 한 형제애를 가지고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저를 시기 질투하여 단죄하며 죄짓고 있으니, 그들을 죄짓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성모님 일만 열심히 하렵니다.”
그러자 신부님께서 “그래, 율리아, 율리아가 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데 그 일만 열심히 해도 시간이 부족할 거야.” 하며 나를 이해해 주시고 그만두는 것을 허락해주셨다. 그렇게 나는 근 10여 년간 프란치스코 성인에 대한 깊은 존경과 애정으로 활동해온 재속 3회 프란치스코 작은 형제회를 장부와 함께 그만두었다.
비록 활동은 그만두었지만, 종신 서약자로의 긍지를 가지고 나는 그 후로도 성인을 따라 작은 자의 사랑의 길을 걷고자 최선을 다했다. 또한 모든 것을 다 버리고 진정한 가난으로 그리스도를 사랑하신 성인의 얼을 기리며 끊임없는 존경과 사랑을 보냈다.
2014년 4월 18일 성 금요일, 나주 성모 성지에서 십자가의 길 기도를 바치던 나는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힌 채 높이 쳐들려 계실 때 로마 병사가 창으로 오른쪽 옆구리를 찔러 그 창끝이 심장까지 꿰뚫고 지나가는 고통에 동참하다 숨을 거두었다.
그때 천국에 올라가 성부 하느님을 뵙게 되었는데, 성부께서는 내게 천국의 모습을 보여주셨다. 나를 환호하며 맞아주신 수많은 성인 성녀의 무리 가운데, 프란치스코 성인은 환한 웃음과 함께 고개를 끄덕이며 반겨주셨다. ‘프란치스코 성인이시여! 제가 작은 자의 사랑의 길을 끝까지 잘 갈 수 있도록 함께해 주소서! 아멘!’
율리아 자매님이 잘못한 것 있으면 손들고 낱낱이 얘기해주세요
프란치스코 재속 3회 종신 서약을 어렵게 3년 후에 받았지만 박해는 여전했다. 내가 광주에서 봉사자들을 불러 아깝지 않게 돈을 써가며 사랑으로 설립한 재속 프란치스코 작은형제회이기에, 나는 그들이 아무리 극심하게 박해하더라도 회원들을 사랑하고 회에 대한 애정이 결코 식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작은 형제회 관구장 지도 신부님이 서울에서 나주 본당을 방문한다고 하셨다. 나 역시 꼭 참석하고 싶었지만 고민이 되었다. ‘아, 내가 가면 또 사람들이 죄지을 텐데, 내가 가지 말아야 할까?’ 그래서 본당 신부님께 말씀드리니, “율리아, 한국 지도신부님이 오시니 이겨내고 참석하거라.” 하셨다.
나는 사랑받은 셈치고 ‘아멘’으로 그 자리에 참석하려 했다. 그런데 평소에 중립을 지키던 한 회원이 나에게 귀띔을 해주었다. “언니, 이미 다른 회원들이 관구장 지도 신부님에게 언니에 대해서 너무 안 좋게 말해서, 오늘 오시면 좀 안 좋을 수도 있을 거예요.” 하기에 나는 다시 망설여졌다.
‘가야 할까? 가지 말까?’ 하며 혼자 고민이 되었다. 그런데 ‘가지 말까?’ 하는데 예수님께서 지정해 놓은 부위를 찌르시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바로 ‘갈까요?’ 하고 여쭈니 예수님이 찌르시지 않기에, ‘아, 내가 가는 것이 주님의 뜻이구나.’ 하고 ‘아멘’으로 그 자리에 나갔다. 모두가 모인 자리, 앞에 서신 관구장 지도 신부님이 입을 떼셨다.
“여러분, 율리아 자매님이 지금 아주 잘못하고 있다고 많은 얘기를 들었습니다. 여러분이 율리아 자매님에 대해서 할 말이 있으면 누구든 손을 들고 잘못된 부분을 낱낱이 얘기해주세요.” 하셨다. 전혀 예상치 못한 신부님의 말씀에 나는 깜짝 놀랐다. 왜냐면 나는 다른 회원들이 또 판단하고 욕할까 봐서 관구장 지도 신부님에게 따로 인사조차 드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신부님께서 그 자리에서 대번에 그렇게 말씀하시니, 아무도 말하지 못하고 정적만이 흘렀다. 그러자 신부님은 결론을 내리셨다. “그럼 율리아 자매님을 시기 질투해서 그랬구먼! 시기질투로 한 사람을 그렇게 낙오자로 만들면 어떻게 합니까?” 그 말씀에도 여전히 누구도 말하지 못하고 고개를 떨구고 있었다.
신부님께서는 또 “사부이신 프란치스코 성인을 따르고자 하는 여러분들이 그러면 안 되지요. 회개하고 다시 새로 시작하세요.” 하셨다. 나는 필시 예수님과 프란치스코 사부님께서 신부님의 입을 통해 그들에게 말씀해주신 것이라고 생각했다. “예수님! 사부님! 부디 그들이 신부님의 말씀을 통해 깨우치고 회개하여 새롭게 시작하여 작은 영혼들이 되도록 인도해주셔요.”
나는 그들에게 사랑받은 셈치고 생활의 기도로 그들을 위해 봉헌했다. 그러나 그들은 깨어있지 못해, 신부님이 떠나시자 계속 같은 죄를 반복하며 나를 미워했다. ‘하늘나라에서 프란치스코 성인이 피눈물을 흘리시겠구나...’ 나는 더 이상 나로 인해 그들이 죄짓는 것을 볼 수 없었다. 그래서 ‘예수님, 제가 작은 형제회를 그만둘까요?’ 했다.
예수님께서는 지정해놓은 부위를 찌르지 않으셨다. 그래서 “예수님, 알겠습니다. 프란치스코 성인이시여! 얼마나 마음이 아프십니까. 저는 사부님이신 성인의 영성은 따르겠으나 더 이상 그들이 저로 인해 죄짓지 않도록 이 회를 떠나 사부님의 영성을 따라 성모님의 일을 더욱 열심히 하겠습니다.”
나는 본당 신부님을 찾아가 말씀드렸다. “신부님, 이제까지 저는 단 한 영혼한테라도 영적으로 도움을 주는 프란치스칸이 되려고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러나 제가 작은 형제회에 나오면 형제들이 주님 안의 한 형제애를 가지고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저를 시기 질투하여 단죄하며 죄짓고 있으니, 그들을 죄짓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성모님 일만 열심히 하렵니다.”
그러자 신부님께서 “그래, 율리아, 율리아가 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데 그 일만 열심히 해도 시간이 부족할 거야.” 하며 나를 이해해 주시고 그만두는 것을 허락해주셨다. 그렇게 나는 근 10여 년간 프란치스코 성인에 대한 깊은 존경과 애정으로 활동해온 재속 3회 프란치스코 작은 형제회를 장부와 함께 그만두었다.
비록 활동은 그만두었지만, 종신 서약자로의 긍지를 가지고 나는 그 후로도 성인을 따라 작은 자의 사랑의 길을 걷고자 최선을 다했다. 또한 모든 것을 다 버리고 진정한 가난으로 그리스도를 사랑하신 성인의 얼을 기리며 끊임없는 존경과 사랑을 보냈다.
2014년 4월 18일 성 금요일, 나주 성모 성지에서 십자가의 길 기도를 바치던 나는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힌 채 높이 쳐들려 계실 때 로마 병사가 창으로 오른쪽 옆구리를 찔러 그 창끝이 심장까지 꿰뚫고 지나가는 고통에 동참하다 숨을 거두었다.
그때 천국에 올라가 성부 하느님을 뵙게 되었는데, 성부께서는 내게 천국의 모습을 보여주셨다. 나를 환호하며 맞아주신 수많은 성인 성녀의 무리 가운데, 프란치스코 성인은 환한 웃음과 함께 고개를 끄덕이며 반겨주셨다. ‘프란치스코 성인이시여! 제가 작은 자의 사랑의 길을 끝까지 잘 갈 수 있도록 함께해 주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