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프로젝트💗「주님께서 예비하신 삶」- 541화. 미용실을 경영하기 위하여

wlsgodqn
2023-09-20
조회수 874


미용실을 경영하기 위하여



미용실을 개업하기 위해 남은 것은 남편의 승낙이었다. 나는 남편에게 “주형이 아빠, 나 이제 건강해졌으니 다시 미용실을 해보려고 해요.”라고 말하자 그이는 너무 놀라며 바로 “아니, 뭐라고? 여보, 지금 무슨 말을 했어? 미용실을 한다는 것 내가 잘못 들었지? 그렇지?”라고 했다.


나는 “아니에요, 잘 들으셨어요.” 하자, 남편은 급격하게 안색까지 변하며 “여보, 안 돼. 당신은 아무것도 안 하고 자리에 가만히 누워만 있어도 돼. 하느님이 겨우 살려주셨는데 잘못되면 어떻게 하려고 그래. 나는 절대 허락할 수 없어.” 했다. 아내가 또다시 잘못될까 완강하게 반대하는 남편이 이해가 가기도 했다.


 


그러나 시어머니께서 또 빚 갚아 달라고 하시는데, 그래서 미용실을 하려고 한다는 것을 남편에게는 차마 말을 할 수는 없었다. 무엇보다 할 수 있다는 강한 확신이 들었기에 나는 단호하게 말했다. “주형이 아빠, 걱정마세요. 나에게는 이제 주님께서 함께하시니 어떠한 일도 해낼 수 있는 강인한 힘이 있어요. 문제없이 할 수 있으니 허락해주세요, 네?”

 

내가 아무리 설득해 보아도 남편은 끝내 반대했지만, 나는 포기하지 않고 일에 착수했다. 주님께서 나에게 오셔서 죽음에서 살려주신 이상, 나에게 불가능이란 있을 수 없다는 확고한 믿음이 있었다. 그래서 ‘일 좀 한다고 쓰러질 것 같으면 나를 죽음에서 살려주셨겠나?’ 생각하고 믿음을 가지고 감행했던 것이다.



미용실을 소개해주신 분과 미용실 주인과 함께 식당에 가서 계약서를 쓰자고 하여 식사하면서 남편을 식당으로 불렀다. 나는 “주형이 아빠, 여기다 도장 한 번 찍어줘 보세요.” 하며 결국 계약서에 도장을 찍도록 하였다. 과정이 순탄치는 않았지만, 어찌 되었든 남편의 허락을 얻어 미용실을 시작하기 위해 남편이 도장을 찍도록 한 것이다.



9년 전에 더 큰 미용실을 10만 원에 넘겼는데 더 작은 미용실을 372만 원에 인수했다. 비록 돈은 그때보다 훨씬 더 많이 들었지만, 3은 성부와 성자와 성령님! 삼위일체 하느님을 묵상했고, 72는 성모님의 생애를 묵상하니 너무 좋았다. 생활의 기도로 숫자를 맞추어 가격을 깎아주시도록 하느님께 기도드리며 미용실 주인에게 부탁했다.



그런데 주인은 좋다며 그렇게 가격을 딱 맞추어주셨다. 나는 더더욱 미용실을 주님과 성모님께서 함께 해주시리라 굳게 믿게 되었다. 집에 돌아온 남편은 계속해서 나를 걱정스러운 눈으로 안타깝게 바라보며 “당신이 정 그렇게 하고 싶다면 어쩔 수 없지. 그러나 당신이 손님 머리해줄 생각일랑 하지 말고, 미용사 구해다가 미용사가 하도록 해, 꼭 부탁이야. 이것만은 꼭 들어줘야 해.” 하고 간곡히 부탁했다.



나는 일단 “네, 그렇게 할게요.” 하며 남편을 안심시켰다. 비록 선뜻 허락해주진 않았지만, 나를 그토록 생각해주는 남편이 너무 고마웠다. 그러나 동시에, 하느님께서 분명 함께 해주시라는 믿음이 있었기에 나는 설레는 마음으로 ‘정미용실’을 개업하게 되었다. ‘정미용실’은 먼저 했던 사람이 쓰던 간판이었다.

 

그 사람이 어떤 뜻으로 했던 상관없이, 내가 하느님 사랑 안에서 정이 넘치는 미용실로 새롭게 꾸며나가리라고 지향하며 그냥 쓰기로 했다. 비록 큰 미용실은 아니었지만, 그래서인지 더욱 정답게 느껴졌다. 하느님께서 이곳을 더 정겨운 사랑의 공간으로 만들어주시리라는 확신이 들었다.



“사랑하올 나의 하느님! 당신께서 손수 마련해주신 이 미용실, 언제나 하느님의 사랑이 꽃피는 공간이 되고, 또한 당신의 사랑과 정이 흐르는 장소가 되게 하시어 주님 영광을 드러내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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