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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 프로젝트💗「주님께서 예비하신 삶」-510화. “다섯째 합격했단다.”라고 하는 소리에

wlsgodqn
2023-08-16
조회수 998



 “다섯째 합격했단다.”라고 하는 소리에


다섯째 시동생 판사가 되도록 가르치는데, 아무도 힘이 되어주는 이 없이 오로지 친정어머니 혼자만 나를 도와주셨다. 그동안 내가 죽음의 고통으로 돈을 벌지 못했는데 만약 이번에도 합격하지 못한다면 정말 큰일이 아닐 수가 없었다. 지금 대학원까지 보내면서 시어머니가 가져가신 돈이 얼마인가!

 


시어머니가 여태껏 그렇게 쉽게 가져가시는 돈만 해도 우리가 절대로 감당할 수가 없는, 참으로 힘에 겨운 큰돈이었다. 그 돈을 지금까지도 갚지 못하여 고스란히 빚으로 남아있었다. 이미 막대한 빚을 지고 계신 친정어머니를 생각하면 나는 자다가도 번쩍 눈이 떠질 지경이었다.



얼마나 살지도 모르는 내가 그렇게 빚진 돈을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앞이 캄캄하고 한없이 막막하기만 했다. 암에 걸려 나를 숨도 못 쉬게 짓누르는 그 어떤 고통보다도, 점점 불어나는 그 많은 빚을 친정어머니가 지도록 하는 것은 내 일생에 가장 혹독하고 처절한 아픔이 아닐 수 없었다.

 

이미 시한부를 선고받은 내 목숨은 벼랑 끝에 달려있어 그 많은 빚을 이젠 도저히 갚아나갈 길이 없었기 때문이다. 끊임없는 고뇌에 짓눌리며 아무리 머리를 싸매고 생각을 하고 또 해봐도 빚을 갚을 다른 길이 없었다. 시한부인 내가 이 고통 중에 어떻게 무슨 일을 하여 돈을 벌겠는가!



더더욱 마음 찢어지게 아팠던 것은, 친정어머니가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 아픈 딸과 우리 아이들 넷까지 돌봐주시면서, 시동생이 합격할 때까지 도움을 주시기 위해 시골에 자주 가셔서 농사를 지어야 하신다는 점이었다. 우리 집 생활이 너무 어려워도 다섯째 시동생에게 계속 돈이 들어가야 하니 별다른 도리가 없었다.



너무 아파 자주 넘어지고 쓰러지는 딸을 두고 우리 가족 먹여 살리랴, 시동생 가르치고, 빚 갚느라 농사를 지으러 가시던 어머니의 떨어지지 않던 무거운 발걸음. 몇 번이고 뒤를 돌아보시며 어렵게 떠나시던 어머니를 보며, 나 또한 아무도 몰래 얼마나 숱한 눈물을 쏟았던가!



게다가 작은외숙이 친정집을 불태운 후 머무르실 곳이 없어, 외갓마을 이집 저집 신세를 지시면서까지 농사를 지어 우리 생활을 도와주고 계셨다. 편히 잘 모시기는커녕, 못난 딸의 시동생들 가르치는 데까지 신경을 쓰시며 쉴 새 없이 갖은 고생을 다 하시니 항상 죄송하고 내 마음은 갈가리 찢기는 듯했다.



그동안 친정어머니께서 힘든 중에도 싫거나 힘든 내색 한 번 하지 않으시고 묵묵히 도움을 주셔서 너무나 감사할 뿐이었다. 이런 상황에도 아픈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러나 이 괴로운 시련 속에서, 나를 쓰러트리려 몰려드는 말기 암의 고통이 기승을 부려도 나를 일으켜 세워주실 분은 오로지 하느님 한 분뿐이시라고 간절히 믿었다.

 

고뇌가 나를 짓누르면 짓누를수록 하느님께 열렬히 기도드렸다. “하느님, 다섯째 시동생이 이번에 합격하지 못하면 정말 큰일이에요. 저는 이제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더 이상 어떻게 돈을 구할 방법이 없어요. 친정어머니께서 지금까지만 해도 그 많은 빚을 다 갚으셔야 하는데, 저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요.



부디 제가 이렇게 먹지도 못하면서 견디고 있는 이 모든 고통을 하느님께 온전히 맡겨드리오니, 시동생이 이번 고시에 꼭 합격할 수 있도록 인도해주시어요.” 하며 부단히 간청했다. 딸의 죽음이라는 엄청난 고통을 겪으셔야만 하는 사랑하는 친정어머니께 막대한 빚까지 안겨드릴 수는 없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든 고통 중에 있었지만, 모든 인류를 위하여 온몸을 다 내어놓으신 예수님의 고통을 생각하며, 또 나약한 인간이면서도 전쟁터에서 수류탄과 총알을 자기 몸으로 막아 동료를 구하는 희생정신을 가진 병사를 생각하며, 흐려져 가던 마음을 다잡아 새로운 희망을 갖고 죽는 그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고자 했다.

 

그러던 어느 날 광주에 계신 시어머님으로부터 주인집으로 전화가 걸려왔다. “새댁, 전화 받게. 광주 시어머니가 찾으시네.” 그 순간 나는 너무나 떨려왔다. ‘전에는 전화가 없었으니 돈 달라고 바로 오셨지만, 이제는 전화 통화로 돈 가지고 광주 시댁으로 올라오라고 하시지 않으려나?’ 하는 생각이 들어 두려움에 떨면서 “...여보세요...” 하는데, “어미냐? 다섯째가 합격했단다.” 하시는 것이 아닌가!


 

그 말씀을 듣는 순간 너무나도 기뻐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그 자리에서 펑펑 울고 말았다. 크나큰 안도감과 함께 만감이 교차했다. 그동안 내 몸 하나 움직이기도 힘든 시한부 말기 암 환자면서도 시동생을 가르쳐 법관을 만들기 위하여 잠시도 쉬지 못하고, 돈을 조금이라도 더 벌기 위해 온갖 고생을 마다하지 않았다.

 

 

그래서 이리 뛰고 저리 뛰며 지내왔던 7년간의 길고 긴 지난날들이 주마등처럼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이젠 한시름 놨다고 생각하니 그간의 엄청난 긴장이 한순간 모두 풀어지며 감정이 북받쳐 전화기를 든 채 소리 내어 엉엉 울었다.

 

이제는 사법고시에 합격했으니 공부하느라고 애쓰던 시동생이 편하게 되어서 좋고, 매달 돈 걱정하는 우리의 부담을 덜어서 좋고, 친정어머니도 더는 힘들게 농사짓지 않으셔도 되니 너무너무 좋았다.


내가 돈 벌어서 가르치려고 시작한 일이었지만, 그동안 시어머님은 내가 다 부담한 시동생의 막대한 학비와 생활비 외에도 당신이 직접 보냈다며 수시로 큰돈을 요구하셨다. 그 금액은 남편의 한 달 월급보다 몇 배가 훨씬 넘도록 많았기에 막바지에 이르러서는 죽어가는 고통 중에 얼마나 힘들고 난감했었던가!


 

급기야 시한부 인생이 되어 하루하루 다가오는 죽음을 기다리며 꺼져가는 생명 앞에서의 그 깊은 고뇌, 그 무거운 마음의 짐에 깔려 괴롭게 신음하던 나! 그런데 시동생이 사법고시에 최종 합격하니, 나의 마음 부담도 없어져서 좋고 모두가 부담감에서 해방되어 너무 좋았다.

 

모든 것이 하느님께서 기도를 들어주신 덕분이라 생각되어 내 마음속에서는 하느님께 대한 감사의 찬미가 끊임없이 울려 퍼졌다. “오, 하느님! 비천한 저에게 이토록 크신 자비와 사랑 베푸시니 감사할 뿐이옵니다. 오로지 하느님 홀로 영광 받으시고, 우리 가족 모두가 감사가 마르지 않으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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