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외롭고 슬프고 처절한 내 인생의 장막이여!
밀물처럼 밀려드는 기억의 바다에 잠겨 버스를 타고서 집에 가는 그 길, 파아란 하늘만은 청쾌하게도 높아, 외로운 구름 한 점 없었다. 수많은 물방울로 이어진 구름이 고고한 창공 거센 바람으로 흔적도 없이 공중에 흩어지듯, 나의 순간순간 극심하던 고통의 이슬방울로 점철되었던 내 한 생애!
죽음이란 거센 바람 앞에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33년의 세월이 공허한 허무의 창공으로 아스라이 흩어져가고 있었다. 꿈 많던 외톨이 소녀가 그토록 사무치게 그리워한 다정한 파파가 계신 하늘로 귀천할 때가 다가왔나 보다. 이제 나에게 남은 것은 가족을 향한 사랑, 그 외엔 아무것도 없었다.
얼마나 생명이 남았을지 알 수 없지만, 그 무엇보다 소중한 나의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그 어떠한 걱정도 끼치고 싶지 않았다. 떨리는 입술을 굳게 다물고, 곧 닥쳐올 나의 죽음을 나 홀로 조용히 받아들이기로 했다. 하지만 단 하나뿐인 나의 사랑하는 소중한 어머니를 떠올리자 여린 가슴 한가득, 감당할 수 없이 슬픔이 북받쳐 올랐다.
27세의 꽃다운 나이에 남편도, 집도, 재산도 다 잃고 홀로되신 나의 어머니는 강해지셔야만 했다. 기댈 곳 하나 없는 험한 세상에서 하나뿐인 딸을 기르시고자 온갖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으셨던 어머니. 내가 어려서부터 ‘아비 없는 홀어미 자식’ 소리 듣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해 잘 키워보시고자 하신 나의 어머니!
그래서 마음과는 달리 다정한 말 대신 하셔야만 했던 심한 꾸중들과, 숱한 매가 부러지도록 매를 들으셔야만 했던 어머니의 크고 깊은 사랑! 결혼시킨 딸네 가정을 지켜주기 위해 지금까지도 온갖 고생 마다치 않으신 어머니께 제대로 된 효도 한번 못하고 내 삶의 마지막을 장식해야 하다니...
딸만을 위해 그토록 고생하시며 온 생을 다 바치신 어머니를 생각하면 마치 애써 쌓아둔 둑이 순식간에 터져 내릴 것만 같았다. ‘우르릉 쾅쾅!!!~’ 갑자기 현천처럼 쏟아져 내리는 폭우 속에 홀로 서서, 살을 에는 찬비를 흠뻑 맞다가, 일순간 온몸을 다 태울 듯 내리치는 벼락을 맞은 듯했다.
어떤 말로도 내가 처한 처참한 상황을 도저히 다 표현할 수 없는 극심하기만 했던 아픔과 슬픔과 고통들... 나는 격정이 가득 차올라 숨조차도 쉬지 못하도록 가슴이 저려왔다. 심장이 당장이라도 멎을 것만 같았다. 평생 수없이 죽어갔던 나를 위해 눈이 다 짓무르도록 우시며 전전긍긍하셨던 내 어머니를 홀로 놔두고 먼저 아버지 곁으로 가야 하다니...
‘오, 가여우신 나의 어머니! 어머니의 자랑스런 딸로 열 아들 부럽지 않게 호강시켜 드리고자 그 무수한 고통의 세월들을 눈물을 머금고 버티어왔건만... 오 아버지, 나의 아버지! 이제 어머니 가슴에 쓰라린 무덤이 되어야만 하는 저는 어쩌면 좋아요? 부족하기만 한 딸, 저 때문에 어머니의 그 한평생 그토록 가냘픈 한 몸 다 바쳐 희생하고 고생하셨는데...
어머니 나의 어머니! 끝내 어머니 가슴에 대못을 박는 불효녀가 되어야 하는 저를 부디 용서해 주세요. 그리고 사랑하는 내 소중한 아기들아! 엄마 없는 이 세상에 아직 어린 너희가 어찌 살아가라고 엄마가 이 몹쓸 병에 걸려 치료도 못 했단 말이냐? 이 엄마가 목숨 바쳐 사랑하는 너희를 두고 어찌 이 두 눈을 감는단 말이냐?’
암탉이 병아리를 날개 안에 모으듯 내 품 안에 옹기종기 모여드는 네 아이의, 마음이 녹아내리듯 사랑스러운 따뜻함. 네 아이들은 내 삶의 전부가 되어있었다. 아픈 엄마를 애닯게 바라보는 맑은 여덟 눈동자와, 아무 말씀 없이 바라만 보아도 나를 다 아시는 어머니의 안타까운 눈빛을 생각하니 나는 끝내 남모를 눈물을 터트리고 말았다.
‘그래... 그동안 얼마 남지 않았을 시간까지도 가족을 위하여, 최선을 다하여 아낌없이 불사르리라. 내 모든 것 다하여 사랑을 바치리라!’ 굳게 다짐하고 버스에서 내려 있는 힘을 다해 집을 향해 걸어가는데 눈물이 앞을 가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한 걸음도 뗄 수가 없었다.
하염없이 쏟아지는 눈물, 억제할 길 없이 무너지는 마음, 아무리 고통스럽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최선을 다해 꿋꿋이 헤쳐나갔던 나날들! 비록 무수히 짓밟히며 살았어도 꿈 많던 어린 시절과 불굴의 의지로 점철된 나의 삶을 뒤돌아본다. 저 청명하고 높은 창공에 나의 고통스러운 마음을 초연히(超然) 띄워 보냈다. 오! 슬프고 처절한 나의 인생 장막이여!
오! 외롭고 슬프고 처절한 내 인생의 장막이여!
밀물처럼 밀려드는 기억의 바다에 잠겨 버스를 타고서 집에 가는 그 길, 파아란 하늘만은 청쾌하게도 높아, 외로운 구름 한 점 없었다. 수많은 물방울로 이어진 구름이 고고한 창공 거센 바람으로 흔적도 없이 공중에 흩어지듯, 나의 순간순간 극심하던 고통의 이슬방울로 점철되었던 내 한 생애!
죽음이란 거센 바람 앞에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33년의 세월이 공허한 허무의 창공으로 아스라이 흩어져가고 있었다. 꿈 많던 외톨이 소녀가 그토록 사무치게 그리워한 다정한 파파가 계신 하늘로 귀천할 때가 다가왔나 보다. 이제 나에게 남은 것은 가족을 향한 사랑, 그 외엔 아무것도 없었다.
얼마나 생명이 남았을지 알 수 없지만, 그 무엇보다 소중한 나의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그 어떠한 걱정도 끼치고 싶지 않았다. 떨리는 입술을 굳게 다물고, 곧 닥쳐올 나의 죽음을 나 홀로 조용히 받아들이기로 했다. 하지만 단 하나뿐인 나의 사랑하는 소중한 어머니를 떠올리자 여린 가슴 한가득, 감당할 수 없이 슬픔이 북받쳐 올랐다.
27세의 꽃다운 나이에 남편도, 집도, 재산도 다 잃고 홀로되신 나의 어머니는 강해지셔야만 했다. 기댈 곳 하나 없는 험한 세상에서 하나뿐인 딸을 기르시고자 온갖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으셨던 어머니. 내가 어려서부터 ‘아비 없는 홀어미 자식’ 소리 듣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해 잘 키워보시고자 하신 나의 어머니!
그래서 마음과는 달리 다정한 말 대신 하셔야만 했던 심한 꾸중들과, 숱한 매가 부러지도록 매를 들으셔야만 했던 어머니의 크고 깊은 사랑! 결혼시킨 딸네 가정을 지켜주기 위해 지금까지도 온갖 고생 마다치 않으신 어머니께 제대로 된 효도 한번 못하고 내 삶의 마지막을 장식해야 하다니...
딸만을 위해 그토록 고생하시며 온 생을 다 바치신 어머니를 생각하면 마치 애써 쌓아둔 둑이 순식간에 터져 내릴 것만 같았다. ‘우르릉 쾅쾅!!!~’ 갑자기 현천처럼 쏟아져 내리는 폭우 속에 홀로 서서, 살을 에는 찬비를 흠뻑 맞다가, 일순간 온몸을 다 태울 듯 내리치는 벼락을 맞은 듯했다.
어떤 말로도 내가 처한 처참한 상황을 도저히 다 표현할 수 없는 극심하기만 했던 아픔과 슬픔과 고통들... 나는 격정이 가득 차올라 숨조차도 쉬지 못하도록 가슴이 저려왔다. 심장이 당장이라도 멎을 것만 같았다. 평생 수없이 죽어갔던 나를 위해 눈이 다 짓무르도록 우시며 전전긍긍하셨던 내 어머니를 홀로 놔두고 먼저 아버지 곁으로 가야 하다니...
‘오, 가여우신 나의 어머니! 어머니의 자랑스런 딸로 열 아들 부럽지 않게 호강시켜 드리고자 그 무수한 고통의 세월들을 눈물을 머금고 버티어왔건만... 오 아버지, 나의 아버지! 이제 어머니 가슴에 쓰라린 무덤이 되어야만 하는 저는 어쩌면 좋아요? 부족하기만 한 딸, 저 때문에 어머니의 그 한평생 그토록 가냘픈 한 몸 다 바쳐 희생하고 고생하셨는데...
어머니 나의 어머니! 끝내 어머니 가슴에 대못을 박는 불효녀가 되어야 하는 저를 부디 용서해 주세요. 그리고 사랑하는 내 소중한 아기들아! 엄마 없는 이 세상에 아직 어린 너희가 어찌 살아가라고 엄마가 이 몹쓸 병에 걸려 치료도 못 했단 말이냐? 이 엄마가 목숨 바쳐 사랑하는 너희를 두고 어찌 이 두 눈을 감는단 말이냐?’
암탉이 병아리를 날개 안에 모으듯 내 품 안에 옹기종기 모여드는 네 아이의, 마음이 녹아내리듯 사랑스러운 따뜻함. 네 아이들은 내 삶의 전부가 되어있었다. 아픈 엄마를 애닯게 바라보는 맑은 여덟 눈동자와, 아무 말씀 없이 바라만 보아도 나를 다 아시는 어머니의 안타까운 눈빛을 생각하니 나는 끝내 남모를 눈물을 터트리고 말았다.
‘그래... 그동안 얼마 남지 않았을 시간까지도 가족을 위하여, 최선을 다하여 아낌없이 불사르리라. 내 모든 것 다하여 사랑을 바치리라!’ 굳게 다짐하고 버스에서 내려 있는 힘을 다해 집을 향해 걸어가는데 눈물이 앞을 가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한 걸음도 뗄 수가 없었다.
하염없이 쏟아지는 눈물, 억제할 길 없이 무너지는 마음, 아무리 고통스럽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최선을 다해 꿋꿋이 헤쳐나갔던 나날들! 비록 무수히 짓밟히며 살았어도 꿈 많던 어린 시절과 불굴의 의지로 점철된 나의 삶을 뒤돌아본다. 저 청명하고 높은 창공에 나의 고통스러운 마음을 초연히(超然) 띄워 보냈다. 오! 슬프고 처절한 나의 인생 장막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