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께서 예비하신 삶」- 353화. 새로운 셋방

wlsgodqn
2022-11-14
조회수 1317



 새로운 셋방


처음으로 넓은 마당, 넓은 텃밭, 넓은 방에서 살게 되니 마음까지 넓어진 듯했다. 처음으로 주인집과 우리 두 집이 살게 되어 누구의 눈치도 볼 것 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마음껏 사랑을 나누며 살겠구나!’ 하며 행복한 꿈에 부풀었던 그 기쁨도 잠시, 안집 주인과 무엇이든지 함께 나누어 먹고 사랑을 나누고 싶었던 내 마음은 여지없이 꺾여 버렸다.


나는 돈이 없는 가운데서도 사랑을 나누고 싶어서 식재료 하나를 사도 똑같이 반으로 나누어 주인집에 줬다. 우리 가족 먹을 몫이 작아지더라도 나누고자 했는데 그녀는 그렇게 나눈 음식까지도 탓하며 불평을 해서 마음이 아팠다. 그렇지만 나는 너무나도 사랑을 나누고 싶은 마음이었기에 주인집에 계속 사랑을 베풀었다.
 
주인집 아기도 봐주고 먹여주기도 하며 계속 사랑을 베풀었는데 그 사랑은 통하지 않았다. 그 집 부부는 부부 싸움이 너무 잦아 어려운 살림의 우리 장독까지 깨트리는 소동이 벌어졌다. 장독이 깨지면 어렵사리 마련해서 담은 고추장, 간장, 된장 등 귀한 장들이 다 바닥에 쏟아져서 못 먹게 되었다.
 
간장은 땅에 쏟아졌으니 주워 담을 수 없었지만, 땅에 닿지 않는 곳에 있는 된장, 고추장은 조심스럽게 잘 골라 담아 고추장은 다시 끓여서 사용했다. 그 집에서는 계속해서 찬바람이 돌아 견디기 힘이 들었다. 그 집 아이가 호미로 우리 큰아이 이마를 때려 피가 나는데도 오히려 우리 아이를 야단쳤다.
 

그리고 나에게는 아이 교육 잘하라는 등 입에 담지 못할 어처구니없는 말을 했다. 나보다도 어린 그녀는 이사 오기 전에 나를 굳이 찾아와서 설득하지 않았던가! “우리 집으로 이사만 와보세요. 우리 집 텃밭에 무엇이라도 심으면 두 집이 충분히 먹을 수 있어요.
 
그러면 시장에 가지 않아도 되고, 펌프를 사용하니 물세도 들지 않고, 오물세 낼 필요도 없어요. 합수 퍼가는 사람이 있어 똥 푼 값도 안 들어요.” “그러면 집세는 전세니 매달 돈 내는 건 없겠네요?” “그럼요. 다른 거 낼 것이 없으니 얼마나 이익이에요? 그러니 우리 집으로 꼭 이사 오셔요.”


이렇게 감언이설로 나를 자신의 집으로 이사 오도록 설득했던 그녀는 한 달이 지나자 완전히 달라졌다. 그녀의 약속에 무리를 해서라도 돈을 마련하여 전세를 온 것인데... 허울 좋았던 그녀의 말과는 달리 텃밭을 나와 함께 가꾸었는데도 행여라도 우리가 먹을까 봐 채소들은 미처 다 자라기도 전에 족족 없어지곤 했다.
 
수확한 채소들을 밖에 내다 파는지 모르겠지만, 우리에게는 채소 하나도 주지 않고 손도 대지 못하게 했다. 게다가 수시로 펌프값 내라, 똥 푼 값 내라 하며 지나치게 많은 돈을 요구해 왔다. 우리가 이사 한 뒤로 펌프도 고장 나지 않았고, 화장실도 한 번도 푸지 않았다.

 
그런데도 없는 금액을 만들어 터무니없이 큰돈을 요구해 왔다. 그동안 그녀가 바가지 씌우는 대로 대항하지 않고 원래 없었던 셈치고 아끼며 달라는 대로 주곤 했지만, 계획에 없던 큰돈들이 자꾸 나가니 생활은 더욱 어려워졌다. 나는 이번에도 없었던 돈인 셈치고, 그녀가 요구하는 대로 그냥 주려고 했다.
 
 
그런데 시어머니가 어제 돈을 가져가시는 바람에 줄 수 있는 돈이 하나도 없었다. 그래서 대화로 풀어보려고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아기 엄마, 아기 엄마가 나 찾아와서 ‘펌프를 사용하니 물세도 들지 않고, 오물세 낼 필요도 없고 합수 퍼가는 사람이 있어 똥 푼 값도 안 든다.’라고 하셨잖아요.”
 
“그래서요?” “그리고 텃밭에 무엇이라도 심으면 두 집이 충분히 먹을 수 있다고 하셨잖아요. 그런데 어떻게 된 거예요.” 했더니 “아니, 남의 집에 살면서 그냥 공것으로 살려고 했어요?” 오히려 흥분하며 큰소리치는 그녀의 말은 처음의 약조와 너무나 달라 당혹스러웠다.
 
“아니, 공것으로 살려고 한 것은 아니죠. 나는 공것 좋아하지 않아요. 그런데 날 찾아와서 말한 것과는 너무 달라서요. 그런데 알겠어요. 드릴 테니 조금만 더 기다려 주세요.” 나는 또다시 사랑받은 셈치고 봉헌하며 어렵게 돈을 마련하여 그녀가 달라고 한 대로 내주며 흥분한 그녀를 진정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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