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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 프로젝트💗「주님께서 예비하신 삶」- 520화. 포도당 주삿바늘을 온몸에

wlsgodqn
2023-08-28
조회수 927



포도당 주삿바늘을 온몸에


계속 시어머니께 돈을 대어드리다가 아무리 아파도 돈이 없어 병원에도 못 가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해 암으로 발전했다. 급기야 온몸에 전이된 암 덩어리가 항문 밖에까지 튀어나와 대변조차 볼 수가 없었다. 그럴 때 다른 사람들은 배를 뚫어 인공항문을 만들기도 하는데 내 상태는 그것마저 불가능한 최악의 상태였다.

 

당시 내 혈압은 50-40이 나오다가 그 뒤로는 아예 혈압이 잡히지도 않았고, 모든 기능이 다 저하되어 혈관도 찾을 수 없었다. 그래서 수술은커녕 링거 하나도 맞을 수 없었다. 그런 정도면 움직일 수도 없다고 한다. 목도 암으로 가득 차 물조차 마시지 못하고, 항문도 암으로 가득 차 배변도 하지 못하는 상황!



그뿐인가? 각종 합병증으로 온몸이 아프지 않은 곳이 하나도 없었는데, 지금 생각해도 죽을 수밖에 없던 상황에서 그 오랜 시간을 도대체 어떻게 살아있을 수 있었는지 알 수가 없다. 분명 하느님의 섭리였으리라. 목도 암으로 다 부어올라 겨우 물도 아주 조금씩 마시면서 그마저 토하기도 했다.



그래서 나는 하느님께, 아주 소량만 마실 수 있었지만, 하느님께 ‘저에게 꼭 필요한 영양분으로 흡수시켜 주소서!’하고 간절히 기도하면서 하루하루를 버텨내고 있었다. 온몸은 얼음장처럼 차가워져 갔다.

 

그래서 옆에 자던 남편이 잠결에 행여라도 내 몸에 손이 닿으면, 너무 차가워 자신도 모르게 “으윽!” 하고 깨어나서는 나를 보고 “여보, 미안해.” 할 정도였다. 그래도 나는 ‘기필코 살아야만 한다.’며 홀로 영암 대성병원에 마지막으로 갔을 때, 병원에서는 아무것도 해줄 수 있는 것이 없다고 했다.


그들은 내게 “우리는 최선을 다했습니다. 더는 병원에서 할 수 있는 게 하나도 없으니 집에 가서 맛있는 것이나 잡수시며 쉬세요.” 하면서 집으로 돌려보내지 않았던가! 그런데 그런 몸으로도 목숨이 붙어있는 한 나는 가정주부로서, 엄마로서의 의무를 다하며 모든 일을 다 해온 것이다.



나는 그렇게 죽어가면서도 아픈 티를 내지 않으려고 늘 미소를 잃지 않으며 최선을 다했다. 기어다니면서 일을 하다가도 남편이나 아이들이 보이면 얼른 일어서서 웃으며 필요한 일들을 해주면서 건강한 셈 치고 봉헌했다.



아이들 넷을 돌보기 위해 늘 최선을 다해 혼신의 노력을 다했는데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지는 표현할 방법이 없다. 굳이 말하자면, 이런 상황을 두고 ‘사는 것이 죽음보다 더 힘들었다.’라고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상태임에도 살아보려는 나의 노력은 처절하고도 처절했다.

 

마지막으로 병원을 다녀온 나는 어떻게든 대변을 보기 위해 관장약을 사다 항문에 넣어보려고 안간힘을 써보았다. 그러나 항문이 다 암 덩어리로 가득 차버렸으니 어찌 약물이 들어가겠는가. 아무리 노력해도 약물은 항문 밖으로 다 새어 나왔다.



이는 직장에서 항문까지 퍼져나온 암 덩어리로 인한 그 극심한 고통을 경험해 본 사람이 아니고는 그 누구도 그 고통을 조금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 저 어쩌면 좋아요? 제가 세상을 떠나면 저 하나만을 믿고 살아오신 우리 어머니는 어떻게 해요? 

   


아버지! 저 너무 힘들어요. 어머니 가슴에 무덤이 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했는데, 착한 우리 아이들도 아직은 엄마의 손길이 필요한데 어떻게 해요. 아버지, 아버지!’ 나는 홀로 고뇌하며 쓰린 가슴을 부여잡고, 아파하는 모습도 그 누구에게 보이지 않기 위해 소리 없는 침묵의 절규로 가슴 태우며 울부짖었다.

 

그러다가 ‘그래, 우리 어머니를 위해서라도, 착한 내 아이들을 위해서도 내가 살아야 한다. 이대로 포기하고 죽을 수는 없다.’ 하며 마음을 다잡곤 했다. 극심한 고뇌에 짓눌리다, 또다시 마음을 굳건히 하기를 수백 번, 아니 수천, 수만 번도 넘게 반복했을 것이다.


 

그러다가 예전에 남편이 영암지소장으로 있을 때, 대성병원 간호사들과 의사, 원장까지 내게 주사를 놓다가 주사가 들어가지 않아 포기했을 때, 남편이 집에서 손가락에 링거를 쉽게 놔주었던 일이 생각났다. 그래서 나는 남편에게 어렵게 부탁했다.


 

“주형이 아빠, 내가 잘 먹지 못하니 영양제라도 하나 맞아보면 어떨까요?” 하니 “그래.” 하고 남편은 얼른 준비하여 영양제를 놓았다. 그러나 혈관은 찾았어도 주사액이 들어가지도 않을뿐더러 너무너무 아팠다. 그러자 남편은 “여보, 여태껏 먹지도 못하고 주사도 못 맞았으니 영양제는 안 되겠어. 포도당이라도 한번 맞아보도록 할까?”라고 하였다.

 

그래서 병원에서도 포기한 주사를 포도당 500cc를 맞아보기로 했다. 그런데 남편이 주사를 놓자 바늘이 잘 보이지도 않는 혈관에 정확히 잘 꽂혀, 처음에는 포도당이 들어가는 듯하다가 이내 혈관이 터지고 말았다. 혈압이 잡히지 않을 정도로 온몸에 혈액순환이 되지 않고 있었는데 어떻게 영양제건 포도당이건 들어갈 수가 있었겠는가!


 

실 같이 얇아진 혈관이 터질 때마다 잔뜩 부어 너무 아픈데도 포기하지 않았다. 나는 절박한 심정으로 또다시 남편에게 다른 혈관을 찾아달라고 하여 포도당을 맞기를 반복했다. 주사 한 번 꽂을 때마다 “불가능이 없으신 나의 하느님, 부디 이 포도당을 신약으로 변화시켜주소서. 그래서 제 영혼 육신의 암 덩어리들을 모두 깨끗이 없애주시어 건강을 회복시켜주소서.” 하고 기도드렸다.


 

아무것도 먹을 수 없으나 이대로 포기할 수는 없었기에 그렇게 하느님께 간절히 기도드리며 포도당이라도 맞아보려는 발버둥이었다. 혈관이 터질 때마다 부어올라 나는 너무 아팠다. 하지만 “하느님, 이 고통을 우리 가족들을 위하여 바치오니, 제가 아파서 잘 해주지 못하는 것까지 모두 다 하느님의 사랑으로 채워주셔요.”라고 간절히 기도드렸다.


그러기를 계속 반복하니 온몸에 주삿바늘을 꽂을 수 있는 혈관이 있는 곳(어깨, 팔뚝, 팔목, 손, 손가락, 사타구니, 다리, 발가락, 머리, 이마 등등)은 모두 터져 멍이 들었다. 결국, 나는 24시간 동안 포도당 250cc도 채 맞지 못했다. 이는 살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었다. 정말 피눈물 나는 노력이었다.


 


그러나 주사가 들어갈 수 있는 모든 혈관은 다 터져 멍이 들어 더 이상 맞을 수도 없었다. 포도당을 다 맞은 셈 치고 봉헌했지만 ‘오히려 죽는 것이 더 편할 것이다.’라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로, 모든 것이 고통이었다. 이는 내가 주님을 만나 암을 치유 받기 전 마지막 맞은 링거였다.

 

살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었으나 차라리 죽기보다도 훨씬 더 어려운 것 같았다. 그러나 나는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며 그 고통들마저도 하느님의 달콤한 사랑을 받은 셈 치고 봉헌했다. 그리고 그 모든 고통들이 가족들에게 은총으로 흘러 들어가기를 바라며, 흘러내리는 눈물을 아무도 보지 않도록 닦아내야 했다.

 





* 작은 영혼이 대변을 그토록 오래 보지 않고 살아있던 것 자체가 하느님의 도우심으로 판단된다. 음식을 먹으면 찌꺼기가 장에서 부패, 발효된다. 그때 발생하는 독소와 유해물질들을 대변으로 배출해야 하는데, 계속 장 속에 가지고 있게 되면 장 점막의 혈관을 통해 독소, 유해물질이 재흡수 된다.

 

그러면 독소와 유해물질들이 혈액을 타고 전신에 퍼지며 혈관에 염증, 패혈증 등을 일으키고 심각할 경우 암까지 일으킨다. 뿐만아니라 장 폐색, 장 점막 괴사, 복막염 등 합병증으로 사망에까지 이를 수도 있고 실제로 이런 원인으로 죽은 사람도 있다. 작은 영혼이 아무리 그간 먹은 것이 없고 토했다고 한다 해도, 어떻게 7개월이나 되는 날들을 대변을 보지 못하고 살 수가 있었겠는가!

 


하느님께서는 작은영혼을 세상 구원을 위한 도구로 사용하시기 위하여 어린 시절부터 고통의 화덕에서 단련시키시고 죽기 직전까지의 극심한 고통은 허락하셨지만, 위기의 순간에는 항상 당신의 숨결로 감싸 구해주셨기 때문이다. 이는 필시 하느님의 무한하신 자비하심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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