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께서 예비하신 삶」- 419화. 진흙 속으로 빠져들다가 결국 전신이 잠겨버리다

wlsgodqn
2023-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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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흙 속으로 빠져들다가 결국 전신이 잠겨버리다

나는 전에는 어려운 순간마다 계속 아버지를 찾았는데 어느 순간부터 아버지도 찾고 하느님도 찾았다. 그러다 나중에는 하느님만 찾게 되었다. 나는 “하느님! 꼭 함께 해주셔요.” 하면서 조금씩 조금씩 미끄러운 돌을 딛고 내려가기 시작했다. 우물 안엔 잡거나 디딜 곳이 마땅치 않았다.
 
그런 데다가 물이 말라 그동안 안 썼기에 이끼가 잔뜩 끼어 더 위험하고 미끄러웠다. 나는 조심조심 이쪽 돌, 저쪽 돌을 손으로 잡으려고 애썼다. 그리고 돌 틈 사이에 생긴 작은 구멍에 손가락을 끼워서 잡고, 다른 손은 반대편 우물 벽에 그렇게 한 다음 손끝에 힘을 주었다.


그리고 양 손바닥으로 우물 벽을 힘껏 밀어 몸이 밑으로 떨어지지 않게 한 뒤, 발가락 끝을 더 밑에 있는 돌 틈 사이에 넣고 발바닥에 힘을 주면서 조금씩 내려갔다. 나는 그렇게 간신히 내려가면서도 하느님께 온전히 의지하여 장난감 가지고 놀이하는 셈 치고, 또 운동하는 셈 치고 내려간 것이다.
 
그리고 힘들어할 아기에게 “아가야, 힘들지? 미안해. 근데 우리 함께 사랑을 실천하는 거란다. 할머니가 물 길으러 다니시기가 얼마나 힘드시겠니? 우리 사랑받은 셈 치고 힘들어도 잘 봉헌하자. 응?” 하고 속삭였다. 그러자 마치 응답이라도 하는 듯 아기가 발로 배를 세 번이나 툭툭툭 찼다.


“네~ 엄마~” 하는 아기의 음성이 들리는 듯했다. 나는 돌을 붙잡은 손으로는 배를 만질 수 없으니 아이를 어루만지는 셈 치고 “아가야, 고마워. 우리 함께 잘 해보자.” 하고는 ‘그래, 최선을 다하자. 사랑 실천!’ 하며 마음을 다잡았다. 나는 이제까지 살아오면서 어떤 것이든 맘먹으면 무엇이든지 사랑으로 해내지 않았는가!
 
이 일은 결코 쉽지 않았다. 아니 불가능에 가까운 무모한 일이었지만 내 사랑을 다해 잘 해보려고 굳게 결심했다. 그토록 어렵게 우물 아래로 내려가 바닥에 겨우 발을 디뎠다. 그런데 그 순간 내 몸이 진흙 속으로 쑤욱 빨려 들어가는 것이 아닌가! 순식간의 일에 나는 너무나 놀라 “어어~어어어~윽? 아가야 미안해! 아가야 미안해!”하고 소리쳤다.
 

이는 오랫동안 물과 함께 흘러내린 진흙이 우물 바닥에 두껍게 쌓여 수렁처럼 된 것이었다. 나는 순식간에 배까지 잠겨 버렸다. 지하 7m 우물 속 진흙 수렁은, 캄캄한 데다가 소름이 돋을 만큼 너무 차가워 몸이 오들오들 떨려왔다. 나는 그렇다 해도 4개월 된 배 속의 아기를 생각하니 진저리가 쳐졌다. 찬 곳에 들어갔다가 아기가 잘못될까 봐 너무 걱정되었다.
 

임신한 몸이라 그런 지 체온이 더 급격히 내려가는 것 같았다. 뼛속까지 시려오는 어두운 진흙 수렁 속에서 나는 수렁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한참을 허우적거리며 몸부림쳤다. “오, 나의 하느님, 내 아버지시여! 저와 제 아이를 지켜주소서. 이 차갑고 어두운 수렁에서 건져 주셔요.” 나는 너무 먹지 못했기에 어지럽기까지 했다.


그렇지만, 아기를 생각하며 정신을 차리고자 애썼다. 나는 수렁에서 허우적거리다가 겨우 가 쪽에 있는 돌을 잡을 수 있었다. 간신히 돌을 붙잡고 배가 진흙 속에 잠기지 않도록, 조금 더 올라가 돌을 딛고 겨우 정신을 차리고 심호흡을 했다. 진흙을 퍼담을 수 있는 높이까지만 올라갔다.
 
다리는 차가운 진흙 속에 빠진 채 돌벽을 양쪽 발로 힘을 주어 딛고 있었다. 그 상태로 힘들게 허리를 숙여 양동이에 흙을 퍼 담으려고 했다. 그런데 그 순간! 돌에서 발이 미끄러져 다시 진흙 속으로 빠져들다가 결국 전신이 잠겨버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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