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께서 예비하신 삶」- 362화. 시어머니 돈 해드리기 위해 또 이사를

wlsgodqn
2022-11-25
조회수 1096


 시어머니 돈 해드리기 위해 또 이사를 
 
어느 날, 밖에서 아이들이 놀고 있었는데 갑자기 큰아이의 울음소리가 크게 들렸다. 서둘러 마당으로 나가보니 큰딸의 머리에서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누나가 피 흘리는 모습을 보고 작은 아이도 울고 있었는데 내 가슴이 저려왔다. 주인집 아들이 호미를 들고 우는 아이 옆에 멀뚱히 서 있었다.


보아하니 그 아이가 딸아이를 또 호미로 때린 모양이었다. 나는 얼른 집으로 들어가 깨끗이 빨아 놓은 수건을 가져왔다. “아가, 많이 아팠지?” 흘러내리는 피를 닦아주면서 딸아이를 살펴보니 손에는 이빨로 물린 자국이 선명했다. “휴~” 이빨로 물린 손을 어루만져 주고는 아이를 꼬옥 끌어안았다.
 

나는 아이들이 진정되기를 기다리며 두 아이를 품에 감싸 안고 기도했다. ‘주님, 너무나 아픈 이 엄마의 마음과 속으로 흐르는 눈물과 아이가 흘린 피 한 방울까지도 당신께 바치오니 부디 이 작은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써주세요. 놀랐을 아이들의 마음에 상처가 되지 않게 해주세요.
 
그리고 우리 아이를 때린 이 아이도 앞으로는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이 아이의 상처까지도 따듯한 손길로 어루만져 주세요.’ 딸의 울음이 잦아드는가 했는데 주인집 여자가 문을 쾅 하고 열며 우리가 있는 쪽으로 다가왔다. 그러더니 자기 아들을 끌어당기며 성난 투로 말했다.
 
“너는 다친 데 없어?” 하더니 아들의 손에 들린 호미를 슬쩍 보고는 나에게 되려 “애 좀 잘 보지 그래요? 애들 교육 좀 잘 시켜요!” 하고 미안한 기색도 없이 쏘아붙이고는 자기 아들을 데리고 방으로 휙 들어갔다. 나는 놀랐을 우리 아이들이 사랑받은 셈치고 봉헌하면서 아이들을 다독이며 집으로 데리고 들어왔다.


‘내가 좀 더 잘 돌봐주었더라면 이런 일이 일어나지는 않지 않았을까? 내가 더 좋은 집을 구했더라면 이럴 일이 없었을 텐데... 나로 인해 우리 아이들이 고생하는구나.’ 지혈된 상처를 조심스레 물로 닦으며 치료해주었다. ‘주님, 비록 약이 없어 아이에게 물을 바르고 있지만 예쁜 얼굴에 흉이 지지 않게 해주시고 팔도 잘 아물게 해주세요.’
 
물리고, 호미로 다치는 게 벌써 몇 번째인지... “아가, 엄마가 미안. 많이 놀랐지?” “아냐, 엄마. 엄마가 안아주고 물로 닦아주니까 하나도 안 아파.” 고맙게도 누구를 탓하지 않고 금세 해맑아져 있는 아이를 보니 여러 감정이 교차하며 괜스레 코끝이 찡해왔다.
 
엄마가 몸이 많이 아프고 돈을 버느라 바쁘기에 많은 시간 함께 놀아주지 못하고, 더 좋은 것을 해주지 못해 늘 미안했다. 그래도 늘 내 곁에서 한 번도 투정 부리지 않고 건강하게 잘 자라주는 아이들은 나의 소중한 보물과도 같았다. 그이 빈자리의 시림을 따듯하게 메워주는 우리 아이들에게 늘 너무 고마웠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행여 감기라도 걸려 콧물이 나올 때면 입으로 빨아서 닦아주었다. 다른 아이들 옷소매가 닦은 코로 누렇게 굳어있을 때 우리 아이들의 옷소매는 깨끗했다. 손수건을 챙겨주며 옷에다 코를 닦지 않도록 가르쳐주기도 했지만, 혹시라도 휴지로 닦다가 연약한 피부가 헐고 아플까 봐서였다.
 
다른 이들은 유난스럽다고 할지라도 나는 우리 아이들이 그토록 사랑스럽고 소중할 수가 없었다. 한집에서 살기에 매일 어울려 놀 수밖에 없는 주인집 아이가 자주 우리 아이들을 다치게 하니 마음이 무척 힘들었다. 주인집은 매일 부부 싸움을 하니 그 집 아이는 부모와 있으면 떼쓰고 울기 일쑤였다.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 방을 넘어 크게 울고 떼쓰는 아이의 소리가 늘 들려왔다. 매일같이 물건이 깨지고, 큰 소리로 싸움이 나고, 주인집 아이는 우리 아이들을 때리고 장난감도 뺏어가는 등 괴롭히니 여러모로 가슴을 졸이며 살았다. 그 아이는 맨날 마루를 건너 우리 방으로 와서 놀았다.
 
그러면 나는 그 아이가 불쌍하여 조금이라도 변화될 수 있기를 기도하는 마음으로 정성껏 사랑을 다해 돌보았다. 우리 아이들과 먹을 것도 같이 먹이고 똑같이 돌봐주었다. 그렇게 예뻐했더니 아이는 나를 너무 좋아하며 우리 방에서 떠나려 하지 않았다.
 
자기 부모는 안 따르고 우리 집에서 아이가 살다시피 하자 너무 심하다 싶었는지 그 아이 아빠가 우리 방으로 자기 아이가 못 가도록 마루에 나무로 칸을 쳤다. 그런데도 그 아이는 기어이 그 높은 곳을 넘어서 우리 방으로 왔다. 그 정도로 아이가 나를 좋아하더니 우리 아이들이 나와 가까이 있는 것이 심술이 난 것이다.
 
그래서 그 아이가 우리 애들을 그렇게 자주 때리게 된 것이다. 그 아이의 정서가 불안해서인지 우리 아이들과 노는 중에 자주 때리고 물어버리니 우리 아이들이 무서워했다. 그런 아이까지 함께 돌보고 있자니 내가 더 많이 바빠졌지만, 사랑의 마음으로 끝까지 그 아이를 돌보았다.


그 아이는 먹성도 너무 좋아서 우리 아이들이 먹는 것보다 더 먹으니 그런 나날을 감당하기가 어려웠다. 늘 한 푼이 아쉬운 처지이지만 아이가 불쌍하여 내가 먹을 것을 더 먹지 않으며 허리띠를 더 바짝 졸라맸다. 그런 와중에 시어머님께서 또 돈이 필요하다고 오셨다.
 
나는 그동안 시어머니께 드리느라고 그 근방에서 이미 돈을 다 빌렸기에 더는 이곳에서 돈을 빌릴 수가 없었다. 돈이 없으니 머리해서 드리려고 “어머니, 지금 돈이 없으니 조금만 더 기다려 주시면 안 될까요?” 했더니 기분이 언짢으셔서 성을 내셨다. “너는 큰 며느리이니 네가 다 해야 한다는 걸 잊지 마라이.”


시어머니는 퉁명스럽게 말씀하시고 가셨다. 아무리 생각해도 더는 돈 나올 곳이 없었다. 내가 머리해서 돈을 벌어드린다고 아무리 노력해도 사사로는 늘 한계가 있었다. 남편 신경 쓸까 봐 이제까지 시어머니 다녀가셔도 돈 이야기는 한 번도 하지 않고 내 선에서 다 해결했었다.
 
남편에게 그런 말을 하고 싶지 않았다. 고심 끝에 친정어머니께서 마련해주신 이 집 전세를 사글세로 돌리고 남은 돈을 드리기로 하고 주인에게 사정했다. 이미 매몰차게 거절당한 후인데도 그녀를 찾아갈 수밖에 없는 발걸음이 천근만근 무거웠다. 주인은 또다시 퉁명스럽게 그렇게는 안 된다고 딱 잘라 거절했다.
 
어쩔 수 없이 다른 집을 알아보아야 했다. 안집 부부 싸움으로 인해 그나마 몇 안 되는 장독도 훼손되어 텅 빈 장독대가 눈에 들어왔다. 이왕 이사 가게 되었으니 이번에는 부디 안정적인 곳에 정착하여 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럴 형편이 아니었지만, 시어머니 돈 해드리기 위하여 어쩔 수 없이 또 사글세 집을 찾아서 이사를 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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