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사랑의 메시지

💗「주님께서 예비하신 삶」- 222화. 탈출구를 찾다

wlsgodqn
2022-05-09
조회수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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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탈출구를 찾다

여기저기 상처 난 곳들에 약이 없으니 물이 소독약인 셈 치고 자주 발라도 성이 난 곳들이 많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바지를 입고 긴팔을 입으니 상처들이 보이지 않았지만, 옷이 스칠 때마다 너무 아팠다. 여러 가지 고통 속에서도 사랑받은 셈 치며 일해나가던 어느 날, 손님 머리 손질을 하는데 저쪽에서 주인이 “전라도 년들은….” 하는 소리가 내 귓전을 스쳤다.
 
나도 모르게 그쪽에 신경이 쓰였다. 내게 머리 손질을 받고 있던 중년 손님이 주인에게 “지금 뭐라고 하셨어요?” 물었다. 그러자 주인은 또다시 “전라도 사람들은...” 하면서 전라도 사람들 욕을 하는 것이 아닌가! 그러자 그 손님은 머리 손질이 끝나자 나에게 가만히 다가와 물었다.


“윤 양, 혹시 고향이 전라도야?” “예.” “주인은 고향이 어딘데?” “잘 모르겠어요.” 손님은 이번엔 주인에게 다시 다가가 “고향이 어디예요?”하고 물었다. 그녀는 “왜요? 경상도인데요.” 하더니 나를 째려보다가 저쪽으로 휙 가버렸다. 그러자 손님은 나에게 다가와 눈짓하며 “왜 저러느냐?”고 물었다.
 
내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자 그는 귓속말로 “나도 고향이 전라야.” “예?” “내 고향도 전라도라고.” 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외딴섬 지역에서 혈혈단신이라고 생각했는데 구세주를 만난 느낌이 들었다. 빠져나가기 힘든 이 소굴에서 나를 빼내 줄 수 있는 유일한 은인일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폭행을 당했어도 누구에게 한마디도 하지 않던 내가, 나도 모르게 이곳에서 겪었던 학대와 폭행과 자초지종을 이야기하게 되었다. 그리고 주위 미용사들과 다른 손님들 모르게 내 몸 상처도 보여주었다. 손님은 내 이야기를 듣고, 상처를 보더니 너무 놀라 “어머 어머,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 저 주인이 틀림없이 지역감정으로 윤 양을 더 힘들게 한 것 같아.”
 
흥분하면서 말을 이어갔다. “윤 양이 너무 순진해서 세상 물정을 몰라도 너무 몰라, 그래서 악랄하게 이용만 당하고 있음을 이제 알겠어. 세상에, 말로만 듣던 일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네.” 그 손님은 내가 말한 것보다 더 극심하게 당하고 있음을 대번에 눈치채고, 주인에게 다가가 아주 공손하게 말했다.
 
“윤 양이 저렇게 싹싹하고 착하게 일을 잘하는데 전라도와 윤 양이 무슨 상관이 있나요?” 이 말에 주인 언니가 신경질적으로 뭐라고 뭐라고 하자 손님이 “아니, 고향이 무슨 상관인데? 윤 양 고향이 전라도라고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요?” 했다. 그러자 주인은 필요 이상으로 무섭게 화를 냈다. 그렇게 서로 한참을 옥신각신하다가 싸움으로 번졌다.
 
주인이 “당신이 뭔데 남의 일에 간섭해?” 하며 손님의 머리채를 잡으니, 손님도 뒤질세라 주인의 머리채를 잡고 말했다. 전에 전라도 사람한테 무슨 일을 당했는지 모르겠지만 윤 양이 뭘 잘못했다고 아무 죄 없는 착한 사람한테 앙갚음이냐?” “네가 뭔데 나서서 그래, 엉?”
 

“경상도 사람은 사람이고, 전라도 사람은 사람이 아니어서 그렇게 월급을 한 푼도 안 주고 소처럼 부려 먹으면서 폭행을 해도 되는가? 이 나쁜 여편네야!” 하자 주인 언니는 입에 담지 못할 욕설들을 퍼부으며 치열하게 대들었다. 그 인자하신 아주머니는 때리지 않고 잘 피했는데 오히려 주인이 때리려고 사정없이 대들다가 오히려 자기가 벽에 크게 다쳤다.
 
다른 문제도 아니고 지역감정으로 저토록 치열하게 겨뤄야 하다니! 참으로 통탄스러운 일이었다. 고향이 대체 무슨 문제가 된단 말인가? 한 민족이 서로 사랑하며 일치를 이루어야 하는데, 성실하게 일해도 전라도 사람이라는 지역감정으로 왜 사사건건 당해야 하는가? 이제까지 나는 혹독하게 당해오면서도 사랑받은 셈 치고 봉헌했다.

그러나 지역감정이 이유라는 것을 알고 나니, 나는 가슴이 갈가리 찢기는 듯 너무 아팠다. ‘그동안 내가 주인에게 아무 잘못 없이 인권을 유린 당하며 짓밟힌 이유가 전라도에 대한 나쁜 지역감정 때문이었다니...’ 주인이 전혀 반성의 기색도 없이 계속 맞섰다. 그러자 그 손님이 “선하고 착한 사람을 악랄하게도 유린하여 착취하고 있는 사실을 경찰을 불러 다 이야기해야겠어!”


하고 큰 소리로 말하자 그제야 주인은 바로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모아 빌면서 잘못했다고 사정사정하였다. 결국 두 사람은 뭐라고 이야기를 하더니 합의를 한 것 같았다. 그 인자하신 손님은 나에게 다가와 조용히 내 손에 돈을 조금 쥐여주며 “윤 양아! 이 불쌍한 것, 빨리 약도 사서 바르고 집에 가거라.” 하였다.
 
그 소리를 듣자마자 뒤도 돌아보지 못하고 도망치듯 그 집에서 뛰쳐나왔다. 내 물건을 챙겨 나올 생각도 못 하고 달랑 몸만 빠져나왔다. 그래도 해방된 것만으로 얼마나 안도했는지 모른다. 나를 탈출하도록 도와주신 그 손님에게 진심으로 감사했다.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 그때는 미처 몰랐으나 주님께서 그분을 통해, 벗어나지 못할 무서운 올가미에서 나를 빼내어 구해주신 것이리라.
 
* 주님께서는 작은 영혼을 고통의 화덕에서 철저히 단련시키기 위해 이런 일들까지 겪게 하셨으나, 언제나 결정적인 순간에서 구해주시며 길을 마련해주셨다. 또한 주님께서는, 작은 영혼이 하느님을 알기 전부터 작은 영혼의 고통과 희생을 통해 많은 죄인들을 구원하셨을 것이라 생각된다.
 
이 일화의 미용실 주인처럼, 작은 영혼은 자신을 죽음에까지 이르게 했던 이들까지도 미워하지 않고 사랑받은 셈 치며 오직 그가 마음을 고쳐 새 삶을 살기를 바라면서 온전히 봉헌했기 때문이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타인을 희생시키는 악행을 서슴지 않는 죄인들의 회개와 구원을 위해서도 작은 영혼에게 고통을 허락하신 주님께서는 찬미와 영광을 세세 영원히 받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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