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께서 예비하신 삶」- 288화. 버려질 영혼들을 위하여 바친 나의 봉헌

wlsgodqn
2022-08-30
조회수 1086



 버려질 영혼들을 위하여 바친 나의 봉헌

나는 어려서부터 버려야 할 물건들을 최대한 버리지 않고 쓸 수 있는 한 끝까지 다 사용하고 활용했다. 그것은 정말 기쁘고 보람된 일이었다. 당연히 버려질 것들이 버려지지 않도록 다 활용하면서 폐품이 새롭게 재탄생되어 쓰일 수 있다는 것이 내게는 무척 큰 의미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그렇게 폐품 활용으로 헐어서 버려질 옷이 멋진 옷이 되고, 버려진 물건이 아름다운 작품이 되고, 상하기 시작하거나 누구도 먹지 않아 버려질 음식조차 먹을 수 있는 맛 좋은 음식으로 재탄생 될 때마다 버려질 영혼들도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희망 때문에 가슴이 벅차올라 너무너무 행복했다.
 
그래서 어디에서나 버려질 것들을 여러 가지로 활용했다. 밥을 먹을 때 남는 음식물을 버리는 일이 거의 없었다. 버릴 음식도 먹을 수 있는 부분을 최대한 살려 잘 손질하고 심지어 상한 음식까지도 간절한 지향으로 먹었다.
 


먹지 못하는 거지들이나, 음식이 있어도 아파서 못 먹는 꼭 필요한 사람들에게 그 영양분이 흡수되어 생기 돋아나도록 염원하며 좋은 식탁에서 진수성찬에 먹은 셈치니 너무너무 기뻤다. 나는 여섯 살 때부터 외갓집에서 온갖 힘든 일을 아침 일찍부터 밤늦게까지 했다.
 
그때도 남자 성인이 할법한 일들을 해내면서 잘 먹지 못해 굶는 일이 다반사였지만 부모님이 정성껏 차려주신 진수성찬에 맛있는 음식을 먹은 셈치니 마음은 풍요로웠다. 그래서 늘 구박을 받으면서도 사랑받은 셈치고 기쁜 마음으로 지내는 내게 사람들이 “너는 맨날 맞으면서도 그렇게 웃고 있냐?”고들 하면 그저 살며시 미소 지어 보였다.


미용학원 다닐 때, 기숙사에 불이 나서 이모님 댁에서 숙식을 하며 내가 살림을 도와드렸는데 나는 식사 때 함께 밥을 먹지 않았다. 이모님 가족의 식사가 끝나면 좁은 부엌에서 밥상을 치우며 셈치고의 만찬이 시작되었다.


접시에 조금 남은 음식들과 반찬을 만들었던 그릇에 묻어있는 양념들을 밥으로 닦아서 먹고 마지막에 물로 헹구어 마시며 고춧가루 하나 남기지 않고 깨끗하게 먹었다. 어려서부터 지금까지도 위생을 제일 먼저 생각하는 나였다.


그렇지만 처지고 남은 음식들을 배가 고파도 없어서 못 먹는 사람들과 버려질 영혼들을 생각하면서 맛있고 싱싱한 음식을 먹은 셈치고 봉헌하면서 먹으니 오히려 기쁨이었다. 하루는 내가 음식 만든 그릇과 먹다 남은 반찬 그릇에 밥을 넣어 싹싹 닦아 먹는 모습을 보신 이모님이 깜짝 놀라며 만류하셨다.
 
“홍선아, 너무 그렇게 아끼면 못산다더라. 우리 작은 시누이는 우리 집에 한 번씩 오면 한 번 먹고 남은 음식들은 어지간하면 다 버리더라. 어쩌면 너랑은 그리도 정 반대라냐?” “이모, 사람이 생김새도 다 다르듯 생각도 다 다르잖아요. 그 사람은 그렇더라도 저는 없어서 못 먹는 사람들과 버려질 영혼들이 새로워지기를 바라며 먹고 있어요.”


“아이고, 정말로 너는 못 말려.” “그리고 저는 버려지는 고춧가루나 음식들, 밥풀 하나라도 땀 흘려 농사지은 사람들을 생각하고 음식들을 먹고 있어요.” “천성이다, 천성이여!” 그러면서도 이모님은 어지간히 하라고 늘 만류 하셨다. 그 뒤로 나는 이모님이 걱정하시지 않도록 셈치고의 만찬 시간을 이모님이 보지 않으실 때 행했다.
 
비록 내가 늘 돕고 싶어 기다렸던 불우한 이들이나 거지들과 매일 함께 보낼 수 없는 것이 안타까워도, 보이지 않는 매일의 이 작은 노력이 기도가 되어 그들과 꼭 필요한 누군가에게 양분이 되어 흘러갈 수 있을 거라는 믿음! 그것은 나에게 매우 간절하고 의미 있는 일이었기에 결코 그만둘 수는 없었다.
 
 

시댁에서도 과일을 깎아 낼 때는 과육 대신 껍질과 고갱이만 먹었고, 생선은 살을 발라 먹고 뼈나 머리가 나오면 그것들을 버리지 않고 꼭꼭 씹어 먹으면서 ‘내가 설사 이렇게 씹히고 또 씹혀 가루가 되어도, 아무리 밟히고 또 밟혀도 내 자신을 내세우지 않는 겸손과 순종으로 살아가리라.’하고 언제나 나 자신에게 다짐했다.
 
그렇게 버릴 것을 언제나 맛있고 좋은 음식을 먹은 셈치고 봉헌했다. 밥이 혹시라도 쉰다면 그 밥을 깨끗이 씻어 누룩에 버무려 물과 함께 작은 단지에 넣고 따듯한 방 아랫목에 이불을 둘러씌워 숙성시켰다가 걸러서 사카린을 넣어 끓이면 단술이 되어 별미가 된다. 없던 그 시절에 그것도 얼마나 맛있는 먹거리였는지….

 
그뿐 아니라 살림하면서 배추 이파리, 고등어 머리 이런 것들 어느 하나도 버리지 않고 활용했다. 그리고 냉장고가 없던 그 시절에 배추김치가 너무 익으면 시어서 모두가 그 국물은 버렸다. 그렇게 버려질 신김치 국물에 메주를 얇게 썰어 배추김치와 함께 섞어 넣고 발효시킨다.

 
발효가 다 되면 그것을 조금씩 떠서 온갖 양념을 다 해 중탕에 끓여 쪄낸 뒤 참기름과 참깨를 넣으면 묵덕장이라는 별미가 만들어진다. 그렇게 만들면 모두가 맛있게 먹곤 했다. 대부분의 가정에서 무심코 버려지는 김칫국물이지만 이렇게 요리하면 별미가 되어 잃었던 입맛도 돌아온다고들 좋아했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과 연구와 시간이 들어갔다. 이렇게까지 폐품 활용을 하는 것은 어떤 것도 버리지 않고 살려서 다시 활용하려는 나의 노력이 단지 아까워서만은 결코 아니었다. 모두가 버리자고 하는 폐기물에서도, 버릴 수밖에 없는 것에서도 부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고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그 믿음으로 이런저런 방면에서 늘 연구하고 개발했다. 내 사랑과 온 마음과 정성을 다해 남편과 아이들을 돌봐야 했기에 더더욱 세속 사람들과 어울려 시간을 낭비할 겨를이 없었다. 아이들 넷을 키우면서도 시부모님이 진 빚과 두 분이 서준 빚보증을 내가 다 갚았다.

 
그리고 시동생들 대학 뒷바라지까지 하며 살림을 꾸려나간다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이었다. 게다가 시어머니는 시도 때도 없이 오셔서 돈을 달라고 하셨기에 ‘언제 또 오시나?’ 하면서 나는 늘 마음을 졸여야 했다.
 
수많은 날들을 셈치고 봉헌하며 물로 허기를 채우면서도 나를 위해서는 남에게 아쉬운 소리 한 번 해본 적 없는 나였다. 내가 더 안 먹고 더 안 쓰는 것은 그렇다 해도 남편과 아이들까지 굶길 수는 없었다. 아무리 어려워도 우리 아이들만큼은 남부럽지 않게 먹이고 입히고 싶어 늘 연구했다.
 
‘어떻게 하면 돈이 적게 들면서도 영양분을 채워 가족들 건강을 지킬까? 어떻게 하면 예쁘게 입힐 수 있을까?’ 하고 남편의 체면과 기를 늘 세워주며 긍지를 심어주고자 연구와 노력을 거듭하면서 모든 것을 셈치고 봉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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