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프로젝트💗「주님께서 예비하신 삶」- 286화. 우리가 사는 집으로 이사 온 직장 상사

wlsgodqn
2022-08-27
조회수 992

 




 우리가 사는 집으로 이사 온 직장 상사


첫째를 낳고 일주일 되었을 때의 일이다. 모두가 고요히 잠든 깊은 밤, 깜짝 놀란 여자의 다급한 비명소리가 짙은 어둠을 뚫고 들려왔다. 다섯 집이 모여 사는 곳인데 무슨 큰일이 일어난 줄 알고 우리 부부는 뛰쳐나갔다. 나가 보니 다른 집에서도 모두가 다 잠옷 바람으로 뛰쳐나와 있었다.



비명이 들리는 곳은 우리 방 맞은편이었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다들 비명이 들리는 곳을 향해 몰려갔다. 알고 보니 그 방 아기엄마가 아기 낳은 지 2주밖에 되지 않았는데 밤에 남편이 아기 낳은 부인에게 다가오자 그 소동이 벌어진 것이다. 하나의 웃지 못할 해프닝이었다.

 

그 일이 있고 난 얼마 후, 그들은 이사를 가버렸다. 이유는 모르지만 그 옆방도 뒤따라 이사를 갔다. 그러자 집주인은 “방 두 개를 독채로 한 사람에게 전세를 놓겠다.”고 했다. 그것은 나에게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었다.

 

왜냐하면 다섯 집에서 네 집으로 줄면 내가 밤마다 술 먹고 술 냄새 풍기고 들어오는 남자들의 대문을 한사람 덜 열어줘도 되기 때문이다. 술 취한 남자를 한밤중에 안 만나는 것도 좋고, 또한 그만큼 시간도 절약되기 때문이다. 나는 술 냄새 맡는 게 너무 힘들었다.



사실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우리는 돈이 없으니 그 방으로 갈 수는 없고 새로 이사 올 사람이 술 먹지 않고 일찍 들어오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내가 주인이 아니니 그저 처분만 바라야 하는 처지지 않는가!

 

그러던 어느 날, 그이가 들어오더니 “여보, 어디 독채 난 집이 없을까?” “왜요?” “아니, 우리 계장님이 시골에서 이사를 오시려고 하는데 독채를 알아봐달래.” “복덕방에 알아보면 안 되나요?” “그러면 되는데 우리한테 얻어주라고 하네.”



다음 날 그이가 또 방 이야기를 하니 어쩌면 좋을지 답답해 왔다. 할 수 없이 우리 앞방 이야기를 꺼냈다. “그럼 우리 앞에 새댁과 다른 이들이 살던 그 두 집을 한집으로 쓰면 어떨까요?” “그래, 한번 물어볼게.” 다음 날 그 계장님 부부가 와서 집을 보더니 바로 계약을 하고 돌아갔다.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상사 시집살이가 시작되었다. 그들은 언제 이사 올 거니까 그때까지 그 집 청소를 나에게 다 깨끗하게 해 달라고 지시했다. 나는 그이바로 위의 상사니까 그이를 잘 봐달라는 의미에서 흔쾌히 수락했다. 언젠가 그이보다 더 높은 상사와 나주 매일시장을 지나가다가 그 상사가 벽에 걸린 굴비를 가리키면서 (지금은 없지만)

 

“만복아, 저 굴비 참 맛있겠다. 그지?” 하고 운을 띄었다. 그러나 아부하는 것을 너무 싫어하는 남편은 그때 그 굴비를 사 주지 않아 미운털이 박혀 버린 적이 있었다. 공무원 생활하는 동안 남편은 시험을 볼 때마다 늘 1등이었는데 그때 나주군 전체에 시험이 있었다.



앙심을 품은 그 상사는 “이번에 일 등 못 하면 너는 모가지다!” 엄포를 놓았다. 그런데 남편 혼자 백 점을 맞자 “만복아, 대통령 시험은 없냐?” 한 적이 있었다. 그래서 힘들어도 남편의 외조에도 더 신경을 쏟아야 했다. 쇠약해져 가는 건강이었지만 나는 온갖 정성과 사랑을 다하여 이사 온 그 집 전체를 샅샅이 청소했다.

 


그들은 이사 오기 전까지 단 한 번도 오지 않고 모든 것을 다 나에게 부탁했다. 이사 오는 날은 방이 따뜻해야 된다며 모든 방에 연탄불을 다 넣어놓으라고 했다. 정작 나는 아끼느라 연탄 한 장으로 모든 음식을 다 해 먹고 빨래까지 삶았다.

 

그렇게 아껴서 하루에 한 장씩만 쓰는 연탄을 여러 개 피워 그 집 부엌에 넣어주면서 그렇게 해주면 알아서 연탄을 주려니 생각했다. 그들이 이사하는 날은 지도소 직원들이 다 와서 이사를 도와주었다. 그런데 웬일인가, 그 밥까지 나에게 해 먹이라는 것이 아닌가! 그들의 무리한 요구에 눈앞이 깜깜해졌다.

 

 

나는 돈이 없어 쌀 아끼느라고 남편도 모르게 거의 밥도 굶다시피 하는데 그 많은 수의 밥을 해내라고 하니 답답하기만 했다. 직속 상관이 이사를 했으니 반찬도 어느 정도 갖춰서 내놓아야 하지 않는가! 조금 있던 아껴둔 돈을 써야 했다.

 

시어머니가 돈 가지러 언제 오실지 모르니 항상 대비해 놓느라 파마해서 어렵게 마련한 돈이었다. 그 돈으로 시장을 보고 쌀도 조금 샀다. 사랑과 정성을 다해 밥을 해주고 나니 직원들은 맛있다고 얼마나 좋아했는지! 다들 배부르게 넘치도록 많이 먹고 갔다. 이사 온 계장님 가족까지 다 와서 우리 집에서 먹었다.

 

 

그렇게 우리가 6개월도 넘게 살아야 하는 양식과 반찬값이 단 한 번에 들어가 버렸다. 덤으로 우리가 일주일간 쓸 연탄도 들어갔다. 그저 마음 좋은 남편은 이런 사정을 전혀 알려고도 하지 않았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아깝다며 안타까워한다고 연탄과 쌀과 반찬값이 나오지는 않잖은가!

 

그러니 비록 그 사모님이 우리가 때준 연탄도, 반찬값도 주지 않고 수고했다는 말조차도 하지 않았지만, “수고했어. 우리 이사하는데 그동안 여러 가지로 너무 수고했어.” 하는 말을 들은 셈쳤다. 또 내가 파마를 하지 않아서 그 돈이 원래부터 없었던 셈치고 봉헌하면서 기왕에 이사 왔으니 그들과 함께 평화롭게 잘 살기만을 기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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