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멀리 떨어진 동네 샘터로 빨래를 하러 나가려는데 안집 할머니가 정성껏 가꾸어 탐스럽게 익은 호박 한 통이 감쪽같이 사라졌다. ‘어머나, 조금 전까지 잘 달려 있던 호박이 어디로 갔지?’ 혹여나 나를 의심하실까 봐 덜컥 걱정이 앞섰다. 놀라실 할머니 생각에 마음이 무거워져 ‘하느님, 제발 호박을 찾아주세요.’ 하고 간절히 기도했다.
빨래를 마치고 돌아와 집 앞에 다다랐을 때였다. 내 앞을 지나가던 볏단 가득한 달구지에서 갑자기 벼 두 단이 툭 떨어졌다. 주인은 그것도 모른 채 그냥 가기에 얼른 알려줘야겠다 싶어 발걸음을 재촉했다. 그런데 그 순간, 어디선가 나타난 앞집 아주머니가 바닥에 떨어진 볏단을 재빨리 챙겨 자기 집으로 쏙 들어가는 것이 아닌가.
너무 놀라 그 자리에 그대로 얼어붙고 말았다. 무엇보다 그녀가 교회 집사라는 사실에 황당함은 더했다. 그러다 문득 설마 하는 마음에 안집 할머니의 호박이 사라진 자리를 바라보았다. 앞집에서 충분히 손을 뻗어 딸 수 있는 거리였다. 할머니가 자리를 비운 사이 호박이 없어졌으니 오해를 살 수도 있고, 마음 상하실 할머니를 생각하니 걱정이 태산이었다.
사실을 확인해 보고자 일부러 음식을 장만해 그 집 부엌으로 들어갔다. 아니나 다를까, 할머니 댁에서 없어진 호박이 그 집 부엌에 얌전히 놓여 있었다. ‘오! 하느님, 저 여인을 불쌍히 여기소서.’ 맥이 탁 풀렸다. 청렴한 줄로만 알았던, 하느님을 믿는다는 교회 집사가 하루에 두 번씩이나 남의 물건에 손을 대는 광경을 목도하니 가슴이 미어졌다.
지난날 나주에서 자신을 키워준 할머니를 구박하고 이웃 간의 화목을 시기하던 집사, 그리고 오늘 좋지 못한 손버릇을 보인 집사까지 마주하고 나니, 주님을 열심히 믿는다는 이들의 행실로 인해 하느님이라는 존재가 갑자기 낯설고 멀게 느껴지려 했다. 그러나 나는 곧바로 마음을 고쳐먹고 아버지 하느님께 용서를 청했다.
‘하느님께서 어른을 공경하고 도둑질하지 말라고 하셨다. 그런데 그들은 봉사직분을 받은 집사이면서도 자유의지로 주님의 계명을 지키지 않았으니, 하느님 보시기에 얼마나 마음이 아프실까?’ 생각하자 나 또한 마음이 아려왔다. 집으로 돌아오는 발걸음이 무거웠다. 호박이 없어졌음에도 할머니는 아무런 말씀이 없으셨다.
할머니는 늘 나에게 “자네처럼 청렴결백한 사람은 생전 본 적이 없어. 버릴 것이라고는 화장실에서 버리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없는 사람이야.”라고 칭찬하셨기에 나를 의심하지는 않으셨을 터다. 그렇다해도 차마 앞집 부엌에 호박이 있더라는 말은 입 밖으로 꺼낼 수 없었다.
나야 남편의 발령에 따라 언젠가 이곳을 떠날 나와 달리, 그녀와 할머니는 계속 얼굴을 맞대고 살아야 할 이웃이었기에 더더욱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 설령 내가 오해를 받는다 해도 하느님 앞에 한 점 부끄러움이 없으니, 못 본 셈치고 이 모든 상황을 침묵 속에 봉헌하기로 했다.
나의 단 하나 유일한 바람은 그녀가 정직한 사람으로 변화되어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것뿐이었다. 나는 하느님께 기도하고 또 기도했다. ‘오! 아버지 하느님, 저 집사를 불쌍히 여기시어 용서해 주시고, 참된 회개를 통해 주님을 온전히 영접하게 하소서.’
아멘 감사합니다. 한 번도 아니고 두 번 연속으로 집사들의 숨은 정체를 보니
얼마나 마음이 아팠을까요ㅠㅠ 저도 엄마처럼 하느님 앞에 한 점 부끄러움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 엄마 양육대로, 엄마 말씀대로 살아 순수한 작은 영혼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자유의지로 주님, 성모님 마음 아프게 해드리는 일 없도록
하겠습니다.
아멘 이래서 종교인과 신앙인이 있다고 강론하신 말씀이 생각납니다. 이런 사람 때문에 교회 다니는 분들이 욕을 먹는겁니다. 겉으로는 착한척 하면서 뒤로는 나쁜 짓을 하며 집사라는 직분을 가졌다면 마음이 과롭지 않울가
주일날 어찌 교회에 가서 예배를 드릴가
이런 사람 어떻게 회개시켜야 될지....
나는 남편이 다른곳으로 발령받을때 이곳을
떠나면 그만이지만 그녀와 할머니는 계속보고 살아야 할 이웃이기에 더더욱 말씀을 드릴수가 없었다 설사 내가 의심을 받는다 해도 나는 하느님 앞에 한점 부러움이 없으니
보지않은 셈치면서 봉헌했다.
항상 엄마께서는 이웃이 화평하길 바라시는
크신사랑 배움니다. 아멘 🙏🏻 ~❤️💚💙
집사의 손버릇을 보면서 드린 간절한 기도
어느 날, 멀리 떨어진 동네 샘터로 빨래를 하러 나가려는데 안집 할머니가 정성껏 가꾸어 탐스럽게 익은 호박 한 통이 감쪽같이 사라졌다. ‘어머나, 조금 전까지 잘 달려 있던 호박이 어디로 갔지?’ 혹여나 나를 의심하실까 봐 덜컥 걱정이 앞섰다. 놀라실 할머니 생각에 마음이 무거워져 ‘하느님, 제발 호박을 찾아주세요.’ 하고 간절히 기도했다.
빨래를 마치고 돌아와 집 앞에 다다랐을 때였다. 내 앞을 지나가던 볏단 가득한 달구지에서 갑자기 벼 두 단이 툭 떨어졌다. 주인은 그것도 모른 채 그냥 가기에 얼른 알려줘야겠다 싶어 발걸음을 재촉했다. 그런데 그 순간, 어디선가 나타난 앞집 아주머니가 바닥에 떨어진 볏단을 재빨리 챙겨 자기 집으로 쏙 들어가는 것이 아닌가.
너무 놀라 그 자리에 그대로 얼어붙고 말았다. 무엇보다 그녀가 교회 집사라는 사실에 황당함은 더했다. 그러다 문득 설마 하는 마음에 안집 할머니의 호박이 사라진 자리를 바라보았다. 앞집에서 충분히 손을 뻗어 딸 수 있는 거리였다. 할머니가 자리를 비운 사이 호박이 없어졌으니 오해를 살 수도 있고, 마음 상하실 할머니를 생각하니 걱정이 태산이었다.
사실을 확인해 보고자 일부러 음식을 장만해 그 집 부엌으로 들어갔다. 아니나 다를까, 할머니 댁에서 없어진 호박이 그 집 부엌에 얌전히 놓여 있었다. ‘오! 하느님, 저 여인을 불쌍히 여기소서.’ 맥이 탁 풀렸다. 청렴한 줄로만 알았던, 하느님을 믿는다는 교회 집사가 하루에 두 번씩이나 남의 물건에 손을 대는 광경을 목도하니 가슴이 미어졌다.
지난날 나주에서 자신을 키워준 할머니를 구박하고 이웃 간의 화목을 시기하던 집사, 그리고 오늘 좋지 못한 손버릇을 보인 집사까지 마주하고 나니, 주님을 열심히 믿는다는 이들의 행실로 인해 하느님이라는 존재가 갑자기 낯설고 멀게 느껴지려 했다. 그러나 나는 곧바로 마음을 고쳐먹고 아버지 하느님께 용서를 청했다.
‘하느님께서 어른을 공경하고 도둑질하지 말라고 하셨다. 그런데 그들은 봉사직분을 받은 집사이면서도 자유의지로 주님의 계명을 지키지 않았으니, 하느님 보시기에 얼마나 마음이 아프실까?’ 생각하자 나 또한 마음이 아려왔다. 집으로 돌아오는 발걸음이 무거웠다. 호박이 없어졌음에도 할머니는 아무런 말씀이 없으셨다.
할머니는 늘 나에게 “자네처럼 청렴결백한 사람은 생전 본 적이 없어. 버릴 것이라고는 화장실에서 버리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없는 사람이야.”라고 칭찬하셨기에 나를 의심하지는 않으셨을 터다. 그렇다해도 차마 앞집 부엌에 호박이 있더라는 말은 입 밖으로 꺼낼 수 없었다.
나야 남편의 발령에 따라 언젠가 이곳을 떠날 나와 달리, 그녀와 할머니는 계속 얼굴을 맞대고 살아야 할 이웃이었기에 더더욱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 설령 내가 오해를 받는다 해도 하느님 앞에 한 점 부끄러움이 없으니, 못 본 셈치고 이 모든 상황을 침묵 속에 봉헌하기로 했다.
나의 단 하나 유일한 바람은 그녀가 정직한 사람으로 변화되어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것뿐이었다. 나는 하느님께 기도하고 또 기도했다. ‘오! 아버지 하느님, 저 집사를 불쌍히 여기시어 용서해 주시고, 참된 회개를 통해 주님을 온전히 영접하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