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프로젝트💗「주님께서 예비하신 삶」- 638화. 목숨을 내놓는 순교는 아니더라도 생활 속의 순교로

wlsgodqn
2024-01-18
조회수 980

 


638. 목숨을 내놓는 순교는 아니더라도 생활 속의 순교로


결혼 후, 남편은 월급을 거의 주지 않았는데 당장 결혼 빚 갚으란 시어머니 성화에 미용실도 급급매로 처분해야 했었다. 시어머니는 자주 돈 달라고 찾아오시니, 사사로 미용을 하며 돈을 벌어도 돈이 없었다. 그러다 보니 늘 굶으며 배부르게 먹은 셈치고 거의 맹물로 배를 채우곤 했었다.



나는 항상 버려질 영혼들을 생각하며, 하나라도 낭비되는 일 없이 최대의 효율로 사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연구했다. 조금이라도 더 절약하기 위하여 하루를 쓸 수 있는 나만의 방법을 고안해 연탄 한 장으로 밥 해먹고, 국 끓이고, 나물 데치고, 삶은 빨래까지 다 했다. 그러려면 희생이 따르며 번거롭긴 해도 쉬운 일 하는 셈치고 봉헌하니 기쁘게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정 미용실 운영을 하게 되면서는 살림만 하는 것이 아니니 연탄을 여러 장 사용하게 되었다. 그때만 해도 연탄 화덕이 2탄짜리 밖에 없어 자주 갈아줘야 했다.(나중에는 3탄도 나옴) 정 미용실이 너무나 잘 되어 손님들이 많았기에 나는 밤 12시, 1시까지 일하며 잠시도 쉴 틈이 없었다. 그렇게 하루 종일 선 채로 손님 머리를 해주는 것은 중노동이었다.

 

그러면서도 끊임없이 주님을 전했기에 여러모로 정신없이 바쁘고 힘들었다. 그러나 나는 포근한 주님 품 안에서 편히 쉰 셈치며 봉헌하면서 모든 일을 할 수 있어 그렇게 기쁘고 행복한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주님께서 살려주셨기에 이렇게 주님을 전하고, 사랑 실천하고, 일해서 가족들을 먹여 살릴 수 있음에 감사드리며 항상 모든 것을 기쁘고 아름답게 봉헌했던 것이다.



늦은 시각 미용실 일을 마치면 그 후에 미용실 정리하고, 집안일이며 이것저것 하다 보면 피곤에 지친 몸으로 항상 새벽 2시나 넘어 잠자리에 들었다. 그런데 연탄불을 갈아야 했기에 밤에 깊은 잠도 이루지 못 하고 간신히 선잠을 자다가 일어나야만 했다. 한밤중에 일어나야 하는데 가족이 모두 함께 자니 그들이 행여라도 깰까 봐 알람 시계도 맞춰놓을 수 없었다.



자리에 누운 지 한두 시간쯤 뒤에 연탄을 갈아야 했는데 그 시간은 잠을 잔 셈치고 봉헌하며 기도하는 귀한 시간이 되었다. 일어날 때면 힘들었지만, 나는 연탄을 갈러 나오면서 주님께 마음속으로 외쳤다. ‘오 주님! 저의 이 힘듦과 희생을 죄인들의 회개를 위해 순교하는 마음으로 봉헌합니다.

 

부족한 저의 이 피로와 수고를 편하게 쉰 셈치고, 잠잔 셈치고 생활의 기도로 바치오니 이 봉헌을 통해 죄인들이 회개할 수만 있다면야 얼마나 행복한 고통이겠나이까!’ 하고 봉헌하고 나면 너무 흐뭇했다. 수난 전 겟쎄마니에서 피땀을 흘리시며 밤새 기도하신 예수님 생각에, 나는 기진맥진하면서도 잠을 멀리하고 항상 ‘순교’를 묵상하며 연탄을 갈러 나왔다.



그러니 기쁘게 일어나서 나오는 발걸음은 늘 가벼웠다. ‘그래, 옛 성인 성녀들이나 순교자들의 삶을 실제로 보지는 않았지만, 그분들의 순교 정신을 본받아 순교의 마음으로 기쁘게 하자. 그리고 주님의 극진한 사랑을 받은 셈치고 밤중에 일어나는 죄악들을 기워 갚기 위해 최선을 다해 봉헌하자!’ 하면서 하니 세상 죄악을 보속할 기회를 주심에 감사하며 할 수 있었다.

 

내 육신은 비록 힘들지라도 나의 마음은 매 순간 순교의 환희로 가득 차서 너무나 기뻤다. 오늘날은 박해의 칼바람이 불던 선조들 때처럼 목숨을 바치는 순교가 아니라 생활의 순교다. 매일 생활 속에서 순교하며 우리를 위하여 십자가를 지신 예수님의 갈가리 찢기어 피 흘리는 성심을 위로하고자, 순교의 핏빛 붉은 장미송이를 봉헌한다고 생각하니 기쁘게 할 수 있었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언행과 생각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하늘과 땅 차이인 것이 너무나 많다. 똑같은 일을 하더라도, 순교의 마음으로 감사하며 생활의 기도를 바치면서 아름답게 봉헌한다면 생명나무에 열매가 주렁주렁 열릴 것이고, 불평불만하고 투덜거린다면 오히려 쌓아놓은 공로가 허물어지게 될 것이다.


 

힘든 순간들을 생활의 기도로 아름답게 봉헌한다면 우리 작은 희생의 기도를 흐뭇하게 받아주시는 주님께서 순교의 씨앗을 뿌려 많은 성령의 열매를 맺어주실 것이다. 또한 밑에서 활활 타오르는 연탄처럼 이웃을 위해 나 자신을 희생하며 늘 최선을 다해 순교 정신으로 5대 영성을 실천한다면 한 알의 썩는 밀알이 되어 많은 열매를 맺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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