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프로젝트💗「주님께서 예비하신 삶」- 649화. 잘리고 다듬는 고통을 허락하심은 주님의 깊은 사랑이었다.

wlsgodqn
2024-02-01
조회수 679


649. 잘리고 다듬는 고통을 허락하심은 주님의 깊은 사랑이었다.


‘모세와 지팡이’라는 강론을 듣고자 자리에 앉아 있었으나, 내 마음은 고해성사를 보고 성체를 모시고자 하는 강한 열망으로 가득 차 있어 강론 말씀이 머릿속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그런데 어느 순간 머리를 ‘꽝!’ 치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에 강연하시는 수녀님을 순간적으로 바라보았다.



“하느님께서는 지팡이로 사용하시고자 나무를 자르실 때 아무 나무나 자르시지를 않고 반듯한 나무를 골라서 잘라내십니다. 나무에서 잘라낼 때 아픔이 있답니다. 그러나 반듯한 나무를 자른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보다 좋은 지팡이로 쓰기 위해서는 불필요한 가지를 잘라내고 껍질을 깎아내야 하기에 그 나무는 잘리고 깎이는 아픔을 겪어야만 합니다.



또 예쁘게 모양을 다듬으며 깎아내는 아픔도 있습니다. 이렇듯 많은 아픔과 고통을 겪는 과정이 있어야 만이 하느님의 지팡이로 쓰일 수가 있는 것입니다. 지팡이로 쓰는 도구가 잘못되면 그를 따르는 이들 모두 다 시궁창에 빠질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발걸음 하나하나도 주님의 뜻 아니고는 이루어질 수가 없겠지요.”라는 것이 아닌가?


그 말씀을 듣는 순간 나에게는 더 이상 그 어떤 말도 필요하지 않았다. ‘아! 바로 이것이었구나. 나를 지팡이로 쓰시기 위하여 베고, 자르고, 깎아 다듬어내시느라고 나에게 이런 일을 허락하셨구나! 바로 이것이 은총이었구나! 그래, 아까 그분이 예수님이셨던, 모세였던 나에게 무슨 상관이겠는가!



하느님께서는 나를 당신이 사용하실 도구로 만들기 위하여 잘려지고 깎여지고 다듬어지는 아픔과 고난을 나에게 허락하셨을 거야. 또한 내가 주님의 도구로 사용되기에 합당한가를 알아보시기 위하여 여러 가지 시험도 해 보셨을 수도 있으실 거야. 그리고 예수님께서 나를 너무나 사랑하시고 도구로 사용하고자 하시니 마귀가 얼마나 시기질투하고 미워했을까?



이 일은 하느님께 향한 불타는 사랑으로 충만하여 항상 기쁘게 살아오던 나에게 절망감을 안겨주어 기쁨을 빼앗고, 하느님의 사랑 안에서 나를 끊어놓으려고 한 교활한 분열의 마귀의 술책일 수도 있어.’ 이를 깨닫게 되니 나의 눈에서는 굵은 이슬방울이 하염없이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나는 감실을 바라보며 울부짖었다. “주님! 사랑하올 나의 주님! 죄송해요. 산 피정 철야기도회 때 모든 것이 제가 있었기에 제 탓이라고 해 놓고서도 이렇게 또 주님의 마음을 아프게 해 드렸군요. 이제 알았어요. 저를 해치려고 하는 그 어떤 사람도 제가 용서하고 봉헌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마귀는 저의 약점을 노린 것이에요.



시어머니께서 저를 다치게 하셨다면 제 십자가로 잘 받아들여 봉헌할 수 있으니, 저로 인해 고생만 하셨으나 효도 한 번 못 받으신 불쌍한 우리 어머니를 다치게 한 거예요. 그것만이 제가 봉헌하기 힘들어할 유일한 일임을 마귀는 너무나 잘 알고 있었어요. 그러니 저의 약점인 어머니를 노리고 시어머님을 도구로 이용한 것이에요.



죄 없는 시어머님, 아마 시어머님은 그런 사실조차도 까마득히 모르고 계실 거예요. 자신의 생각으로 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니까요. 마귀의 간교한 계략에 휘말려 잠시 잠깐 도구로 사용되었으니 시어머니에게 무슨 잘못이 있겠어요. 오, 주님! 저를 이토록 사랑하셨습니까?

저를 당신의 도구로, 당신의 지팡이로 사용하시고자 아픔을 허락하시고 크게 깨닫게 하셨군요. 주님께서 허락하신 큰 사랑을 미처 알아보지 못하고 시어머니를 온전히 봉헌하지 못한 이 죄인을 용서하여 주소서. 그리고 어렸을 때부터 겪어온 그 수많은 고통들은 인간적으로 생각하면 이겨나갈 수 없을 만큼 혹독한 고통들이었지요.



하지만, 그 모든 것은 저를 도구로 사용하고자 단련시키신 당신의 크나큰 사랑이었나이다. 그리고 이겨낼 힘을 주신 것도 당신이셨지요! 또한 그토록 사랑을 나누고 싶어 시아버지도 계시고 형제간이 많은 집으로 시집을 갔지만, 도리어 시어머니로 인한 수없는 고통을 받아온 것 또한 다 당신의 사랑이었나이다.



저를 지극히 사랑하신 나머지, 이 일을 통해 제가 크게 깨닫도록 안배해주셨군요! 오 나의 주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시어머니를 온전히 봉헌하지 못한 저를 용서해주소서. 제가 잘못했습니다. 이제 잘 알았으니 더 잘할게요. 주님의 도구로 사용되기에 부당하고 무자격자이오나 당신의 뜻대로 따르겠나이다.” 나는 눈물을 흘리며 고개도 들지 못한 채 하염없이 울었다.


그때 제대 앞에서 밝은 빛이 비추어지더니 예수님의 음성이 들려왔다. “바로 그것이다. 내 착한 아기야! 나는 너를 도구로 사용하기 위하여 죽음에서 살려냈으니 온전한 신뢰심으로 나와 내 어머니만을 바라보며 따라오너라.” 나는 주님의 말씀을 듣자마자 그만 대성통곡을 하고 말았다.



악을 선으로 갚으시는 예수님께서는 교활한 마귀의 계략을 영적 은총으로 변화시켜 주셨다. 열절히 주님을 찾아 헤매는 나를 놀라운 방법으로 인도하셔서 시어머니가 나의 영적인 은인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시고, 더불어 내가 겪어온 수많은 고통들이 주님의 지극한 사랑이었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신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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