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께서 예비하신 삶」- 646화. 안내양이 밀쳐 싸늘하게 죽어있는 행려자 위로 떨어져 내리다

wlsgodqn
2024-01-27
조회수 1304

안내양이 밀쳐 싸늘하게 죽어있는 행려자 위로 떨어져 내리다

새벽부터 나왔어도 벌써 여러 성당을 찾아다니며 시간이 많이 갔기에, 고해성사를 보고 저녁 미사가 끝나면 바로 버스를 타고 나주로 내려올 생각이었다. 그래서 광주 터미널에서 가장 가까운 북동 성당으로 가기로 했다. 그러려면 시내버스를 두 번 갈아타야 했다. 그때만 해도 승용차가 별로 없어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시내버스를 이용했다.


그 당시 버스 안은 그야말로 콩나물시루라고 할 정도로 사람이 많았다. 게다가 출입문이 하나만 있어서 먼저 내린 다음에야 올라타야 되는 복잡한 때였다. 시끄러운 승객들이 가득 찬 버스 안, 나는 눈을 감고 계속 시어머니를 위하여 묵주기도를 바쳤다. 얼마나 지났을까? 


문득 눈이 떠져 많은 사람들이 오르내리는 모습을 보다가 순간 정신이 번쩍 든 내가 “버스터미널 가려면 어디서 갈아타야 되나요?” 하자 누가 “여기서 내려야 돼요.” 했다. 그 말에 나는 놀라서 가득 찬 사람들을 비집고 내리려고 했는데, 그때는 이미 버스 안의 승객들은 다 내리고 새로운 승객들이 버스에 올라오고 있었다. 


그러니 안내양은 내가 늦게 나왔다고 화가 나서 나를 사정없이 밀쳐버렸다. 나는 버스에서 굴러 떨어지고 말았다. 아주 큰 정류장 아스팔트 바닥으로 꼬꾸라지듯 엎어진 나는 얼른 안내양이 친절하게 대해 준 셈 치고 봉헌했다. 그리고 ‘마귀가 내가 고해성사를 보고 새롭게 시작하는 것이 싫은가보다.’ 하는 순간, 밑이 땅바닥이 아닌 말캉한 느낌이 들어 의아했다. 


겨우 정신을 차리고 보았더니 이게 웬일인가? 웬 지팡이가 옆에 떨어져 있고 내 밑에 다 해진 철 지난 두꺼운 가죽 잠바를 입은 한 노인이 엎어져 있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 내가 그 위로 넘어졌어도 가만히 있는 것이 이상하게 생각되었다. 너무 놀란 나는 재빨리 일어나서 그분을 만져 보았더니 맥도 뛰지 않고 숨도 쉬지 않았다. 게다가 몸은 싸늘하게 식어 죽어있었다. 

나는 너무 놀라고 다급한 마음에, 주위에 둘러선 그 많은 사람들을 아랑곳하지 않고 손을 들어 십자성호를 크게 그으며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하며 기도를 했다. “죽은 지 나흘이 되어 썩은 냄새가 나는 나자로를 살리신 예수님! 저는 죄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원수까지라도 사랑하라고 하셨는데요. 


저는 저 하나만을 위하여 수고를 해오시고 저의 시댁을 위해서도 희생해 오신 저의 친정어머니를 다치게 한 시어머니를 제대로 봉헌하지 못한 죄인입니다. 그러나 지금 너무 급하니 이 죄인의 손을 축복해 주시어서, 아니 죄인인 제 손으로가 아니라 당신의 권능의 손으로 어루만져 주시어 이분이 살아나게 해 주세요. 네?” 

나는 그분에게 손을 얹고 열절히 기도했다. 얼마 후, 싸늘했던 몸이 온기가 돌아와 따뜻해지더니 맥이 뛰기 시작하기에 나는 주님께 감사드리며 계속 기도했다. 이윽고 그분이 눈을 뜨고 부스스 일어나는 것이 아닌가! 나는 속으로 ‘오! 예수님, 무한히 감사합니다. 이 부족한 죄인의 기도를 들어 주셨군요!’ 하고 감사와 찬미를 드리면서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몸이 차디차게 식은 정도면 벌써 죽은 지 꽤 되었다는 것인데 불가능이 없으신 주님께서 무엇을 못하시겠는가! ‘구하여라 받을 것이다. 찾으라 얻을 것이다. 문을 두드려라 열릴 것이다.’라고 하신 주님의 말씀을 그대로 이루어주심에 기쁜 마음으로 또다시 감사를 드리면서 옆에 내팽개쳐져 있던 그분의 지팡이를 주워 손에 쥐여 드렸다.

그때만 해도 도로에 흙이 아주 많고 깨끗하지 않던 시절이었다. 엎어져 있던 할아버지의 옷에 흙먼지가 많이 묻어 있었기에, 여기저기 묻은 먼지를 털어드리면서 ‘영혼 육신의 아픔도 다 털어내 없애주세요.’ 하고 기도드렸다. 그러자 할아버지는 “됐어, 됐어, 이제 됐어.” 하시면서 흙먼지 묻은 손으로 나의 왼쪽 어깨를 세 번 툭툭툭 치셨다.
 

그래서 내 어깨에는 흙먼지가 많이 묻게 되었다. 할아버지를 털어드린 내 손에도 흙먼지가 많이 묻어 있었기에 내 옷을 털 수가 없었다. 나는 그분에게 “혹시 집이 있으세요?” “응” “집에 가는 시내버스 있어요?” “응” “몇 번인데요?” “33번” 하시기에 나는 ‘다행이다. 행려자는 아니신가 보다.’ 생각하고 그분에게 “할아버지, 안녕히 가세요.” 인사를 드렸다. 할아버지는 “그래, 고마웠어. 잘 가.” “네.” 나는 할아버지를 뒤로하고 발을 떼었다.



29 27

🎁새로나온 성물

나주 성모님의 집 (경당)   전남 나주시 나주천 2길 12 (우. 58258) | 나주 성모님 동산   전남 나주시 다시면 신광로 425 

TEL  061-334-5003 | FAX  061-332-3372 | E-mail  najumary@najumary.or.kr | 사업자 등록번호  652-82-00210

대표자  김만복| COPYRIGHT ⓒ 2021 재단법인 마리아의 구원방주회 ALL RIGHTS RESERVED

재단법인 마리아의 구원방주회

나주 성모님의 집 (경당) | 주소 : 전남 나주시 나주천 2길 12 (우. 58258)

나주 성모님 동산 | 주소 : 전남 나주시 다시면 신광로 425 

TEL : 061-334-5003 | FAX : 061-332-3372

사업자 등록번호  652-82-00210 | 대표자  김만복

COPYRIGHTⓒ 2021 마리아의 구원방주 MARY'S ARK OF SALVATION

카카오톡 채널 채팅하기 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