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4살 무렵, 어머니는 얼굴조차 알아볼 수 없는 시체들이 부패하고 있는 구덩이에서 기어코 할아버지의 시신을 찾아 장례를 치러드렸다. 그런 어머니의 마음 한구석에는 할아버지의 시신을 제대로 모셔 왔는지에 대한 불안함이 있으셨다. 또한 행방불명되신 우리 아버지도 포기하지 않고 기다리셨다.
그러면서도 어머니는 아버지가 만에 하나라도 돌아가신 경우까지 생각하시어 아내로서의 도리를 다하고자 아버지 영혼의 안식을 위해 제사를 지내드리기 시작하셨다. 아버지가 영산포에 다녀오신다고 나가신 3월 10일을 제삿날로 정해 매년 제사를 지냈다. 그러다 내가 6살 되던 해의 일이다.
작은외숙모는 늘 할아버지와 아버지를 걱정하시던 어머니가 안타까운 나머지, 어머니를 데리고 어디론가 가셨는데 나도 따라가게 되었다. 작은외숙모는 시골 사람들이 흔히 했던 것처럼 점쟁이를 찾아가신 것이다. 그런데 그곳에 도착하자마자 내가 본 광경은, 점쟁이가 어떤 젊은 여자한테 사정없이 노발대발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점쟁이가 그 여자의 머리채를 잡고 때리다가 발로 세게 차버리니 여자는 그대로 마당으로 떨어져 나뒹굴었다. 그 광경을 보고, 나는 외숙에게 귀뺨을 맞고 발로 차여 마당으로 떨어졌던 기억이 났다. 나는 너무 무서워서 “어머니, 빨리 집으로 가요.” 하고 울었다. 어린 나는 우리도 그렇게 때릴까 봐 무서웠던 것이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 여자는 한 가정을 망치던 첩이어서 그렇다고 했다. 그다음에 우리가 점을 볼 차례였는데, 점쟁이가 갑자기 우리 외숙모한테 큰절을 하면서 “처남댁 뵙시다.” 하고 인사를 하니 모두가 다 놀랐다. 아버지가 나오셨다는 것이었다. 사람들이 “처남댁이 맞아요?”라고들 물어보니 외숙모가 맞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너무나 신기하게도, 점쟁이는 어머니가 아무 말도 안 하셨는데도 말을 하기 시작했다. “당신 나를 만나 고생이 많구료. 당신은 이 세상에 다시없는 효부요. 죽음을 불사하고 그 깊은 골짜기에서 부패되어 구더기가 들끓는 시체구덩이에 어찌 들어갈 수 있단 말이요. 당신의 그 효심을 보시고 하느님도 감동하시어 당신을 도와주셨다오.
그래서 부패해가는 내 아버지의 시신을 잘 찾아 모실 수 있었다오. 참으로 고맙구려. 이제 걱정하지 마오. 나도 이미 하늘나라에서 아버지와 함께 있으니 더는 기다리지 말고 딸을 잘 키우고 마음 편히 잘 사시오.”라고 했다. 그때 어머니와 작은외숙모가 펑펑 울기 시작하셨다. 나도 따라서 슬피 울었다.
작은외숙모는 어머니에게 “애기씨, 잘 되었소. 이제 마음 편히 가지시오.” 하셨다. 그러나 어머니와 나는 점쟁이와 “분명 돌아가셨다.”고 하는 여러 사람의 말에도 행방불명이 된 아버지를 단념하지 않고 기다렸다. 그러면서도 어머니와 나는 매년 3월 10일이면 아버지의 제사를 지냈다.
아버지가 계신 셈 치고 지내긴 했지만, 나는 아버지께서 당장이라도 달려오셔서 그 넓고 따스한 품으로 나를 으스러지도록 안아주실 것만 같았다. 나는 자나 깨나 눈물로써 그리운 아버지를 기다리며 하루하루를 보냈다.
🌹 오늘 일화 묵상 후 느낀 점은 무엇인가요? 나의 생활에서 어떻게 실천해볼지 결심과 함께 댓글로 남겨보셔요.😊
( 타이핑하는 글자 획수만큼 지향두고 생활의 기도로 봉헌하신다면 생명나무 열매가 주렁주렁!🍒 )
작은외숙모는 어머니에게 “애기씨, 잘 되었소. 이제 마음 편히 가지시오.” 하셨다.
그러나 어머니와 나는 점쟁이와 “분명 돌아가셨다.”고 하는 여러 사람의 말에도 행방불명이 된 아버지를
단념하지 않고 기다렸다. 그러면서도 어머니와 나는 매년 3월 10일이면 아버지의 제사를 지냈다.
아버지가 계신 셈 치고 지내긴 했지만, 나는 아버지께서 당장이라도 달려오셔서 그 넓고 따스한 품으로
나를 으스러지도록 안아주실 것만 같았다. 나는 자나 깨나 눈물로써 그리운 아버지를 기다리며 하루하루를 보냈다.
당신은 이 세상에 다시없는 효부요.
내가 4살 무렵, 어머니는 얼굴조차 알아볼 수 없는 시체들이 부패하고 있는 구덩이에서 기어코 할아버지의 시신을 찾아 장례를 치러드렸다. 그런 어머니의 마음 한구석에는 할아버지의 시신을 제대로 모셔 왔는지에 대한 불안함이 있으셨다. 또한 행방불명되신 우리 아버지도 포기하지 않고 기다리셨다.
그러면서도 어머니는 아버지가 만에 하나라도 돌아가신 경우까지 생각하시어 아내로서의 도리를 다하고자 아버지 영혼의 안식을 위해 제사를 지내드리기 시작하셨다. 아버지가 영산포에 다녀오신다고 나가신 3월 10일을 제삿날로 정해 매년 제사를 지냈다. 그러다 내가 6살 되던 해의 일이다.
작은외숙모는 늘 할아버지와 아버지를 걱정하시던 어머니가 안타까운 나머지, 어머니를 데리고 어디론가 가셨는데 나도 따라가게 되었다. 작은외숙모는 시골 사람들이 흔히 했던 것처럼 점쟁이를 찾아가신 것이다. 그런데 그곳에 도착하자마자 내가 본 광경은, 점쟁이가 어떤 젊은 여자한테 사정없이 노발대발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점쟁이가 그 여자의 머리채를 잡고 때리다가 발로 세게 차버리니 여자는 그대로 마당으로 떨어져 나뒹굴었다. 그 광경을 보고, 나는 외숙에게 귀뺨을 맞고 발로 차여 마당으로 떨어졌던 기억이 났다. 나는 너무 무서워서 “어머니, 빨리 집으로 가요.” 하고 울었다. 어린 나는 우리도 그렇게 때릴까 봐 무서웠던 것이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 여자는 한 가정을 망치던 첩이어서 그렇다고 했다. 그다음에 우리가 점을 볼 차례였는데, 점쟁이가 갑자기 우리 외숙모한테 큰절을 하면서 “처남댁 뵙시다.” 하고 인사를 하니 모두가 다 놀랐다. 아버지가 나오셨다는 것이었다. 사람들이 “처남댁이 맞아요?”라고들 물어보니 외숙모가 맞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너무나 신기하게도, 점쟁이는 어머니가 아무 말도 안 하셨는데도 말을 하기 시작했다. “당신 나를 만나 고생이 많구료. 당신은 이 세상에 다시없는 효부요. 죽음을 불사하고 그 깊은 골짜기에서 부패되어 구더기가 들끓는 시체구덩이에 어찌 들어갈 수 있단 말이요. 당신의 그 효심을 보시고 하느님도 감동하시어 당신을 도와주셨다오.
그래서 부패해가는 내 아버지의 시신을 잘 찾아 모실 수 있었다오. 참으로 고맙구려. 이제 걱정하지 마오. 나도 이미 하늘나라에서 아버지와 함께 있으니 더는 기다리지 말고 딸을 잘 키우고 마음 편히 잘 사시오.”라고 했다. 그때 어머니와 작은외숙모가 펑펑 울기 시작하셨다. 나도 따라서 슬피 울었다.
작은외숙모는 어머니에게 “애기씨, 잘 되었소. 이제 마음 편히 가지시오.” 하셨다. 그러나 어머니와 나는 점쟁이와 “분명 돌아가셨다.”고 하는 여러 사람의 말에도 행방불명이 된 아버지를 단념하지 않고 기다렸다. 그러면서도 어머니와 나는 매년 3월 10일이면 아버지의 제사를 지냈다.
아버지가 계신 셈 치고 지내긴 했지만, 나는 아버지께서 당장이라도 달려오셔서 그 넓고 따스한 품으로 나를 으스러지도록 안아주실 것만 같았다. 나는 자나 깨나 눈물로써 그리운 아버지를 기다리며 하루하루를 보냈다.
🌹 오늘 일화 묵상 후 느낀 점은 무엇인가요? 나의 생활에서 어떻게 실천해볼지 결심과 함께 댓글로 남겨보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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