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나를 유혹해온 사이비 종교
그 어떤 것을 시도해봐도 차도가 없이 병세가 깊어만 가고 있으니, 아무것도 할 수 없이 죽어가는 나의 상황은 더더욱 비참해져 갔다. 죽음 앞에서도 사랑으로 마지막을 불태우리라고 열렬히 다짐하고 다짐하며, 매 순간 숨도 쉬기 어려울 정도로 몰아치는 혹렬한 고통 속에서도 미소 잃지 않고 내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암으로 가득 차 병고에 신음하는 육신을 희생으로 움직이고 또 움직이며 마지막까지 사랑을 실천해 왔다. 그러나 나날이 안 좋아져 가는 내 상태에 이제는 가족들의 도움 없이는 힘든 상황이 되었다. 무엇이든지 한 번만 보면 할 수 있었고 다른 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살았던 내가, 내 몸을 가누지도 못해 가족들의 도움 없이는 힘든 상황임을 받아들여야만 한다는 현실이 얼마나 괴로웠는지!
내 육신의 고통보다도 도움을 받아야만 하는 상황이 더 힘들었다. 그러나 그런 와중에도 ‘내가 죽으면 절대로 안 된다. 꼭 살아서 우리 어머니께 효도하고, 우리 아이들 새엄마 밑에서 자라지 않도록 잘 지켜내야 한다. 하느님, 제발 도와주셔요.’ 하며 살아보려는 의지를 절대로 놓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오직 살아야 한다는 간절한 일념으로 움직여지지 않는 몸으로 광주행 버스를 탔다. 전에 나를 치료해줬던 광주 백운동에 있는 한의원에 갔는데 진맥을 해보던 한의사는 심란한 표정으로 “어허... 맥이 전혀 잡히지를 않는데... 한약을 지어 드릴 테니 한번 잡숴보실래요?” 하였다.
“아니요. 한약도 먹어봤지만 다 토했어요. 그런데 이제는 물도 넘기기가 힘들어요.” “흠, 그럼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는 것 같은데요. 전대병원으로 가보세요.” 사실 그 당시 침은 공것으로 놔줬었기에 돈이 없는 나는 아무런 방법이 통하지 않을지라도 그렇게라도 치료를 받아볼 심산이었다.
도저히 그대로 있을 수만은 없었기에, 실낱같은 희망을 가지고 침이라도 맞아보려고 그 먼 광주까지 아픈 몸을 이끌고 간 것이다. 그동안의 병세를 다 이야기해줬더니 한의사는 표정이 급격하게 어두워지며 말했다. “아니, 그러면 더더욱 큰 병원으로 가보셔야지요.”
“원장님, 물 한 모금도 넘기기가 힘들고 항문은 꽉 차서 땡땡 부어 관장약도 안 들어가요. 그러니 그곳이 부드러워져 관장이라도 할 수 있도록 침으로 좀 해주시면 안 되나요?” “예, 그것은 불가능합니다. 제 선에서는 더는 어떻게 할 수 없으니 큰 병원으로 가보세요.”
하더니 화장실에 간다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밖으로 나갔던 원장은 기다려도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그래서 ‘아, 내가 이곳에 민폐였구나.’ 하고 착잡한 마음으로 광주 백운동에서 나주행 버스를 타고 나주로 내려오던 길이었다. 너무나 지쳐 눈을 감고 있는데 어떤 남자가 말을 걸어왔다.
“아주머니, 저랑 잠시 이야기 좀 하실 수 있을까요?” 하여 완전히 기진한 나는 가만히 있었다. 그런데 그가 한 번 더 한 말은 지그시 감고 있던 나의 눈을 번쩍 뜨게 했다. “저, 아주머니, 아주머니는 지금 암에 걸리셨군요. 말기 암이 되셨네요.
암이 온몸에 다 퍼지셨지요? 그래서 음식도 넘길 수가 없어 물만 조금 넘겨 연명하시지요?” 선한 얼굴을 한 그의 말에 내 심장은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생전 처음 본 사람이 어떻게 내가 암에 걸린 것을 알까? 그보다도 내 온몸에 암이 다 퍼져있다는 것까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그래서 너무나 놀라워 돌아보니, 말쑥한 양복 차림을 한 그는 마치 나를 다 알고 있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아주머니의 병이 나을 수 있는 아주 좋은 곳이 있어요. 한번 가보실래요?” 나는 ‘하느님께서 나를 살려주시려고 이 사람을 보내주셨나?’
하는 생각으로 그 말에 홀린 듯, 백운동에서 나주 가는 버스의 중간 지점에서 그 사람을 따라 내렸다. 나는 잘 걷지도 못하는데도 그가 가자고 한 곳으로 천천히 따라갔다. 가다가 보니 산속으로 가게 되어 내가 혼자 잘 걷지 못하자 그는 “많이 힘드시군요. 제가 도와드릴게요.” 하며 나를 부축하려 했다.
평상시처럼 나는 남자의 손이 닿으니 깜짝 놀라 뿌리쳤다. 그러자 그는 “오, 죄송해요.” 하며 정중하게 사과하고 나를 부축하려던 손을 재빨리 놓았다. 그런데 너무나 예의 바르고 친절한 그의 행동에 나는 ‘하느님께서 나를 살리기 위하여 친히 보내신 천사가 아닐까?’ 싶기까지 했다.
가쁜 숨을 내쉬며 뒤뚱뒤뚱 겨우 그를 따라가다가 도저히 혼자서는 더 갈 수가 없어서 그의 도움을 받았다. 그가 데리고 간 곳은 산속에 있는 어떤 큰 건물이었다.
또다시 나를 유혹해온 사이비 종교
그 어떤 것을 시도해봐도 차도가 없이 병세가 깊어만 가고 있으니, 아무것도 할 수 없이 죽어가는 나의 상황은 더더욱 비참해져 갔다. 죽음 앞에서도 사랑으로 마지막을 불태우리라고 열렬히 다짐하고 다짐하며, 매 순간 숨도 쉬기 어려울 정도로 몰아치는 혹렬한 고통 속에서도 미소 잃지 않고 내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암으로 가득 차 병고에 신음하는 육신을 희생으로 움직이고 또 움직이며 마지막까지 사랑을 실천해 왔다. 그러나 나날이 안 좋아져 가는 내 상태에 이제는 가족들의 도움 없이는 힘든 상황이 되었다. 무엇이든지 한 번만 보면 할 수 있었고 다른 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살았던 내가, 내 몸을 가누지도 못해 가족들의 도움 없이는 힘든 상황임을 받아들여야만 한다는 현실이 얼마나 괴로웠는지!
내 육신의 고통보다도 도움을 받아야만 하는 상황이 더 힘들었다. 그러나 그런 와중에도 ‘내가 죽으면 절대로 안 된다. 꼭 살아서 우리 어머니께 효도하고, 우리 아이들 새엄마 밑에서 자라지 않도록 잘 지켜내야 한다. 하느님, 제발 도와주셔요.’ 하며 살아보려는 의지를 절대로 놓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오직 살아야 한다는 간절한 일념으로 움직여지지 않는 몸으로 광주행 버스를 탔다. 전에 나를 치료해줬던 광주 백운동에 있는 한의원에 갔는데 진맥을 해보던 한의사는 심란한 표정으로 “어허... 맥이 전혀 잡히지를 않는데... 한약을 지어 드릴 테니 한번 잡숴보실래요?” 하였다.
“아니요. 한약도 먹어봤지만 다 토했어요. 그런데 이제는 물도 넘기기가 힘들어요.” “흠, 그럼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는 것 같은데요. 전대병원으로 가보세요.” 사실 그 당시 침은 공것으로 놔줬었기에 돈이 없는 나는 아무런 방법이 통하지 않을지라도 그렇게라도 치료를 받아볼 심산이었다.
도저히 그대로 있을 수만은 없었기에, 실낱같은 희망을 가지고 침이라도 맞아보려고 그 먼 광주까지 아픈 몸을 이끌고 간 것이다. 그동안의 병세를 다 이야기해줬더니 한의사는 표정이 급격하게 어두워지며 말했다. “아니, 그러면 더더욱 큰 병원으로 가보셔야지요.”
“원장님, 물 한 모금도 넘기기가 힘들고 항문은 꽉 차서 땡땡 부어 관장약도 안 들어가요. 그러니 그곳이 부드러워져 관장이라도 할 수 있도록 침으로 좀 해주시면 안 되나요?” “예, 그것은 불가능합니다. 제 선에서는 더는 어떻게 할 수 없으니 큰 병원으로 가보세요.”
하더니 화장실에 간다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밖으로 나갔던 원장은 기다려도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그래서 ‘아, 내가 이곳에 민폐였구나.’ 하고 착잡한 마음으로 광주 백운동에서 나주행 버스를 타고 나주로 내려오던 길이었다. 너무나 지쳐 눈을 감고 있는데 어떤 남자가 말을 걸어왔다.
“아주머니, 저랑 잠시 이야기 좀 하실 수 있을까요?” 하여 완전히 기진한 나는 가만히 있었다. 그런데 그가 한 번 더 한 말은 지그시 감고 있던 나의 눈을 번쩍 뜨게 했다. “저, 아주머니, 아주머니는 지금 암에 걸리셨군요. 말기 암이 되셨네요.
암이 온몸에 다 퍼지셨지요? 그래서 음식도 넘길 수가 없어 물만 조금 넘겨 연명하시지요?” 선한 얼굴을 한 그의 말에 내 심장은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생전 처음 본 사람이 어떻게 내가 암에 걸린 것을 알까? 그보다도 내 온몸에 암이 다 퍼져있다는 것까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그래서 너무나 놀라워 돌아보니, 말쑥한 양복 차림을 한 그는 마치 나를 다 알고 있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아주머니의 병이 나을 수 있는 아주 좋은 곳이 있어요. 한번 가보실래요?” 나는 ‘하느님께서 나를 살려주시려고 이 사람을 보내주셨나?’
하는 생각으로 그 말에 홀린 듯, 백운동에서 나주 가는 버스의 중간 지점에서 그 사람을 따라 내렸다. 나는 잘 걷지도 못하는데도 그가 가자고 한 곳으로 천천히 따라갔다. 가다가 보니 산속으로 가게 되어 내가 혼자 잘 걷지 못하자 그는 “많이 힘드시군요. 제가 도와드릴게요.” 하며 나를 부축하려 했다.
평상시처럼 나는 남자의 손이 닿으니 깜짝 놀라 뿌리쳤다. 그러자 그는 “오, 죄송해요.” 하며 정중하게 사과하고 나를 부축하려던 손을 재빨리 놓았다. 그런데 너무나 예의 바르고 친절한 그의 행동에 나는 ‘하느님께서 나를 살리기 위하여 친히 보내신 천사가 아닐까?’ 싶기까지 했다.
가쁜 숨을 내쉬며 뒤뚱뒤뚱 겨우 그를 따라가다가 도저히 혼자서는 더 갈 수가 없어서 그의 도움을 받았다. 그가 데리고 간 곳은 산속에 있는 어떤 큰 건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