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프로젝트💗「주님께서 예비하신 삶」- 695화. 입에 대지도 못하는 회를 매일같이 떠 오는 자매들

wlsgodqn
2024-05-10
조회수 837


695. 입에 대지도 못하는 회를 매일같이 떠 오는 자매들


장부 율리오씨는 연가가 끝나서 나주로 돌아가고, 나는 다시 두 수녀님과 있게 되었다. 그런데 그 당시 나는 회를 입에도 못 댔는데, 수술 후 어떤 모르는 자매님이 자연산 회를 떠서 가지고 왔다. 극구 사양해도 소용없이 꼭 먹어야 한다며 병실에 놓고 가버렸다. “저는 회를 못 먹는데... 수녀님들 드셔요.” 하고 수녀님들을 드시게 했다. 



그런데 다음날, 또 다른 모르는 자매님이 자연산 회를 떠왔다며 주고 가는 것이었다. 그렇게 두 자매님이 매일 교대로 회를 떠오는 이해되지 않는 상황에 나는 병원장 신부님께 여쭈었다. “신부님, 저분들이 어떻게 알고 계속 회를 떠 오시는 거예요? 아무에게도 얘기 안 하시기로 제게 약속해주셨잖아요.” 



그러자 신부님은 “수술하고 나서 회를 먹으면 빨리 회복하니까 그 둘에게 매일 교대로 한 번씩 회를 떠다 주라고 했어요.” 하고 사실대로 말씀해 주셨다. ‘발 없는 말이 천 리 간다.’ 하더니, 회 떠다 줄 두 자매한테만 말씀하셨던 것이 이미 다 소문이 나 그간 많은 분들이 찾아왔던 것이다. 


내가 그간 잘 먹었을 거라고 생각하실 신부님의 정성을 생각하니, 회를 못 먹는다는 이야기를 할 수 없었다. 자연산 회를 떠오니 돈도 꽤 들텐데... 나는 회를 먹은 셈치고 봉헌하며 그 자매님들의 영육 간의 건강뿐만 아니라 가족들까지 봉헌하면서 더불어 물질 축복까지도 억만 배로 내려주시도록 계속 기도했다. 



‘비록 나는 먹을 수 없지만, 두 수녀님들이 맛있게 잘 드시고서 주님, 성모님을 위해서 열심히 일하시면 나는 그걸로 되었다.’ 생각하고 병원장 신부님이 약속을 지키신 셈치고, 또 정성껏 해주신 자연산 회 먹고 빨리 나은 셈치고 봉헌했다. 결국 나는 한 점도 먹지 않고 나를 돌보던 두 수녀님이 매일 한 접시씩 먹게 되었다. 



수녀님들이 잘 드시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나는 배부르고 흐뭇했다. 나주로 돌아가지 못하고 시간이 많이 지체되고 있으니, 성모님 집과 찾아올 순례자들이 많이 보고 싶고 걱정이 되었다. 그러나 오진으로 인한 열흘간의 잘못된 치료로 인해 초주검이 되어버린 몸은 쉽사리 회복되지 않았다. 


심지어 수술 후 4일간은 가스가 나오지 않아 움직이기조차 어려웠다. 빵빵하게 부푼 배는 물론 갈비뼈까지 다 아파 식사는 거의 하지도 못했고 숨쉬기조차 힘들었다. 그런 상황에서 소변까지 잦아 견디기가 너무너무 힘들었다. 하지만 어떻게든 일어나 그 고통들을 사랑받은 셈치고 봉헌하며 성직자들의 성화와 죄인들의 회개를 위해 생활의 기도로 봉헌할 때 가스가 나왔다. 


“사랑하올 나의 주님, 성모님! 부산까지 저를 보내시어 이토록 고통을 허락하시며,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하심은 당신의 뜻임을 굳게 믿나이다. 나흘간이나 저를 고통스럽게 하던 가스가 나감과 같이, 제가 이곳에서 만난 수많은 영혼의 악습과 죄악 또한 온전히 내보내 주소서. 당신께서 저를 필요로 하실 때마다 매 순간 ‘예’ 하고 따르리니, 오로지 부족한 이 죄녀의 고통을 통해서 주님 영광 드러내시고 부디 위로받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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