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도 가서 있었던 일 때문에
예수님 사랑 안에서 기쁘게 살아가는 나에겐 신부님, 수녀님, 신자들, 외인들 그 누구도 아름답게 보이지 않는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 타인의 잘못까지도 긍정적인 눈으로 바라보게 되어 그들의 고통을 나의 고통으로 생각하며 모든 것을 함께 나누고 아픈 이들에게 위로자가 되길 원했다.
성당에서 어떤 일이 있으면 나는 언제나 빠지지 않고 참여했다. 그러던 어느 날, 본당에 초상이 나서 한 교우의 집으로 연도를 바치러 갔다.(옛날엔 집에서 장례를 치렀음.) 신부님과 많은 신자들이 와서 함께 연도를 바치고, 다같이 음식을 먹으며 대화도 나누었다. 나는 신자들이 하는 말을 듣고 있었다.
그때 한 자매님이 약간 들뜬 모습으로 “저는 경현리에 사는 한 아줌마가 ‘어떤 풀을 뜯어다 먹으면 병이 낫는다.’고 해서 그렇게 했더니 병이 나았어요.”라고 말했다. 교우들의 시선이 그 자매님에게 집중된 순간, 나주성당의 원로이신 최 로렌죠 회장님이 굳은 얼굴로 “그것은 마귀의 짓이야!”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어서 “완전 가예언자구만.” 하는 말들이 나왔다. 그로 인하여 여러 가지 남을 판단하는 이야기들이 끊이지 않고 계속 나오기 시작했다. 나는 너무 놀랐다. 이날은 내가 처음으로 많은 성당 신자들을 다 같이 만나 본 자리였다.
어떤 풀을 먹고 병이 나았다고 말했던 자매는 얼마나 무색해서 얼굴이 어두워져 고개도 못 들고 있다가 가만히 그 자리를 빠져나갔다. 자신의 병이 나았기에, 좋은 것을 나누고 싶은 마음으로 한 말일 텐데 ‘얼마나 상처를 받았을까?’ 생각하니 너무 안쓰럽고 마음이 아팠다.
예수님을 알게 되고 나서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 신부님과 형제님들을 보면 예수님같이 보이고, 수녀님과 자매님들을 보면 성모님같이 보였으며 모든 사물을 봐도 다 긍정적으로 보였다. 설사 사람들이 안 좋은 행동을 해도 그것까지 예쁘게 보고 긍정적인 눈으로 보려고 노력했기 때문에, 정말 모든 것이 아름다웠다.
그리고 성당에 다니는 사람들은 남의 흉을 보는 일 없이 건설적인 대화를 나누는 줄 알았다. 그런데 세속 사람들과 다름없이, 그것도 초상집에서 남의 이야기로 꽃을 피우다니! 열심하다는 신자들이 죄가 되는 줄도 모른 채 타인에 관한 얘기를 계속 이어 나가다니 이게 웬 말이란 말인가!
나는 세속에 살면서도 아주 어린 시절부터 남 흉보는 것이 듣기 싫어서 늘 외톨이였다. 그렇게 말이 없던 나였지만, 어린 시절부터 불의를 보면 참지 못했기에 거기서부터 일은 벌어지고 말았다.
본당 사목 회장과 공소 회장을 하셨던 로렌죠 회장님이 “하느님은 다른 방법으로 전교하지 않으시고, 직접 신부님과 수녀님을 통해서만이 하신다.”라고 하시는 말을 듣고 놀라서 나도 모르게 입을 열었다.
“아니에요, 하느님은 직접 모든 일을 성령으로 하실 수도 있지만, 인간을 통해서 일을 하십니다. 그러기 때문에 어느 곳에서 누구를 통하여 어떻게 일을 하실지 우리 인간의 생각으로는 전혀 알 수가 없어요. 그래서 우리는 누가 어떻다고 판단할 수 없어요.
그 판단은 오직 하느님만이 하실 수 있기에 우리는 순수하게 하느님만 따라가면 돼요. 만약에 어떤 형제가 잘못한다고 생각될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기도뿐이지요.”라고 했다. 그러자 공소 회장을 하셨던 요한 회장님이 “영세 받은 지 얼마나 되었다고 지금 그따위 소리 하는 거요?”라고 하며 특히 원로이신 두 분이 더 화를 내셨다.
나는 그분들이 너무나 안타까워 더는 죄짓거나 잘못 생각하지 않기를 바라며 기도하는 마음으로 다시 말씀드렸다. “성령께서 우리에게 오셔서 길을 인도할 수도 있고, 잘못된 길은 막아주실 수도 있지 않아요? 또 주님께서 도구로 쓰시기 위해서는 고통을 허락하셔서 용광로에서 단련시켜 쓰실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했더니 로렌죠 회장님이 화가 나서 말씀하셨다.
“지금 이 시대에는 신부님과 수녀님이 계셔서 그분들이 전도하시기에 성령 운동 같은 것은 필요도 없어요. 성령 운동하는 사람들이 너무나 설쳐서 많은 사람들을 혼란시키고 있단 말이야.”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그분의 말을 듣고, 그 당시 아직 세례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성령 운동 봉사자를 하고 있던 나는 너무나 놀라서 말했다.
“성령 운동이 필요 없다니요? 성령 운동은 마른 땅에 물을 주는 격인데요.” 하자, 옆에서 조용히 앉아있던 장부가 나를 ‘쿡쿡’ 찌르며 가만히 있으라는 신호를 보냈다. 하지만 그 당시 예수님께서는 내가 무언가를 할 때 그것이 주님의 뜻과 어긋나는 일이면 특정 부위를 찔러 알려주셨었는데, 예수님께서 그때는 찌르지 않으셨다.
그러나 남편이 나를 찌르기에 그때야 ‘아차!’ 했지만, 이미 물은 엎질러졌다. 나는 속으로 ‘예수님께서 당신을 대신해서 율리오씨한테 찌르라고 하셨나 보다.’ 하고 받아들였다. 나는 얼른 남편의 말에 순명하기 위해서 곧바로 그 자리에 앉은 어른들 모두에게 “죄송합니다.” 하고 용서를 청했다.
그러나 이미 한 번 냉랭해진 그분들의 표정은 다시 밝아지지 않았다. 그 후로 나는 고개를 들지 못한 채 아무 소리 않고 가만히 앉아서 듣기만 했다. 이후에는 다행히도 그런 판단하는 대화는 나오지 않았다. 그렇게도 말이 없던 내가 웃어른들 계신 곳에서 이렇게나 말을 많이 하다니 나 자신도 믿어지지 않았다.
지금까지 살면서 누가 흰 것을 검다고 해도 그것은 흰 것이라고도 안 해봤으며, 내가 말을 너무 안 하니까 사람들이 “너는 입에서 냄새도 안 나냐?”라고 할 정도였는데…. ‘오, 주님, 당신의 뜻이 무엇이옵니까? 오로지 당신 뜻을 이루소서!’
연도 가서 있었던 일 때문에
예수님 사랑 안에서 기쁘게 살아가는 나에겐 신부님, 수녀님, 신자들, 외인들 그 누구도 아름답게 보이지 않는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 타인의 잘못까지도 긍정적인 눈으로 바라보게 되어 그들의 고통을 나의 고통으로 생각하며 모든 것을 함께 나누고 아픈 이들에게 위로자가 되길 원했다.
성당에서 어떤 일이 있으면 나는 언제나 빠지지 않고 참여했다. 그러던 어느 날, 본당에 초상이 나서 한 교우의 집으로 연도를 바치러 갔다.(옛날엔 집에서 장례를 치렀음.) 신부님과 많은 신자들이 와서 함께 연도를 바치고, 다같이 음식을 먹으며 대화도 나누었다. 나는 신자들이 하는 말을 듣고 있었다.
그때 한 자매님이 약간 들뜬 모습으로 “저는 경현리에 사는 한 아줌마가 ‘어떤 풀을 뜯어다 먹으면 병이 낫는다.’고 해서 그렇게 했더니 병이 나았어요.”라고 말했다. 교우들의 시선이 그 자매님에게 집중된 순간, 나주성당의 원로이신 최 로렌죠 회장님이 굳은 얼굴로 “그것은 마귀의 짓이야!”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어서 “완전 가예언자구만.” 하는 말들이 나왔다. 그로 인하여 여러 가지 남을 판단하는 이야기들이 끊이지 않고 계속 나오기 시작했다. 나는 너무 놀랐다. 이날은 내가 처음으로 많은 성당 신자들을 다 같이 만나 본 자리였다.
어떤 풀을 먹고 병이 나았다고 말했던 자매는 얼마나 무색해서 얼굴이 어두워져 고개도 못 들고 있다가 가만히 그 자리를 빠져나갔다. 자신의 병이 나았기에, 좋은 것을 나누고 싶은 마음으로 한 말일 텐데 ‘얼마나 상처를 받았을까?’ 생각하니 너무 안쓰럽고 마음이 아팠다.
예수님을 알게 되고 나서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 신부님과 형제님들을 보면 예수님같이 보이고, 수녀님과 자매님들을 보면 성모님같이 보였으며 모든 사물을 봐도 다 긍정적으로 보였다. 설사 사람들이 안 좋은 행동을 해도 그것까지 예쁘게 보고 긍정적인 눈으로 보려고 노력했기 때문에, 정말 모든 것이 아름다웠다.
그리고 성당에 다니는 사람들은 남의 흉을 보는 일 없이 건설적인 대화를 나누는 줄 알았다. 그런데 세속 사람들과 다름없이, 그것도 초상집에서 남의 이야기로 꽃을 피우다니! 열심하다는 신자들이 죄가 되는 줄도 모른 채 타인에 관한 얘기를 계속 이어 나가다니 이게 웬 말이란 말인가!
나는 세속에 살면서도 아주 어린 시절부터 남 흉보는 것이 듣기 싫어서 늘 외톨이였다. 그렇게 말이 없던 나였지만, 어린 시절부터 불의를 보면 참지 못했기에 거기서부터 일은 벌어지고 말았다.
본당 사목 회장과 공소 회장을 하셨던 로렌죠 회장님이 “하느님은 다른 방법으로 전교하지 않으시고, 직접 신부님과 수녀님을 통해서만이 하신다.”라고 하시는 말을 듣고 놀라서 나도 모르게 입을 열었다.
“아니에요, 하느님은 직접 모든 일을 성령으로 하실 수도 있지만, 인간을 통해서 일을 하십니다. 그러기 때문에 어느 곳에서 누구를 통하여 어떻게 일을 하실지 우리 인간의 생각으로는 전혀 알 수가 없어요. 그래서 우리는 누가 어떻다고 판단할 수 없어요.
그 판단은 오직 하느님만이 하실 수 있기에 우리는 순수하게 하느님만 따라가면 돼요. 만약에 어떤 형제가 잘못한다고 생각될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기도뿐이지요.”라고 했다. 그러자 공소 회장을 하셨던 요한 회장님이 “영세 받은 지 얼마나 되었다고 지금 그따위 소리 하는 거요?”라고 하며 특히 원로이신 두 분이 더 화를 내셨다.
나는 그분들이 너무나 안타까워 더는 죄짓거나 잘못 생각하지 않기를 바라며 기도하는 마음으로 다시 말씀드렸다. “성령께서 우리에게 오셔서 길을 인도할 수도 있고, 잘못된 길은 막아주실 수도 있지 않아요? 또 주님께서 도구로 쓰시기 위해서는 고통을 허락하셔서 용광로에서 단련시켜 쓰실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했더니 로렌죠 회장님이 화가 나서 말씀하셨다.
“지금 이 시대에는 신부님과 수녀님이 계셔서 그분들이 전도하시기에 성령 운동 같은 것은 필요도 없어요. 성령 운동하는 사람들이 너무나 설쳐서 많은 사람들을 혼란시키고 있단 말이야.”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그분의 말을 듣고, 그 당시 아직 세례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성령 운동 봉사자를 하고 있던 나는 너무나 놀라서 말했다.
“성령 운동이 필요 없다니요? 성령 운동은 마른 땅에 물을 주는 격인데요.” 하자, 옆에서 조용히 앉아있던 장부가 나를 ‘쿡쿡’ 찌르며 가만히 있으라는 신호를 보냈다. 하지만 그 당시 예수님께서는 내가 무언가를 할 때 그것이 주님의 뜻과 어긋나는 일이면 특정 부위를 찔러 알려주셨었는데, 예수님께서 그때는 찌르지 않으셨다.
그러나 남편이 나를 찌르기에 그때야 ‘아차!’ 했지만, 이미 물은 엎질러졌다. 나는 속으로 ‘예수님께서 당신을 대신해서 율리오씨한테 찌르라고 하셨나 보다.’ 하고 받아들였다. 나는 얼른 남편의 말에 순명하기 위해서 곧바로 그 자리에 앉은 어른들 모두에게 “죄송합니다.” 하고 용서를 청했다.
그러나 이미 한 번 냉랭해진 그분들의 표정은 다시 밝아지지 않았다. 그 후로 나는 고개를 들지 못한 채 아무 소리 않고 가만히 앉아서 듣기만 했다. 이후에는 다행히도 그런 판단하는 대화는 나오지 않았다. 그렇게도 말이 없던 내가 웃어른들 계신 곳에서 이렇게나 말을 많이 하다니 나 자신도 믿어지지 않았다.
지금까지 살면서 누가 흰 것을 검다고 해도 그것은 흰 것이라고도 안 해봤으며, 내가 말을 너무 안 하니까 사람들이 “너는 입에서 냄새도 안 나냐?”라고 할 정도였는데…. ‘오, 주님, 당신의 뜻이 무엇이옵니까? 오로지 당신 뜻을 이루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