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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께서 예비하신 삶」- 309화 피투성이가 되어 들어온 남편

wlsgodqn
2022-09-23
조회수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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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투성이가 되어 들어온 남편

온종일 쉴 틈 없이 바쁜 와중에도 내 머릿속은 오로지 한 가지 생각으로 가득차 있었다. ‘어떻게 하면 시아버님 마음에 드는 며느리가 될 수 있을까?’ 그러나 사랑과 온갖 정성으로 애쓰는 나에게 돌아오는 것은 오로지 차가운 무시와 멸시와 냉대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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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견디기 힘든 상황이었지만, 나는 결코 실망하거나 좌절하지 않았다. 늘 “아버지, 언젠가는 나의 진심한 사랑이 시아버님께 받아들여지게 해주세요.” 청했다. 고통 속에서도 희망을 안고 서러운 눈물을 감추며 하루하루 최선을 다했다.
 
사랑받은 셈치고를 계속 되뇌며 애를 쓰던 어느 날 밤, 그날도 남편이 자정이 넘도록 직장에서 돌아오지 않자 가족들의 걱정이 대단하였다. “이때까지 안 들어오고 대체 뭔 일이라냐? 무슨 일 생긴 거 아니야?” 가족들의 걱정 섞인 목소리에 나도 모르게 계속 시계를 확인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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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일까? 혹시 사고가 나서 어디 쓰러져있는데도 모르고 있는 것은 아니겠지?’ 시간은 어느새 자정을 훌쩍 넘기고 있었다. 통행금지가 있었던 때라 밤 12시를 넘기면 기다리기를 포기해야 하는데도, 그이가 너무 걱정되어 마음을 놓을 수가 없었다. 그이는 혈압도 높았기 때문이다.
 
그이를 초조하게 기다리며 시계 바늘이 새벽 3시를 가리킬 때까지 집안일을 마무리하고 시외할머니를 수발하다 재워드렸다. 통행금지도 풀리지 않은 그 시간, 혼자 나가기엔 무서워 잠든 아이를 등에 업었다. “아가, 미안해. 아빠가 이 늦은 시간까지 안 들어오시니 엄마랑 같이 좀 나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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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업고 밖에 나가 서성이며 아버지께 간절히 청했다. ‘부디 그이에게 아무 일이 없게 해주세요. 무사히 집에 돌아오게 해주세요.’ 그이가 돌아오는 방향을 향해 서서 그이가 나타나기만을 기다렸다. 그런데 어둠 속 저 멀리서 무언가 비틀거리며 다가오는 것이 희미하게 보였다.
 
‘뭘까? 내가 잘못 본 건가?’ 그 물체는 비틀거리며 이쪽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설마 그이가...?’ 하는 마음에 달려가 보니, 술에 잔뜩 취해 비틀거리는 남편이었다. 비틀거리며 쓰러지려는 그이를 가까스로 낑낑대며 부축해 방 안으로 데려왔다. 그이를 본 순간, 나의 입에서는 비명이 새어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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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얼굴은 피투성이에 바지는 무릎뿐만 아니라 여기저기가 많이 찢겨 있었다. 심장 박동이 빨라졌다. ‘그이에게 과연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먼저 아이를 뉘어두고 남편에게 다가갔다. 얼굴은 많이 다쳐 상처가 심했다. 크게 심호흡을 한 후. 당장 쓸 소독약이 없어 소독약인 셈치고 따뜻한 물수건으로 얼굴 상처를 조심스레 닦아주었다.
 
치료하는 마음으로 아버지께 간절히 청했다. ‘아버지, 얼굴에 난 상처에 쓸 소독약이 없어요. 지금 비록 물수건으로 이 상처를 소독하고 있지만 그이의 아픈 몸과 마음과 영혼까지도 깨끗이 다 씻어 주시고 회복시켜 주세요.’ 하고 염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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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이루어질 소망의 그날을 꿈꾸며

지난 세월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설레던 첫 만남, 독수공방하며 남편을 기다리던 수많은 밤, 어쩌다 한 번씩 들어오는 그이의 휴식처가 되고자 이 모습 저 모습으로 꾸미며 눈물을 감추고 그이를 맞이하던 날들, 아버님 병간호를 위해 시댁에 들어와서 지내며 그이의 얼굴을 마주하고 있는 지금 이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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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순간의 찰나 속에, 말로는 다 할 수 없을 지난 세월이 영겁의 시간과도 같이 아득해지는 듯했다. 툭 하고 떨어진 눈물 한 방울에 해묵은 시름이 이내 사라졌다. 어쨌든 이렇게 내 곁에 와 주었지 않았는가! 그이가 안쓰럽고 가여워졌다. 재빨리 눈물을 닦아내고, 그이의 얼굴에 깨끗한 물을 약인 셈치고 마저 살살 발라주었다.
 
따뜻한 물로 남편의 온몸을 닦아준 뒤 새 옷으로 갈아입혔다. 온몸을 안마해 주면서 다친 이유에 대해서는 전혀 묻지 않았다. 그저 다정하게 손을 잡고 속삭였다. “이렇게 무사히 돌아와 주셔서 고마워요. 더 크게 다칠 수도 있었는데 이 정도 다친 것을 천만다행으로 생각하기로 해요,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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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이는 들릴 듯 말 듯 한 목소리로 “미안해.”라고 했다. 나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그이의 손을 꼬옥 잡고 말해주었다. “걱정하지 말고 힘내셔요. 당신 곁에는 언제나 제가 있으니까요.” 온몸을 안마해 주며 부드럽게 풀어주니 긴장이 풀렸는지 그이는 곧 잠이 들었다.
 
잠이 깬 아이를 그이 옆에 재우고서, 곤히 잠든 아이와 그이를 보니 그제야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휴우.” 하지만 내가 쉴 틈은 없었다. 남편의 속을 풀어줄 녹깨미음을 끓여야 했고, 시가 식구들의 아침상과 학생들의 도시락도 준비해야 했다. 나는 어느새 송골송골 맺힌 땀을 닦아내며 부엌으로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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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댁 식구들이 깰까 봐 조심스럽게 손을 움직였다. 녹두를 삶고, 쌀을 불리고, 검은깨가 없어서 참깨와 함께 불린 쌀을 갈고, 거른 녹두와 함께 미음을 조용조용 만들었다. 시아버님께 드릴 음식도 만들다 보니 어느새 날이 밝아오기 시작했다. 대가족 아침 식사 준비, 많은 학생 도시락을 싸고 우물에서 물을 길어다 놓으려면 서둘러야 했기에 눈 붙일 새가 없었다.
 
수많은 일이 나를 기다리고 있으니 잠시도 쉴 틈 없이 몸을 움직여야 함이 고될지라도, 그래도 나에게는 사랑을 줄 수 있는 시아버님이 계시고, 그이가 있고, 아이가 있었다. 그렇다. 시부모님께도 혼자 계실 내 어머니께 해드리는 마음으로 더욱 최선을 다할 것이다. 그래서 하나뿐인 딸 키우고, 시집보내느라 고생하신 내 어머니께 남부끄럽지 않은 딸이 될 것이다.
 
‘시아버님도 회복시켜드리고, 사랑 가득한 가정을 이루어 내 어머니께도 꼭 효도하고, 호강시켜 드리리라.’ 언젠가 이루어질 소망의 그날을 꿈꾸면서 내가 해야 할 일을 사랑으로 할 수 있음에 감사드리며, 사랑받은 셈치고 봉헌하니 내 마음은 한없이 풍요로웠다. 밝은 아침 햇살을 받으며 우물을 향해 물을 길으러 가는 나의 발걸음은 어느 때보다 더 가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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