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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께서 예비하신 삶」- 275화. 양수가 터져도 아기는 나오지 않고

wlsgodqn
2022-08-16
조회수 23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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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수가 터져도 아기는 나오지 않고

어느 날, 한 산파가 내가 아이 낳을 때가 된 줄 어찌 알고 우리 집을 찾아왔다. “새댁, 아이를 집에서 낳고 그대로 놔두면 헌 고무신 신은 것처럼 자궁이 철떡거리니까 내가 받게 해줘요.”하며 나를 설득했다. 그러나 첫아이 낳기 직전에도 시어머님이 있는 돈을 다 가져가셨기에 돈이 없어 산파를 부를 수 없었다.
 
그런데 아이 낳기 7일 전, 나는 화장실에 갔다가 기겁을 하였다. 나도 모르게 갑자기 힘이 주어지더니 양수가 터진 것이다. ‘오, 내 아가! 안돼!’ 재래식 화장실이라, 그 상태에서 아기가 나오면 똥통에 빠질 것이 너무나 자명했다. 그래서 아이가 나오지 않도록 재빨리 손으로 막으며 급하게 뛰어나왔다.
 
진통 중에 서둘러 아이 낳을 준비를 했으나, 나오려던 아이가 나오지 않아 나는 자리에 눕고 말았다. 다행히 예정일이 다 되어갈 때라 친정어머니가 오셔서 먹을 것을 해주며 시중을 들어주고 계셨다. 산모가 너무 먹지 못하여 아이 낳을 힘이 없었고, 그로 인해 나오려던 아이는 양수가 터진 뒤에도 나오지 못하고 진통만 계속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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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없어 병원은커녕 산파도 부르지 못하고 나는 극심한 진통을 하며 몸부림쳐야만 했다. 나는 먹지도 자지도 못하고 화장실도 가지 못했다. 끝없는 진통 중에 나의 가녀린 육신은 한계에 다다라 있었다. 부디 아이를 지켜주시라고 아버지께 간절히 청하며, 이 고통을 사랑받은 셈치고 오롯이 아이의 건강을 위해서 봉헌했다.
 
진통이 계속되는 일주일 동안 내가 먹은 것은 어머니가 가져오신 조그마한 토마토 3개뿐이었다. 물조차도 잘 넘어가지 않았다. 애타신 어머니가 “아야, 제발 밥 한술이라도 먹어봐라.”라고 사정하시며 밥상을 차려주셨다. 계속 진통하면서도 건강한 셈치고 봉헌하며 간신히 밥상 앞에 앉았으나, 토가 나오려고 하여 끝내 한술도 먹지 못했다.
 
그러자 딸이 어떻게 될까 너무 안타까우신 어머니는 화가 나셔서 밥상을 밀쳐 버리셨다. “죽든지, 살든지 알아서 해라. 나도 모르겠다.” 어머니는 너무 속이 상하셔서 집으로 가버리셨다. 양수가 터진 지 나흘째의 일이었다. 남편의 도움도 없이 그렇게 홀로된 나는, 무시무시한 고통 속에 어찌할 바를 몰라 얼마나 외롭게 울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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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 안 계시니 도움받을 곳 하나 없었지만 ‘오 아버지, 부디 아이와 저를 지켜주셔요. 제게 힘을 주셔요.’ 하고 간절히 청하며 남편 앞에서는 전혀 티를 내지 않았다. 극심한 진통을 봉헌하면서도 건강한 셈치고 미소 띤 얼굴로 남편 밥을 지어 차려주니, 그이는 내가 어떤 진통을 겪고 있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


 
양수가 터진 지 1주일 만에 첫딸을 낳다
 
이틀 후, 어머니는 딸 걱정에 다시 돌아오셨으나, 나는 여전한 진통 중에 기력까지 다하여 죽어가고 있었다. 양수가 터진 지 일주일 째 되는 밤, 드디어 자궁이 열린 듯했다. 아이가 나올 것 같아서 남편에게 밖에 나가 있으라고 했다. 그러나 일주일간 먹은 것이라곤 작은 토마토 3개뿐이었으니 어머니가 힘을 주라고 하셔도 힘이 써지지가 않았다.
 
결국 아기가 나오다 이마가 질 입구에 걸려, 나오지 못하는 상태가 되고 말았다. 힘을 줘 보지도 못한 채 숨만 겨우 헐떡일 뿐이었다. 나는 죽을 지경에 다다랐지만 아이가 더 걱정되었다. 그렇게 아이가 밑에 걸려서 얼마나 쉬는 동안 나는 눈물로써 아이에게 속삭였다.
 
‘아가야, 엄마가 힘이 없어서 미안해! 엄마가 너무 미안해!!! 너도 너무 힘들겠지만 얼른 나와서 엄마와 사랑을 나누자 꾸나.’ 하며 나는 사랑받은 셈치고 입술을 깨물며 신음소리를 속으로 삼켰다. 이때 어머니는 내가 신음소리도 내지 않자 아이와 딸이 다 죽는 줄 아시고 안절부절못하며 눈물만 흘리셨다 한다.

어머니는 “우메, 애랑 어미가 다 죽게 생겼네.” 하시며 “김 서방, 들어와 봐!” 하고 애타게 사위를 부르셨다. 그 소리에 나는 깜짝 놀라 있는 힘을 다해 “안 돼요. 들어오지 마세요!” 하고 손사래를 쳤다. 목소리도 잘 안 나왔지만 그런 나의 모습을 보이기 싫어서였다. 어머니는 시골에서 산파라고 할 정도로 아이를 많이 받으셨다.
 
그러나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기에 딸이 죽는 줄 알고 넋이 나가 우시며 더는 힘주라는 말도 할 수가 없었다고 하셨다. 나는 나대로 온갖 힘을 다했지만 아이는 나올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아버지, 제발 아이를 낳을 수 있도록 제게 힘을 주셔요. 제가 이대로 죽어 어머니 가슴에 무덤이 될 수는 없어요. 제발 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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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 끊임없이 청하며 천신만고 끝에 아이를 낳았다. 그때가 밤 12시 15분이었다. 그러나 해산의 기쁨도 잠시, 아이를 본 나는 마음이 무너지는 듯했다. 아이는 머리까지 나오다가, 먹은 것이 없는 내가 힘을 주지 못해 더 이상 못 나오고 이마에서 걸려 한참을 있었으니, 머리는 길고 이마 쪽이 움푹 들어가 눈은 올라가 있었다. 
   
그것을 본 나는 너무 놀라 나의 힘없음을 탓하며 얼마나 슬피 울었던가! 그래도 첫아이는 내가 그동안 거의 먹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컸다. 무사히 살아 소중한 아이를 품에 안을 수 있음에 아버지께 감사드렸다. 그때의 나는 양수가 터진 상황에서 아기를 못 낳는 것이 얼마나 위급한 상황인지 몰랐다. 
   
나중에야 알게 되었는데, 양수와 양막은 태아를 보호하는 중요한 수단이라 한다. 양수가 새기만 해도 유해 세균이 자궁 내로 침투할 수 있어 위험한데, 내 경우는 양수가 터진 것이기에 응급상황이었다. 자궁 내 태아 감염이 되면 태아와 산모 모두 치명적일 수 있다. 
   
그래서 만삭인 경우 양수가 터지면 24시간 이내에 분만을 유도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런데 어찌 아이가 양수도 없이 일주일이나 태중에서 살아있을 수 있었겠는가? 한 의사는 그 이야기를 듣고 “그 사람 살아있지 않지요?” 했다 한다. 자비하신 주님께서 지켜주시지 않았다면 아이와 나는 이 세상에 없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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