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1. 성체 모양 종이를 태우며 생활의 기도를 바치는 순간 진동하는 향불향
물이 찬 양동이를 끌고 다시 봉 할아버지 집으로 돌아가는 오르막길은 올 때보다 더 많은 시간이 걸렸다. 힘이 없으니 담벼락을 짚고도 끌어보고, 이렇게 저렇게 해보며 양동이를 가져가기 위해 몸부림했다. 양동이 손잡이를 잡으면서 겸손과 평등을 묵상하며 왼손은 손바닥이 위로 오게, 오른손은 손바닥이 아래로 가게 잡았다.
계속해서 허리를 숙인 채 뒷걸음질로 양동이를 끌어오는데 척추 전방전위증인 허리가 끊어질 듯 고통스러웠다. 그 고통을 죄인들의 회개를 위해 봉헌하며, 잠시 허리를 펴고 숨을 고른 뒤 다시 걸음을 떼었다. 제자리걸음인 듯하지만, 사력을 다해 발걸음을 떼다가, 순간 중심을 잃고 그대로 뒤로 쿵 넘어지고 말았다.
애써 몸을 일으키려고 하는데 내 뜻대로 되지 않았다. “예수님! 예수님께서 십자가의 길에서 넘어지셨을 때 일어나고자 사력을 다하시는 그 순간은 이보다 더 힘겨우셨지요? 이 부족한 죄녀가 받는 고통은 당신의 고통에 비할 수 없사오나, 모든 것 당신께 온전히 바쳐드리오니 부디 위로받으소서. 예수님의 고통에 조금이나마 동참하게 해주셔서 무한한 감사를 드립니다.”
나의 눈가에 환희의 이슬방울이 가득 고였다. 또다시 쉬며 잠시 숨을 골랐다. “헉헉, 헉...”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신 예수님을 묵상하며 온 힘을 다해 일어섰다. 힘껏 양동이를 끌고 가다, 허리를 펴고 숨을 고르다 가기를 반복했다. 한여름 작열하는 햇빛 아래 숙인 허리와 등이 무척 따가웠다.
눈으로 비 오듯 흘러내리는 땀을 수없이 훔쳐내면서, 엉덩방아를 찧고 또 일어나 양동이를 끌다 보면 물이 출렁대며 쏟아져 흘러내리기도 했다. 나는 흘러내린 물 한 방울도 헛되지 않기를 바라며 간절한 생활의 기도를 봉헌했다.
“예수님, 불가능이 없으신 예수님께서 이 세상에 가장 불쌍하고 메마른 영혼들에게 주님의 사랑의 단비로 내려주시어 그들의 영혼 육신이 은총으로 풍요로워지게 해주소서. 그리고 할아버지에게도 당신의 고귀한 성혈로 수혈해주시어 영혼 육신 치유해주세요.” 그렇게 고통 중에서도 끊임없이 생활의 기도를 바치며 간신히 할아버지 집 부엌에 도착했다.
평소였다면 한 번에 들어 올려 부을 수 있는 물을 가쁜 숨을 몰아쉬며 바가지로 수십 번에 걸쳐 간신히 솥에 옮겨 담았다. 목욕할 물로는 턱없이 부족했기에 다시 물을 길어와야 했다. 부엌에서 샘까지의 그 길! 우리 주님께서 걸으셨던 수난의 길을 묵상하고 오상을 묵상하며 5번을 왕복했다. 주님의 고통에 동참하여 물을 길어오기 위해 오랜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열렬히 봉헌하는 생활의 기도 속에서 예수님께서 친히 나와 함께 하심을 믿으니 나는 단 한 순간도 혼자가 아니었다. 고통이 극심해질수록 예수님 수난의 신비에 깊이 침잠하게 되니 내 마음은 환희로 가득 차올랐다. 5번 물 떠다 솥에 붓는 데만 4시간이 넘게 걸렸을 것이다.
나는 힘겹게 땔나무를 가지고 와 성냥에 불을 붙여 아궁이에 불을 지피려다 퍽 주저앉아 엉덩방아를 찧고 말았다. “오, 주님 찬미와 감사와 영광 받으소서.” 나는 탈진하여 쓰러질 것 같았지만, 다시 힘을 내어 불을 때면서 올 때 주워 온 성체 모양의 종이를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불에 태우며 간절히 생활의 기도를 바쳤다.
“오! 나의 사랑, 나의 전부이신 예수님! 예수님을 합당하게 모시기 위하여 마음을 깨끗이 청소하고 정돈하기는커녕 많은 이들이 죄 중에도 아무렇지 않게 주님을 모시고 있으니 얼마나 마음이 아프십니까?
이 죄녀 비록 부족하오나 모령성체로 성체 안에 계신 예수님을 무수히 짓밟고 모독하는 사람들을 대신하여 희생하고 보속하겠사오니, 지옥의 길로 향했던 그 영혼들이 다시 주님께 돌아오게 하시어 위로받으시고 찬미 찬양받으소서...!”
그 순간 향불향 내음이 진동했고, 기쁨에 찬 예수님의 음성이 들려왔다.
“오, 나의 사랑, 내 작은영혼아! 매 순간 어린아이와 같이 단순하고 순수한 마음과 내게 향한 사랑에 찬 열정과 희생으로 불타오르는 너의 모습을 볼 때면 나는 잠시나마 고통을 잊고 기쁨에 차오른단다. 너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내 귀염둥이! 네가 매일 내가 지고 가는 십자가를 묵상하며 죄인들의 회개를 위해 바치는 생활의 기도를 통해 위로를 받는단다…”
“오 주님, 내 님이시여! 부족하기만 한 저, 오로지 당신의 것이나이다. 당신의 뜻대로 저를 사용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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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1. 성체 모양 종이를 태우며 생활의 기도를 바치는 순간 진동하는 향불향
물이 찬 양동이를 끌고 다시 봉 할아버지 집으로 돌아가는 오르막길은 올 때보다 더 많은 시간이 걸렸다. 힘이 없으니 담벼락을 짚고도 끌어보고, 이렇게 저렇게 해보며 양동이를 가져가기 위해 몸부림했다. 양동이 손잡이를 잡으면서 겸손과 평등을 묵상하며 왼손은 손바닥이 위로 오게, 오른손은 손바닥이 아래로 가게 잡았다.
계속해서 허리를 숙인 채 뒷걸음질로 양동이를 끌어오는데 척추 전방전위증인 허리가 끊어질 듯 고통스러웠다. 그 고통을 죄인들의 회개를 위해 봉헌하며, 잠시 허리를 펴고 숨을 고른 뒤 다시 걸음을 떼었다. 제자리걸음인 듯하지만, 사력을 다해 발걸음을 떼다가, 순간 중심을 잃고 그대로 뒤로 쿵 넘어지고 말았다.
애써 몸을 일으키려고 하는데 내 뜻대로 되지 않았다. “예수님! 예수님께서 십자가의 길에서 넘어지셨을 때 일어나고자 사력을 다하시는 그 순간은 이보다 더 힘겨우셨지요? 이 부족한 죄녀가 받는 고통은 당신의 고통에 비할 수 없사오나, 모든 것 당신께 온전히 바쳐드리오니 부디 위로받으소서. 예수님의 고통에 조금이나마 동참하게 해주셔서 무한한 감사를 드립니다.”
나의 눈가에 환희의 이슬방울이 가득 고였다. 또다시 쉬며 잠시 숨을 골랐다. “헉헉, 헉...”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신 예수님을 묵상하며 온 힘을 다해 일어섰다. 힘껏 양동이를 끌고 가다, 허리를 펴고 숨을 고르다 가기를 반복했다. 한여름 작열하는 햇빛 아래 숙인 허리와 등이 무척 따가웠다.
눈으로 비 오듯 흘러내리는 땀을 수없이 훔쳐내면서, 엉덩방아를 찧고 또 일어나 양동이를 끌다 보면 물이 출렁대며 쏟아져 흘러내리기도 했다. 나는 흘러내린 물 한 방울도 헛되지 않기를 바라며 간절한 생활의 기도를 봉헌했다.
“예수님, 불가능이 없으신 예수님께서 이 세상에 가장 불쌍하고 메마른 영혼들에게 주님의 사랑의 단비로 내려주시어 그들의 영혼 육신이 은총으로 풍요로워지게 해주소서. 그리고 할아버지에게도 당신의 고귀한 성혈로 수혈해주시어 영혼 육신 치유해주세요.” 그렇게 고통 중에서도 끊임없이 생활의 기도를 바치며 간신히 할아버지 집 부엌에 도착했다.
평소였다면 한 번에 들어 올려 부을 수 있는 물을 가쁜 숨을 몰아쉬며 바가지로 수십 번에 걸쳐 간신히 솥에 옮겨 담았다. 목욕할 물로는 턱없이 부족했기에 다시 물을 길어와야 했다. 부엌에서 샘까지의 그 길! 우리 주님께서 걸으셨던 수난의 길을 묵상하고 오상을 묵상하며 5번을 왕복했다. 주님의 고통에 동참하여 물을 길어오기 위해 오랜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열렬히 봉헌하는 생활의 기도 속에서 예수님께서 친히 나와 함께 하심을 믿으니 나는 단 한 순간도 혼자가 아니었다. 고통이 극심해질수록 예수님 수난의 신비에 깊이 침잠하게 되니 내 마음은 환희로 가득 차올랐다. 5번 물 떠다 솥에 붓는 데만 4시간이 넘게 걸렸을 것이다.
나는 힘겹게 땔나무를 가지고 와 성냥에 불을 붙여 아궁이에 불을 지피려다 퍽 주저앉아 엉덩방아를 찧고 말았다. “오, 주님 찬미와 감사와 영광 받으소서.” 나는 탈진하여 쓰러질 것 같았지만, 다시 힘을 내어 불을 때면서 올 때 주워 온 성체 모양의 종이를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불에 태우며 간절히 생활의 기도를 바쳤다.
“오! 나의 사랑, 나의 전부이신 예수님! 예수님을 합당하게 모시기 위하여 마음을 깨끗이 청소하고 정돈하기는커녕 많은 이들이 죄 중에도 아무렇지 않게 주님을 모시고 있으니 얼마나 마음이 아프십니까?
이 죄녀 비록 부족하오나 모령성체로 성체 안에 계신 예수님을 무수히 짓밟고 모독하는 사람들을 대신하여 희생하고 보속하겠사오니, 지옥의 길로 향했던 그 영혼들이 다시 주님께 돌아오게 하시어 위로받으시고 찬미 찬양받으소서...!”
그 순간 향불향 내음이 진동했고, 기쁨에 찬 예수님의 음성이 들려왔다.
“오, 나의 사랑, 내 작은영혼아! 매 순간 어린아이와 같이 단순하고 순수한 마음과 내게 향한 사랑에 찬 열정과 희생으로 불타오르는 너의 모습을 볼 때면 나는 잠시나마 고통을 잊고 기쁨에 차오른단다. 너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내 귀염둥이! 네가 매일 내가 지고 가는 십자가를 묵상하며 죄인들의 회개를 위해 바치는 생활의 기도를 통해 위로를 받는단다…”
“오 주님, 내 님이시여! 부족하기만 한 저, 오로지 당신의 것이나이다. 당신의 뜻대로 저를 사용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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