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께서 예비하신 삶」- 780화. 고통 중에 듣고 싶었던 강론 들은 셈치고 희생을 봉헌하다

wlsgodqn
2024-08-17
조회수 403

780. 고통 중에 듣고 싶었던 강론 들은 셈치고 희생을 봉헌하다


1982년의 어느 날, 푸른군대 피정에 참여하고 있었는데 푸른군대 회장님이신 루까 회장님과 광주 성령 봉사회 회장님이신 이 바오로 회장님께서 나를 부르셨다. “율리아. 지금 기차로 오기선 신부님께서 오고 계시니 루비노 형제와 함께 기차역에 가서 모시고 올래?” 하셨다.



나는 ‘왜 자매도 아니고 초면인 형제와 함께 가라고 하실까?’ 하는 생각이 잠시 스쳐갔지만 ‘무슨 뜻이 있겠지!’ 하고 아멘.’으로 응답하여 루비노 형제와 함께 오기선 신부님을 모시고 왔다. 루비노 형제는 신안 도초(전남 신안군의 섬 중의 하나) 공소에서 선교하는 공소 회장이라고 자기소개를 했다.



그 뒤로 그는 광주에서 하는 푸른군대나 성령운동 피정 때면 언제나 도초 공소에서 나를 찾아와 아는 체를 했다. 내가 성령운동 할 당시, ‘웃음꽃이 핀 처녀 봉사자’로 소문날 정도로 나를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었고 다들 나를 좋아했기에 그도 그런 사람 중에 하나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는 “오기선 신부님을 함께 모시고 오게 된 것도 보통 인연이 아니다.”라며 나에게 가까이 다가왔다. 우리는 푸른군대 피정이 있을 때마다 만났고 함께 기도와 봉사도 하게 되었다. 나는 주님을 전하기 위해 오지인 도초에서 공소회장을 하는 그가 고맙게 생각되어 잘 챙겨주었다. 



함께 봉사하며 그의 세속적이며 여러 인간적인 약한 모습을 보고 듣고 알게 되었다. 하지만 나는 언제나 그가 영적으로 성장하도록 보듬어 주며 모르는 것은 사랑으로 가르쳐 주었다. 그는 내가 영적인 이야기를 했을 때 잘 알아듣는 것 같았다. 


1983년 6월 15일, 광주 호남동 성당에서 푸른군대 피정이 있었다. 그런데 평상시 내가 존경하던 신부님께서 미사와 강론을 하신다고 했다. 그날 고통 중에 있던 나는 자리에 누운 채 꼼짝도 하지 못했는데, 암사슴이 시냇물을 그리워하듯 영적인 말씀에 목말랐기에 너무너무 강론을 듣고 싶었다. 



나는 힘겨운 발걸음을 기쁘게 사랑받은 셈치고 봉헌하며 말씀을 듣고자 어렵게 호남동 성당을 찾아갔다. 당시 피정 참가비 1,000원을 내고 들어가려고 할 때였다. 푸른군대 봉사자들이 고통 중에 어렵게 온 나를 붙들고 “율리아 자매님! 오늘 봉사 좀 해 주셔요.” 하는 것이 아닌가? 



나는 ‘내가 고통 중에 있는데 왜 날 시키지?’라고 생각하지 않고 주님의 부르심으로 기쁘게 받아들였다. ‘그래, 주님께서 내가 필요하니까 부르셨겠지. 하느님의 사랑을 받은 셈치고, 힘든 발걸음 하나하나와 내 극심한 고통까지도 주님의 찢긴 성심을 기워드리기 위함과 피정자들과 죄인들의 회개 위하여 기쁘게 봉헌하며 봉사하자. 아멘!’ 


하고 나는 망설임 없이 “네, 그러지요.” 한 뒤 고통을 봉헌하며 봉사를 시작하였다. 피정 참가비 1,000원을 받으며 가슴에 리본을 채워주는 일을 하게 되었다. 정말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웠지만 십자가상에서 죽기까지 온전히 다 내어놓으신 예수님의 사랑을 묵상하며, 나를 내어놓는 마음과 밝은 미소로 피정자들을 맞았다.



형제는 예수님, 자매는 성모님인 셈치고 “피정에 참가하는 분들의 영혼을 더욱더 예쁘게 꾸며주셔요.” 하고 생활의 기도를 바치며 정성을 다해 리본을 달아드렸다. 그리고 “오늘 주님과 성모님 사랑과 은총 많이 받으셔요.” 하고 활짝 웃으며 다정하게 인사했다. 나에게 리본을 받은 모든 피정자들이 너무 기뻐하면서 “아이고, 지금부터 은총이 넘치네이! 사랑으로 가득 찬 봉사자님의 웃는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도 벌써 기분이 좋아지니 오늘 받을 은총이 크겠구먼!” 하고 기뻐들 했다.


 

사실 다른 봉사자들은 내내 인사도 잘 하지 않고 무뚝뚝한 표정으로 리본만 달아주고 있었다. 그냥 대충 툭 달아주고, 사람이 많이 기다리고 있으니 피정자가 빨리 앞으로 안 가면 밀어버리기까지 했다. 한 봉사자는 ‘이걸 왜 나한테 시키나?’ 하는 듯한 표정으로 짜증 내듯 하다가, 옷핀에 피정자가 찔리는 일도 있었다.


 

그리고 내가 피정자들과 사랑을 나누며 리본을 달아주는 모습을 보고 눈을 흘기던 봉사자도 있었다. 내가 안타까운 마음에 “웃으면서 예쁘게 정성껏 달아드리면 어떨까요?” 하니, “자기나 예쁘게 해.” 하였다. 나는 그들이 나의 사랑의 권고조차 받아들이지 않으니 너무나 안타까웠다.

 

그러나 그들이 깨어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그들로부터 사랑받은 셈치고 내가 받는 고통을 그들의 영적 성화를 위해서도 봉헌하며 생활의 기도를 바쳤다. “예수님, 저들의 눈 흘김도 제가 사랑받은 셈치고 봉사자들을 위해 봉헌하오니,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마음부터 변화시켜주시어 사랑으로 리본을 달아주게 해주셔요.


 

그리하여 리본을 받는 피정자들이 주님, 성모님의 사랑을 느끼고 기뻐하며 풍성한 은총을 받게 되어 주님 뜻대로 살아가는 자녀 되게 해주소서.” 하고 생활의 기도로 봉헌했다. 바로 그때부터 그들이 사랑에 찬 인사를 나누며 리본을 달아주게 되니, 피정자들은 시작 전부터 마음이 활짝 열린 듯 모두들 얼굴에 화색이 돌며 모두가 기뻐했다.

 

“오 예수님, 제 기도를 들어주셨군요! 저희가 나누는 기쁜 사랑의 인사 속에 함께 해주시어 오늘 모인 모든 봉사자들과 피정자들이 모두 회개의 은총을 받아 부활의 승리 얻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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