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프로젝트💗「주님께서 예비하신 삶」- 514화. 내가 죽어가면서까지 번 돈으로 시어머니는 여행을?

wlsgodqn
2023-08-21
조회수 1453



 내가 죽어가면서까지 번 돈으로 시어머니는 여행을?


며칠 전, 다섯째 시동생 사법고시 합격 후 시어머니께서 다녀가시며 하신 말씀이 뇌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기뻤던 순간도 잠시뿐, 아파트를 해줘야 한다는 시어머니의 요구를 들어드리지 못한 내 마음은 큰 바윗덩어리를 얹어 놓은 듯했다.



그동안 아무리 힘들어도 가족들 앞에선 눈물을 감추고, 어떻게 해서라도 다섯째 시동생 사법고시 합격할 때까지 잘 버티어 보자고 매일 같이 다짐하며 사랑받은 셈 치고 버텨왔다. 밥을 먹은 셈 치고 물을 마시고 굶어가며, 시동생을 가르치느라 더 어려워진 살림에 아이들에게 싱싱한 과일 하나도 제대로 사주지 못했다.

그래서 상해 가는 과일 싸게 사서 그 부분을 도려내면서 하느님께 간절히 청했었다. “하느님, 저는 과일의 썩은 부분을 도려내지만, 하느님께서는 저희들의 몸과 마음의 나쁜 것들을 모두 다 도려 내주시어요. 그래서 이 과일을 싱싱한 과일로 변화시키시어 먹는 우리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영양분으로 채워주시고 더욱 건강하게 해주세요.”



계속 이렇게 기도하며 영양가 많고 싱싱한 과일 먹인 셈 치고 먹였다. 좋은 것만 주고 싶은 사랑하는 내 아이들에게 밥을 굶긴 적도 있었고, 옷도 헌 스웨터 풀어서, 또 버릴 천을 이용해 만들어 입히며, 엄마로서 너무나 미안하고 안타까운 마음을 눈물을 머금고 봉헌해오던 나였지 않았던가!



지나온 일들을 생각하니, 지금 죽음을 앞둔 내 처지에 마음이 너무 착잡하고 처량하여 눈물만 흘러내렸다. 그러나 정말 내가 더 이상 해줄 수가 없는 상황인데 어쩌겠는가! 죽음을 앞둔 내가 다섯째 시동생에게 아파트를 해줄 방법은 전무했다. 나는 얼른 다시 마음을 추슬렀다.



남편은 시어머니가 다녀가신 날 이후로 침묵으로 일관할 뿐이었다. 그러나 남편이 “여보, 그동안 내 동생들 가르친다고 그렇게 못 먹고 고생했는데, 정말 고마워. 어머니께서 저렇게 화를 내신 것은 본의가 아닐 거야.”하고 말해준 셈 치고 봉헌했다.

 

또 시어머니의 무리한 요구와 냉대도 “아가, 그동안 다섯째 가르치느라고 고생이 많았구나. 사법고시 합격한 것은 다 네 덕분이다. 이제 좀 편히 쉬거라.” 하시는 시어머니의 다정한 말을 들은 셈 치고 사랑받은 셈 치면서 최선을 다해 봉헌했다. 그래서 나는 전혀 시어머니가 밉거나 섭섭하지 않았다.

 

‘그래, 비록 시동생 아파트는 해주지 못했지만, 앞으로 내게 남은 날이 얼마가 되었든, 다시 한번 최선을 다해 시어머니와 시댁 식구들을 사랑하리라.’ 다짐하며 마음을 다잡았다. 그런데 나중에 시어머니께서 “다섯째에게 보낸다.”하고 가져가신 돈으로 여행을 다니신 것을 알게 되었다.



시어머님은, 시동생 학비로 매달 보내는 돈뿐만 아니라, 자주 찾아오셔서 너무나 쉽게 10만 원, 20만 원씩을 다섯째에게 보낸다며 가져가셨다. 그렇게 마련해드린 돈은 내가 죽어가면서도 먹지 못하고 병원에도 가보지 못하며, 우리 아이들도 제대로 먹이지 못한 채 모으고 또 모아 해드린 것이 아니었던가!

 

잠시 가슴이 쓰라리려 했지만, 얼른 ‘그래, 여행을 꼭 가고 싶으신데 돈은 없고 하니까 쓰셨겠지. 좋은 시간 보내고 오셨다면 다행이다.’ 하며 내가 여행 보내드린 셈 치고 봉헌했다. 그리고 시아버님이 살아계셔서 거나하게 칠순 잔치해드린 셈 치고 봉헌했다.



‘하느님! 저는 시댁을 위해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저의 모든 희생을 시어머니를 위해서 봉헌하오니, 부디 시어머니의 마음을 사랑으로 가득 채워주시고 남은 생을 주님께서 친히 인도하여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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