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프로젝트💗「주님께서 예비하신 삶」-509화. 집에 돌아와 보니

wlsgodqn
2023-08-15
조회수 786

 



 집에 돌아와 보니


“어서 일어나 집에 가야지?” 하는 그 말씀에, 나는 바로 몸을 일으켜 집으로 향했다. 그러나 차가운 바닥에 오래 쓰러져있던 몸은 얼음처럼 굳어있었다. 시간이 너무 늦어 가족들이 날 애타게 찾으리라는 생각에 잘 움직여지지 않는 다리를 애써 끌며 겨우 집으로 돌아오니 집에서는 난리가 나 있었다.

 

밤도 잊은 채 환히 불을 켜놓고 온 가족이 나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다. 너무나 아파 거동하기도 힘든 사람이 갑자기 없어졌으니 남편은 근심에 가득 차 내가 갈 만한 곳을 모두 찾아보았지만, 찾지 못했다. ‘혹시 어디서 죽은 것은 아닌가?’ 싶어 오토바이를 타고 온 동네를 돌아다니며 다리 밑, 저수지, 영산강, 풀밭, 사람이 죽어있을 만한 모든 곳을 다 샅샅이 뒤졌다고 했다.

 


그러나 끝내 찾지 못하여 허탈이 집에 돌아온 남편은 울면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남편뿐만 아니라 가족들은 어린애들까지도 안절부절못한 채 모두 울고 있었다. 깊은 밤 중이었으나 아이들의 울음소리가 어찌나 컸던지 집 밖에서도 다 들릴 정도였다. 그 소리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내렸다.



내가 집에 들어가자마자 남편은 마치 죽었다 살아 돌아온 사람을 만난 듯 울면서 달려와 나를 와락 끌어안았다. “여보! 도대체 어디를 갔다 왔어. 얼마나 걱정했는데! ‘혹시라도 어디서 죽었으면 어떡하지?’ 하고 내 가슴이 무너져내리는 줄 알았어. 여보, 살아와 주어서 정말 고마워. 당신은 살아야 해, 꼭 살아야 해.

 

당신이 이렇게 아프게 된 것은 전부 다 이 못난 남편 때문이야. 이제 잘할게, 정말 잘할게. 당신의 눈에서 눈물을 흘리게 했던 10배, 20배, 아니 그 이상으로 잘해줄게, 응?” 했다. 남편의 절절한 고백에 나도 어느새 눈물범벅이 되었다.

 

“아니에요, 당신은 나에게 너무 잘해주었어요, 부족한 아내 때문에 당신이 고생했던 것을 생각하면 가슴이 저려와요. 미안해요, 저 아니었더라면 더 좋은 사람 만날 수도 있었을 텐데요….”

 

“여보, 그게 무슨 말이야. 절대 아니야. 내가 당신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나는 이미 죽었을 목숨이오. 당신의 그 지극한 정성과 사랑 덕분에 오늘의 내가 존재하고 있는 것이오. 천사 같은 당신이, 천사 같은 마음을 가진 당신이 절대 죽어서는 안 돼. 여보, 힘을 내요. 나는 당신 없이 안 돼. 이제는 내가 당신을 지켜줄 거야.”


말하는 내내 남편은 계속해서 울먹였다. 무심하게만 생각했던 남편이 이토록 나를 걱정하다니! 그이의 진심 어린 사랑의 말에 이제까지의 숱한 나의 아픔들이 모두 다 녹아내리는 듯했다. 나는 너무나 고마워 다시 한번 살아갈 힘을 내야겠다고 생각했다.




“고마워요, 고마워요. 나 죽지 않아요, 당신이 내 곁에 있는 이상 나 죽지 않아요. 꼭 살아서 당신과 아이들을 데리고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불쌍한 우리 어머니에게 보여드릴 거예요. 한 생을 나만을 위하여 아낌없이 바쳐오신 우리 어머니의 가슴에 무덤을 만들 수는 없어요.”

 



남편과 나의 모습을 보며 큰딸과 큰아들, 어린아이들까지 모두가 엄마를 부르며 엉엉 울었다. 그렇게 우리는 모두 부둥켜안고 이 밤을 다 지새울 듯 얼마나 울었던가! 사랑하는 어머니와 남편, 아직은 엄마의 손길이 필요한 어린아이들을 남겨두고 영원히 돌아올 수 없는 곳으로 함께 가자고 불쑥 찾아온 불청객 같은 ‘말기 암’을 결코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나는 돌아온 남편의 그 깊은 사랑에 다시 힘을 얻어 죽음에서 새 생명으로 나의 삶을 바꿔놓고야 말리라고 굳게 다짐했다. 어머니와 가족 모두를 위하여 내 한 몸 아낌없이 바쳐 불태우리라고 다시금 결심하였다.

 

그리고 내 곁 아주 가까이 ‘죽음’이라는 친구가 언제든 함께 가자고 기회를 엿보며 도사리고 있지만,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슬픔을 안겨주지 않기 위해서라도 반갑지 않은 이 죽음의 친구를 멀리하리라. 다시 건강을 친구로 받아들여 살아나기 위해 새 희망을 꿈꾸었다.

 

나는 사랑하는 가족을 다시 한번 두 눈에 담으면서도 성당에서 만났던 십자가상 위의 예수님의 쓸쓸하고도 외로운 모습을 떠올리며 간절한 기도를 드렸다. “예수님, 십자가 위에서 돌아가셨지만 3일 만에 부활하신 예수님! 부디 이 힘없고 가냘픈 제 육신 또한 당신과 함께 부활하게 하소서.” 깊은 밤은 어느새 저물어가고 다시 한번 힘차게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며 소망의 아침을 맞이했다.

 




23 22

🎁새로나온 성물

나주 성모님의 집 (경당)   전남 나주시 나주천 2길 12 (우. 58258) | 나주 성모님 동산   전남 나주시 다시면 신광로 425 

TEL  061-334-5003 | FAX  061-332-3372 | E-mail  najumary@najumary.or.kr | 사업자 등록번호  652-82-00210

대표자  김만복| COPYRIGHT ⓒ 2021 재단법인 마리아의 구원방주회 ALL RIGHTS RESERVED

재단법인 마리아의 구원방주회

나주 성모님의 집 (경당) | 주소 : 전남 나주시 나주천 2길 12 (우. 58258)

나주 성모님 동산 | 주소 : 전남 나주시 다시면 신광로 425 

TEL : 061-334-5003 | FAX : 061-332-3372

사업자 등록번호  652-82-00210 | 대표자  김만복

COPYRIGHTⓒ 2021 마리아의 구원방주 MARY'S ARK OF SALVATION

카카오톡 채널 채팅하기 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