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께서 예비하신 삶」- 813화. 흘러나가는 샘물에 옷이 젖어도 필사적으로 기어가며

wlsgodqn
2024-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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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3. 흘러나가는 샘물에 옷이 젖어도 필사적으로 기어가며


나는 떨어질 때의 충격으로 의식마저 희미해져 갔다. 옷 속으로 스며드는 차가운 느낌에 정신이 들어서 보니 샘에서 물이 넘쳐 한쪽으로 모여 흐르는 곳에 쓰러져있었다. 한여름이었지만 지하에서 샘솟는 물이 고통 중인 나에게는 무척 시렸다. 나는 예수님의 성심에서 마지막 피와 물 한 방울까지 남김없이 쏟아주신 사랑을 깊이 묵상했다.



‘사랑하올 나의 예수님! 부디 제 몸을 휘감고 도는 이 샘물을 예수님께서 흘려주신 고귀하온 보혈로 변화시켜주시어 할아버지와 저를 포함한 세상 자녀들의 모든 죄악과 추한 영혼의 때까지도 모두 깨끗이 씻어주소서.’ 나는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 없었지만 할아버지를 씻겨드려야 한다는 일념뿐이었다. 



애써 정신을 가다듬은 후 양동이를 먼저 샘 쪽으로 밀었다. 그리고 전혀 말을 듣지 않는 무거운 몸을 움직이고자 안간힘을 쓰는데, 십자가의 길에서 무거운 십자가에 짓눌려 세 번이나 넘어지셨어도 사력을 다해 일어나 다시 십자가를 지며 포기하지 않으셨던 사랑하올 예수님의 마음이 절로 묵상되었다. 


 

나의 죄를 대신하여 수난 하신 주님의 사랑을 가슴에 새기며, 온 힘을 다해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앉은 자세로 양손을 바닥에 짚은 채 발로 밀고 엉덩이를 끌며 샘을 향해 조금씩 움직이며 나아갔다. 가까스로 샘에 도달했지만 물을 뜨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손도 부들부들 떨리며 말을 잘 안 들어 바가지에서 쏟아지는 물이 더 많았다. 



양동이에 물을 길으며 “예수님, 이 물을 주님께서 십자가상에서 흘리신 일곱 상처의 보혈로 변화시켜주시어 내일 세례받으시는 봉 할아버지의 영혼 육신의 묵은 때까지 깨끗이 씻어주시어 주님 영광 드러내는 자녀 되게 하소서.”하고 생활의 기도로 봉헌하니, 극심한 고통보다도 더 큰 기쁨에 나는 너무너무 행복했다. 


수십 차례 만에야 양동이가 어느 정도 찼다. 어떻게든 기어서 양동이를 밀고 다시 계단을 오르기 위해 안간힘을 다했다. 몇 초면 오르내릴 수 있는 계단이 그날은 얼마나 높게 보였는지... 팔로 몸을 지탱하여 겨우 계단 하나를 올라, 기고, 또 누워가며 양동이를 끌어올렸다. 힘이 없는데 용을 쓰려니 온몸이 바들바들 떨렸다. 



계단 위에 흩어져 있는 크고 작은 돌들과 모래에 수도 없이 몸이 미끄러졌다. 잡을 곳 하나 없는 가파른 돌계단에서 물 양동이와 얼마나 씨름했을까? 마치 나비가 새로 태어나 하늘로 날아오르기 전 허물을 벗어내듯, 새로운 탄생을 위한 눈물겨운 몸부림이 계속됐다. 



주님께서 십자가를 지고 채찍질 당하시며 온갖 편태와 모욕을 당하시던 장면이 그려져 몸은 힘들지라도 예수님께서 당하시는 고통에 동참하는 마음으로 봉헌했다. 봉헌하는 그 마음 안에 한편으로는 이슬방울이, 또 한편으로는 기쁨의 미소가 절로 새어 나왔다. 



반팔을 입었기에 팔을 비롯해 여기저기 살이 다 까지고 패이며 피가 흘러내렸지만, 예수님의 고통에 비하면 극히 미소할 뿐이었다. ‘율리아, 할 수 있다!’ 속으로 수없이 외치며 젖 먹던 힘까지 다해 양동이를 두 팔과 몸으로 받쳐 다음 계단 위로 간신히 올리기 시작했다. 


물을 쏟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면서 뒤로 누운 채로도, 엎어지기도 하며 필사적으로 샘 입구까지 간신히 양동이를 올려놓았다. 그렇게 기고 넘어져 가면서 가쁜 숨을 몰아 내쉬며 계단 맨 위까지 다 올라왔다. 담벼락에 의지하여, 흙먼지투성이가 된 몸을 사력을 다해 일으켰다.



눈물이 절로 흘러내렸다. 힘들어서도 아니오, 슬퍼서도 아니고 또한 루비노 회장의 도움을 못 받아서는 더더욱 아니었다. 내가 고통 중에 바치는 이 희생과 보속이 예수님께 조금이라도 위로가 될 수만 있다면 나에게 이보다 더 큰 영광이 어디에 또 있겠는가!

 

“사랑하올 나의 예수님! 부족한 이 죄인의 사랑에 찬 희생과 보속을 통해서 찬미와 영광, 그리고 위로받으소서. 알렐루야! 예수님께서 가신 십자가의 길을 저도 이렇게 따라갑니다. 같이 왔던 루비노 회장이 원래 없었던 셈치고 봉헌하였습니다.

 

주님께서는 이 죄녀를 얼마나 사랑하셔서 지금 저를 당신 홀로 계신 갈바리아로 초대하셨나이까? 제게 주신 십자가를 주님과 성모님을 위하여 기꺼이 지고 가겠사오니 부족한 이 죄녀의 사랑에 찬 작은 희생을 보시고 부디 위로받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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