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께서 예비하신 삶」- 811화. 모령성체 하는 죄인들의 죄악을 배상하기 위하여 : 나주 성모님께 받은 은총 등을 나누는 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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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3월 29일 성금요일 - 나와 내 어머니를 찾아와 기도할 때 너희 이름이 생명의 책에 기록된다 2024년 3월 29일 성금요일 - 나와 내 어머니를 찾아와 기도할 때 너희 이름이 생명의 책에 기록된다 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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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께서 예비하신 삶」- 811화. 모령성체 하는 죄인들의 죄악을 배상하기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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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총 게시판

2024-09-23

811. 모령성체 하는 죄인들의 죄악을 배상하기 위하여

급작스러운 고통에 몸부림하며 나는 정신마저 혼미했다. 발을 조금씩 조금씩 힘겹게 밀고 끌며 안간힘을 다해 가고 있는데, 시장 골목길에 성체 모양의 둥글고 하얀 물체가 땅바닥에 여기저기 떨어져 있었다. 순간 나는 너무 놀란 나머지 “어머, 어머, 저기 성체가!…” 하고 소리쳤다.

나는 금방이라도 질식해서 죽을 것만 같았다. 내 머릿속에는 모령성체하는 이들이 영한 성체 예수님께서 그들 안에 들어가 생활하시지 못하고 땅바닥에 흘러내려 아무렇게나 버려진 채, 질퍽질퍽하게 사람들의 발에 밟히며 모독을 당하고 계심이 묵상 되니 너무나도 참담하고 기가 막혔기 때문이다.

예수님께서는 내가 예비자였던 1980년도에 이미 모령성체로 인하여 당신께서 받으시는 고통을 보여주셨다. 그러니 모욕받고 짓밟히고 계신 성체 예수님을 흠숭하는 마음으로 어서 주워야 한다는 간절한 생각에 죽을힘을 다했다. 허리를 잔뜩 숙인 채 말을 안 듣는 손을 뻗어 땅에 버려져 있는 성체 모양의 둥근 물체를 간신히 주워들었다.

혼미한 정신을 애써 가다듬고 보았더니 그것은 바로 막걸리병 뚜껑 안에 붙어있는 하얀 종이였던 것이다. 당연히 성체는 아니었지만, 시장을 오가는 수많은 사람들의 발길에 채이고 밟히는 그 종이들이 마치 모령성체로 짓밟히는 성체 예수님으로 연상되어 마음이 무너지듯 아팠다.

성체 안에 살아 계신 예수님께서 당하시는 모독과 배은망덕을 배상해 드리기 위해 마비된 듯한 손을 뻗어 하나하나 정성껏 종이들을 줍기 시작했다. 예수님의 지극한 사랑을 받은 셈치고, 그 종이를 줍고자 숨을 헐떡이며 안간힘을 다해 움직이는데 모령성체로 피 흘리시며 찢긴 주님의 성심을 묵상하니 눈물이 주체할 수 없이 펑펑 쏟아져 내렸다.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에 앞이 잘 보이지도 않는 데다, 당장이라도 앞으로 고꾸라질 듯 고통스러웠다. 그러나 모령성체 하는 죄인들의 회개를 위하여 간절한 생활의 기도로 모든 고통을 봉헌했다. 루비노 회장은 내가 죽을힘을 다해 종이를 주워도 주변만 살피고 있었다. 하지만 그가 함께 주워준 셈치고 봉헌했다.

어렵게 주운 성체 모양의 종이를 손에 꼭 쥔 채로 다시 떨어지지 않는 발을 조금씩 움직여 어렵사리 봉일동 할아버지 집 가까이, 약 1분 정도 되는 거리에 도착했다. 할아버지 집이 눈에 빤히 보이는 곳까지 왔는데도 마음은 간절하나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그러니 너무도 애가 타는 마음에 더욱 힘겨운 발걸음을 옮겼다.

고통에 굳게 다문 입술 사이로 애절한 성가가 흘러나왔다. “한 발자국 두 발자국 걸음마다 자국마다 뜨거운 눈물 붉은 피 가득하게 고였구나. 눈물 없이 못 가는 길 피 없이 못 가는 길... 주님 가신 길이오니 내가 어찌 못 가오랴.....”

나는 주님의 수난을 묵상하며 울부짖다시피 성가를 부르는데 눈물이 앞을 가리고 목이 메어 나중에는 ‘엉엉’ 울면서 죄인들의 회개를 위하여 고통을 봉헌했다. 시장 골목에서부터 봉일동 할아버지 집까지 5-7분이면 충분한 거리였으나 고통을 봉헌하면서 1시간 40분이나 걸려서 도착했다.

그러나 십자가의 길을 가신 예수님을 묵상하며, 주님의 수난에 동참하는 셈치니 언제나 주님과 함께하고 싶었던 나는 그 시간이 너무나 행복한 시간이었다. 할아버지를 목욕시키기 위해서는 우선 물을 길어다가 데워야 했다. 그런데 루비노 회장은 봉 할아버지 집에 도착하자마자 나를 급하게 불렀다.

그러더니 “율리아, 나 화장실 좀 다녀올게.” 하고 뒤돌아 가버렸다. 사실 할아버지 목욕 시켜드리는 것은 그와 같이할 수 없다 해도, 나는 고통으로 걷지도 못하는 상태였기에 ‘물 길어오는 데 도움이 되라고 주님께서 시간 맞추어 보내주셨네!’ 했었다. 그러나 그는 뒤돌아 가버렸으니 막막했지만, ‘아마 주님의 뜻이 있으시겠지?’ 생각하고 그가 물을 길어다 준 셈치고 봉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