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프로젝트

주님께서 예비하신 삶

💗「주님께서 예비하신 삶」 - 59화. 재혼설과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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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혼설과 꿈

나는, 27세에 과부가 되신 우리 어머니의 재혼에 관한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너무 불안하여 좌불안석이었다. 아버지는 3대 독자로, 4대째에 딸인 나 하나로 대가 끊겼으니 주위 분들이 어머니를 보며 “아무 걸림돌이 없다. 딸 하나 데리고 그 고생하며 살지 말고, 재혼하여 팔자 고쳐 행복하게 살아라.” 하고 권유하셨다.
 
그런 말씀을 하시던 분들이 나를 바라보는 눈빛은 냉혹하기만 하였다. 심지어 내게 직접 “네가 어쩌다가 이 세상에 태어났느냐, 너만 아니면 느그 어머니는 이 고생을 안 할 텐디. 쯧쯧쯧.” 하였다. 나는 다정한 사랑의 말을 들은 셈쳤지만, 어린 나이임에도 ‘내가 어머니에게 걸림돌이 되는 걸까?’ 하는 생각에 눈가의 이슬은 마를 날이 없었다.
 
그런 질시의 눈길들을 느낄 때마다 내가 애타게 찾는 것은 오로지 아버지뿐이었다. 아무에게도 말 못 하고 혼자 가슴앓이하며 행여라도 어머니가 재혼하여 내 곁을 떠나실까 봐 남모르게 흘러내린 눈물은 얼마였던가! 그러던 어느 날, 꿈속에서 어머니가 시집을 가시는데 긴 버스를 타고 가셨다.
 
내가 슬피 울면서 어머니를 부르며 따라가니까 어머니도 우시면서 아무도 모르게 나를 버스 천장 짐칸에 올려놓으셨다. 얼마만큼 갔을 때 차가 높은 벼랑을 달리다 밑으로 뚝 떨어지면서 꿈에서 깨어났다. 잠에서 깬 나는 눈물부터 와락 터뜨렸지만, 어두운 방에는 나 홀로뿐 아무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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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불안하고 초조해서 견딜 수가 없어 어머니가 돌아오시는 날까지 눈물이 마르지를 않았다. “아버지, 우리 어머니가 버스 타고 시집가버리신 것은 아니겠지요? 아버지, 우리 어머니 꼭 돌아오게 해주셔요.” 하고 아버지를 부르며, 어린 마음에 얼마나 초조히 어머니를 기다렸는지... 어머니가 곁에 계신 셈치며 기다리던 그 시간이 너무나도 길게만 느껴졌다.
 
어머니께서 집에 돌아오시던 날이면 언제나 너무나 반가웠지만, 그 꿈을 꾸고 난 뒤 집에 돌아오신 날만큼 반가웠던 적이 없었다. 나는 어머니를 보자마자 “어머니!” 하고 와락 부둥켜안고 엉엉 울며 꿈 이야기를 했더니 어머니께서는 나를 꼭 안아주시며 말씀해주셨다.
 
“아가, 걱정하지 말아라. 세상 사람들이 모두 다 재혼하더라도 나는 절대 재혼 안 한다. 그 꿈은 재혼하면 그렇게 낭떠러지에서 굴러떨어지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뜻이고, 또 이미 떨어져 버렸으니 이제 다시는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라고 하시며 나를 안심시켜 주셔서 기나긴 기다림 끝에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3년간을 그 누구에게도 말 못 하고 어머니가 장사 나가실 때마다 불안해했었다. 어머니가 돌아오시면 ‘또다시 보게 되었구나.’ 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곤 했던 3년의 그 세월은 결코 나에게는 짧은 세월이 아니었다. 어머니 재혼 걱정만 놓아도 나는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것처럼 홀가분했고, 여러 가지 어려움도 셈치고 잘 견딜 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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