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프로젝트

주님께서 예비하신 삶

💗「주님께서 예비하신 삶」- 99화. 교복도 직접 만들어 입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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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복도 직접 만들어 입다

고등공민학교에 다니게 된 것은 너무나 감사했지만 교복이 문제였다. 나는 항상 ‘어떻게 하면 돈을 아낄 수 있을까?’ 궁리하며 늘 연구했다. 내게 들어가는 돈만큼 어머니가 더 고생하셔야 했기 때문이다. 당시 교복집에서 중학교 교복을 맞춰 입으려면 돈이 꽤 들었기에 나는 교복을 직접 만들어 입기로 결심했다.
 
어려서부터 바느질은 해봤기에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나는 어머니께 “어머니, 중학교 교복은 제가 직접 만들어서 입고 싶어요.” 하고 청했다. 어머니는 기특하게 생각하시며 그러라고 하셨다. 얼마 후, 어머니와 함께 영산포 5일 장에 가서 교복 상의와 치마를 만들 검은색 천을 끊어 왔다.
 
직접 옷을 짓는 것은 처음이기에 조금 긴장되기도 했다. 나는 아버지께 “아버지, 공부를 계속할 수 있게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 교복을 만들려고 하는데 부디 저와 함께해주세요.”하고 청했다. 교복 바지는 당시 미군들이 입던 국방색 중고 군복 바지를 싼값에 사서 검은색으로 염색했다.
 
나는 친구의 교복 바지를 빌려서 보고 재단을 하여 내 몸에 맞게 줄여서 교복바지를 만들었다. 교복 상의와 치마도 친구 것을 빌려다가 보면서 내가 직접 재단하여 손바느질로 만들었다. 한땀 한땀 바느질을 하며 “아버지, 천과 천이 이렇게 이어지듯 어머니와 제 마음도 언제나 하나로 이어지게 해주세요.” 하며 아버지와 대화를 나누다 보니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게 금세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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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수 만든 교복이지만 잘 만들어졌기에, 나 홀로 한 것이 아니라 아버지께서 도와주심이 분명하다고 생각했다. 우리의 영혼이 언제나 단정하고 깨끗해야 한다고 생각했기에 교복 관리도 소홀하지 않았다. 특히 깔끔하게 바지 주름을 잡기 위한 나만의 방법이 있었다. 그 당시에는 시골에서 다리미질하기가 쉽지 않았다.
 
게다가 나는 밥도 잘 해 먹지 않았기에, 다리미질에 쓸 불도 없었다. (당시는 전기다리미가 없어서 쇠 다리미를 불에 달구거나 쇠 다리미 안에 숯불을 넣어 사용했음) 그래서 나는 매일 밤 바지를 잘 개켜서 요 밑에 넣으며 “이 바지가 쫙 펴지고 올곧게 주름이 잘 진 것처럼 우리들 마음속에 구겨진 것들도 다 반듯하게 펴주시고 우리의 마음도 올곧게 해주세요.” 하고 지향하며 요 밑에 넣고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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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다리미질해서는 절대로 그렇게 날 선 주름을 만들 수가 없었지만 내가 한 방식대로 하면 가능했다. 아침에 일어나면 세탁소에서 다린 것보다도 세련되게 바지 줄이 칼처럼 날이 서서, 입으면 늘 새것같이 보였다. 그리고 여학생 교복 상의에 붙이는 하얀 카라는 2개를 만들어서 매일 풀을 먹였다.
 
감자를 갈면 처음에는 물이 노르스름하게 나온다. 전분이 가라앉길 기다렸다가 물을 갈아주는 과정을 여러 번 반복하면 하얗게 된다. 그러면 물을 따라 내고 가라앉은 갈분을 가지고 카라에 풀을 먹여, 반질반질한 항아리에 쫙 붙여 놓았다가 사용하면서 속으로 외쳤다.
 
“이 하얀 카라가 풀을 먹으면 꼿꼿하게 서듯이 우리들 마음속에 시들거나 기운 없는 것들도 사랑의 풀을 먹여주시어 어떤 역경에도 꼿꼿이 서서 잘 이겨낼 수 있게 해주세요.” 그렇게 지향하며 붙여 놓고 학교에 다녀오면 세탁소에서 다림질한 것처럼 반듯하게 된다. 비 오는 날에도 부엌에 있는 무늬 없는 반질반질한 항아리에 붙여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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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아침에 충분히 말라 있어서 새것으로 갈아 끼울 수 있었다. 그렇게 깃을 매일 빨아서 교대로 달아 깨끗하게 하고 다니니 친구들은 다들 부러워하며 “우리 어머니는 어쩜 그런 것도 안 해줘.” 하며 불평하곤 했다. 그래서 나는 “아냐, 내가 직접 하는 거야.” 하며 비법을 친절하게 알려주었다.
 
그랬더니 “야, 언제 그걸 다 하고 있냐? 그럴 시간이 어딨어?” 하며 핀잔을 주었다. 신발도 매일 아침 깨끗하게 닦아 신고 다녔다. 매일매일 깔끔하게 교복을 입고 다니는 데다가, 주름이 짱짱하게 선 교복 바지를 입고 다니는 사람이 없으니, 선생님들은 내가 엄청 부잣집 딸인 줄 아시기도 했다. 나는 가난하다고 해서 가난한 티를 낼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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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티를 낸다고 해서 누가 도와주는 것도 아니거니와, 어머니에게 누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는 어머니를 욕보이지 않으려고 매사에 신경을 썼다. 그래서 언제나 깔끔하고 단정한 모습으로 다니고자 최선을 다했다. 나는 교복뿐 아니라 평상복도 어머니가 어렵게 버신 돈을 조금이라도 아끼기 위해 가격이 싼 천을 사서 손수 예쁘게 만들어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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