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프로젝트

주님께서 예비하신 삶

💗「주님께서 예비하신 삶」- 402화. 오! 하느님, 그 집사를 용서하소서



오! 하느님, 그 집사를 용서하소서 

어느 날, 멀리 떨어진 동네 샘터로 빨래를 하려고 나가는데 안집 할머니가 정성껏 가꾸어 탐스럽게 잘 익은 호박 한 통이 감쪽같이 사라졌다. ‘어머? 조금 전까지 잘 달려있던 호박이 어디로 갔지?’ 혹시라도 나를 의심하실까 봐 걱정이 되었다. ‘하느님, 호박을 찾아주세요.’ 나는 놀라실 할머니 생각에 마음이 무거웠다.
 
빨래를 마치고 돌아오다 집 앞에 이르렀을 때였다. 내 앞에 가는 볏단을 가득 실은 달구지에서 갑자기 벼 두 단이 떨어졌다. 그걸 모르고 그냥 가기에, ‘빨리 가서 알려줘야겠다.’ 하고 걷는 속도를 높였다. 그런데 그 순간, 어느새 나타난 우리 앞집 아줌마가 바닥에 떨어진 볏단을 재빨리 주워 자기 집으로 가져가는 것이 아닌가!
 
너무 놀란 나는 그 자리에 그대로 굳어버렸다. 더구나 그녀는 교회 집사였기에 더 황당했다. 그러다 나는 ‘혹시?’ 하는 마음에 안집 할머니가 가꾼 호박이 없어진 자리를 바라봤다. 앞집에서 충분히 딸 수 있는 거리였다. 할머니가 계시지 않는 틈에 호박이 없어졌기에 혹여나 오해를 하실 수도 있고, 또 마음 상하실 할머니가 걱정이 되었다.


그래서 나는 확인해 보고자 일부러 음식을 해서 그 집 부엌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할머니 집에서 없어진 호박이 그 집 부엌에 얌전히 놓여있는 게 아닌가! ‘오! 하느님, 그녀를 불쌍히 여기소서.’ 나는 맥이 탁 풀렸다. 나는 청렴한 줄로만 알았던 하느님을 믿는다는 교회 집사가 하루에 두 번씩이나 남의 물건을 훔쳤다는 걸 알게 되니 마음이 무척 아팠다.
 
그 전에, 나주에서 자신을 키워준 할머니를 구박하고 나와 이웃이 잘 지내는 것을 시기 질투하던 집사, 그리고 이렇게 도둑질하는 집사를 만나게 되니 하느님을 열심히 믿는다는 사람들이 보인 행동들에 하느님이 왠지 낯설고 멀게 느껴지려 했다. 그러나 나는 곧바로 마음을 돌려 하느님께 용서를 청했다.
 

‘하느님께서 어른을 공경하고 도둑질하지 말라고 하셨다. 그런데 그들은 집사이면서도 자유의지로 주님의 계명을 지키지 않았으니, ‘하느님 보시기에 얼마나 마음이 아프실까?’ 생각하자 나 또한 마음이 아려왔다. 집으로 돌아오는 발걸음이 무거웠다. 호박이 없어졌어도 할머니는 나에게 아무 말씀도 없으셨다.
 

할머니는 늘 “자네처럼 청렴결백한 사람은 이제까지 본 적이 없어. 그리고 버릴 것이라고는 화장실에서 버리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없어.” 하셨기에 전혀 나에 대한 의심은 하지 않으셨으리라. 그래도 차마 할머니에게 그 호박이 앞집 부엌에 있더라고 말할 수는 없었다.
 
나야 남편이 다른 곳으로 발령받을 때 이곳을 떠나면 그만이지만, 그녀와 할머니는 계속 보고 살아야 할 이웃이기에 더더욱 말씀드릴 수가 없었다. 설사 내가 의심을 받는다 해도 나는 하느님 앞에 한 점 부끄러움이 없으니, 보지 않은 셈 치면서 침묵으로 봉헌하였다.
 
나의 단 하나의 바람은 그녀가 정직한 사람으로 변화되어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것이었다. 나는 하느님께 기도하고 또 기도하였다. ‘오! 하느님, 그를 불쌍히 여기시어 용서해 주시고 회개로써 주님을 영접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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