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프로젝트

주님께서 예비하신 삶

💗「주님께서 예비하신 삶」- 435화. 병명을 찾아내지 못했던 외로운 3일



병명을 찾아내지 못했던 외로운 3일

지금은 모든 병원의 시스템이 잘되어 있어서 간단해졌지만, 그때는 진료나 검사 한 번을 받으려 해도 지금보다 너무나도 복잡하고 많은 시간이 걸렸다. 대학병원은 더 심했다. 건강한 이들도 대학병원의 수속을 너무 힘들어할 만큼 기다림의 연속이었다. 하물며 정신이 가물거릴 만큼 아파 뒹굴며, 젖먹이까지 데리고 있는 나는 어떠했겠는가!
 

빨리 수술 안 하면 큰일 난다고 해서 급히 대학병원까지 왔다. 분명 급성 맹장염이라고 하는데도 금식을 시키며 이틀간이나 검사만 계속 이어졌다. 잘 움직이지도 못하는데, 배고파 우는 아이까지 데리고 쉴 새 없이 계속되는 검사에 너무나 지치고 힘들었다. 그런데 검사를 시작한 지 3일 만에야 결과가 나왔다. 여러 과에서 검사를 했는데, 어찌 된 영문인지 검사 결과가 각기 다 달랐다.
 
외과에서는 ‘급성 맹장염’이라고 했다. 산부인과에서는 ‘자궁뼈 골반염’이라 하더니 또 얼마 후에는 ‘자궁 외 임신’이라고 했다. 그래서 산부인과에서는 자궁을 들어내야 한다고 했다. 그런데 또 내과에서는 ‘열병’이라고 했다. 이렇게 많은 병명이 나오니 놀라고 걱정되기도 했지만, 그간 너무나 아팠기에 이해가 되기도 했다.


그런데 진단이 나왔기에 이제 바로 수술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나도 아무런 말이 없었다. 계속 기다려도 소식이 없어, 병실에 들른 간호사에게 “병명이 나왔는데 왜 수술을 하지 않나요? 처음에 왔을 때부터 급성이라 얼른 수술해야 한다고 하셨거든요. 근데 금식만 계속 시키고 어찌 된 일인가요?” 하고 물었다.
 

간호사는 “아줌마, 좀 기다리세요. 다 이유가 있으니 그렇겠죠. 할 때 되면 어련히 하지 않겠어요?” 하고 퉁명스럽게 대답하고 나가버렸다. 환자가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는 상황에서 병명이 이렇게 네 가지나 나왔으니 한시도 지체 없이 조치를 취해야 하는데도 그들은 그 어떠한 설명조차 해주지 않은 채 감감무소식으로 위급한 환자인 나를 계속 방치했다.
 
나는 수술은커녕 아무런 조치도 받지 못한 채 계속되는 고통 속에서 하염없이 기다리며 아이와 함께 울었다. 너무나 극심한 고통에 기약 없는 그 기다림은 끝나지 않을 것만 같이 느껴졌다. 내가 금식하느라 전혀 먹지 못해 젖이 나오지 않자 아이는 빈 젖을 애처로이 빨며 얼마나 배가 고파서 울어댔다.
 
나는 그런 아이를 보면서 가슴 미어지는 안타까움으로 울고 또 울었다. 나는 내 몸 하나 건사할 수도 없었다. 그러나 아무리 많이 아파도 아이 때문에 침대 위에서 제대로 몸부림칠 수도 없었다. 나는 완전히 기진맥진한 상태에서 아이까지 돌봐야 하는데도 특실이기에 나 외엔 아무도 없으니 어떤 누구의 도움도 받을 수 없었다.
 


그래서 물이 먹고 싶어도 물을 가지러 갈 수가 없었다. 나도 물을 먹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아이에게도 물 한 모금 먹일 수 없었다. 나는 물을 먹은 셈 치고, 사랑받은 셈 칠 수가 있지만, 아이가 배가 고파 우는데 어찌 아이에게까지 먹인 셈 칠 수가 있겠는가! 그래서 물 떠달라고 부탁을 한다는 것이 미안하지만, 그래도 아이를 먹여야 하니 벨을 눌러 간호사를 불렀다.



간호사가 들어와 “무슨 일이세요?” 하여 “미안해요. 내가 움직이기가 힘들어 그러니 아이에게 물을 먹이도록 물 좀 부탁드려도 될까요?” 하자 “우메, 그것 땜에 호출한 거예요? 우리가 지금 얼마나 바쁜데! 아줌마가 가져다 먹이세요.”하고 쌩 나가버렸다. 간호사마저 도와주지 않아 겨우 4개월 된 아이에게 며칠 동안이나 물 한 모금 먹이지 못하고 아이는 아주 조금씩만 나오는 젖을 빨고 있었으니...

이대로는 큰일 나겠다는 생각에 너무나 걱정되었다. 나는 어떻게든 아이를 위해서 물을 뜨러 가고자 해보았지만, 극심한 고통에 몸이 마치 내 것이 아닌 것처럼 도저히 움직일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하느님께 도움을 청하는 길밖에 아무것도 없었다.
 
‘하느님! 하느님께서 직접 해주실 수는 없으시더라도 간호사가 혈압 재러 올 때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그런데 얼마 안 있어 기도드린 대로 간호사 둘이 혈압 체크 하러 들어왔다. 어쩔 수 없이 또 그 간호사에게 “정말 죄송하지만, 너무 몸이 아파 움직일 수가 없어 그러니 물 좀 떠다 주실 수 있을까요?” 하고 부탁했다.
 
 
그들은 아주 쌀쌀하게 “물 하나도 못 떠다 먹어요?” 하고 또 나가버렸다. 그 뒤 또 다른 간호사가 들어와 그에게도 부탁하자 아기가 자지러지게 울고 있는걸 뻔히 보면서도 “바빠요.” 하면서 나가버렸다. 내가 다인실에 있었다면 병실에 있는 다른 보호자들에게 도움을 청할 수도 있었으련만…. 움직일 수조차 없는 내게 물 한 잔 떠다 줄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기력이 다한 나는 홀로 4개월 된 아이와 완전히 방치되어 수술을 기다리는 1분 1초가 영원과도 같이 느껴져 처절했다. 나는 모든 것 사랑받은 셈 치고 봉헌한다지만 엄마로서 배고파 우는 아이에게 물 한 모금도 먹일 수 없으니 그것만은 사랑받은 셈 치거나 혼자 편히 쉬는 셈 치고 봉헌하기에는 너무 가혹하게 느껴졌다. 그저 눈물로 하느님을 애타게 부르며, 아이가 잘못되지 않기만을 간절히 기도하고 또 기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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