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프로젝트

주님께서 예비하신 삶

💗「주님께서 예비하신 삶」- 645화. 천년 같은 이틀의 갈망, 성체 예수님을 향해 달려가는 고해의 여정

ceaba51dba1aa.png

천년 같은 이틀의 갈망, 성체 예수님을 향해 달려가는 고해의 여정

성체 예수님을 통해 매일매일 새로운 힘을 얻는 나의 삶! 그래서 세례를 받기 전 예비자 때부터 나는 성체 예수님 모시기를 얼마나 갈망해 왔던가. 나는 어떠한 일이 있어도 매일 미사에 단 한 번도 빠지지 않았다. 영세 후 매일같이 모시는 성체는 내 영혼의 촉촉한 단비이자 기쁨의 샘이 되어주셨다.

ce0aa9876097e.jpg

성체 예수님과 하나 될 때마다 느끼는 기쁨은 말로 다 표현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시어머니가 친정어머니를 사정없이 밀쳐 크게 다치게 하시고, 그로 인해 어머니가 꼼짝도 못한 채 누워 계시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너무나 아파 시어머니의 행동이 제대로 봉헌되지 않았다. 그런 무거운 마음으로는 도저히 성체를 모실 수가 없었다.

bb3394596ce5c.jpg

성체를 모시지 못한 단 이틀이 마치 20년도 넘는 길고 긴 세월처럼 느껴졌다. 나의 가슴은 활활 타오르는 듯 고통스러웠고, 단순히 성당에 나가지 않는 것만이 냉담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어머니가 하신 일을 온전히 봉헌하지 못해 성체 예수님을 모시지 못한 상태야말로 진정한 냉담이 아니고 또 무엇이겠는가. 그때는 마침 사순 시기였다.

b0408ae0a890f.jpg

“예수님, 죄송해요. 더욱 깨어 예수님의 고통을 느끼고 동참해야 할 이 사순 시기에, 성체를 모시지 못하는 저를 용서해 주세요.” 이는 필시 나를 하느님의 사랑으로부터 끊어놓으려는 마귀의 공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이틀째 성체를 영하지 못하게 되자, 영적인 굶주림이 너무나 심해 도저히 견딜 수가 없었다.
 
성체를 모시지 못하는 것이 이토록 큰 고통임을 처음으로 절감했다. 성체 안에 살아 계신 예수님께서 내게 힘을 주시고 나의 삶을 주관해 주셨음을 더욱 깊이 느꼈다. 예수님이 아니시면 나는 살아도 사는 것이 아니었다. 나는 새롭게 시작하고자 주님께 간곡히 청했다.

35e9e659b1d8c.jpg

“예수님! 평생 저를 위해 희생하신 친정어머니 덕분에 저는 수많은 죽음의 위기에서 살아날 수 있었고, 갖은 고난 중에도 어머니가 모든 뒷바라지를 해주신 덕분에 시댁을 도울 수 있지 않았습니까? 그런 어머니를 크게 다치게 하신 시어머니를 제가 제대로 봉헌하지 못해 성체를 모시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 시어머니를 은인으로 생각하고 고해성사를 본 뒤 새롭게 시작할게요. 성체 안에 살아 계신 당신을 모시고 그 사랑의 힘으로 시어머니를 더욱 사랑하겠습니다. 부족한 죄인인 저를 용서해 주세요, 네?” 나는 고해성사를 보고 성체 예수님을 모시기 위해 새벽부터 일어나 정성껏 준비했다.

c3ca3f3c23a67.jpg

고해성사를 볼 때면 나는 항상 먼저 깨끗이 목욕한 뒤 성경을 펼쳐 주님의 뜻을 찾으며 말씀을 읽고 통회의 기도를 바쳤다. 그리고 가장 귀한 분을 만나는 예우를 갖추기 위해 정장을 단정히 차려입었다. 고해성사 중 신부님 뒤에 계신 예수님의 현존을 이미 체험하게 해주셨기에, 그분 앞에 최고의 예의를 갖추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날은 진남색 투피스 정장을 입고 나주 성당을 찾았으나 신부님이 출타 중이셨다. 영적인 목마름에 한시도 견딜 수 없었던 나는 신부님이 돌아오실 때까지 마냥 기다릴 수가 없었다. 성체를 모시지 못한 이틀이 내게는 천년만년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2eb143af55057.jpg

나는 다른 곳에서라도 성사를 보기 위해 가장 가까운 노안 성당으로 달려갔으나 거기도 신부님이 계시지 않았다. 다시 송정리로 향했다. 송정리에는 두 성당이 있었는데, 원동 성당의 장옥석 부주교님도, 곧바로 찾아간 신동 성당의 신부님도 모두 출타 중이셨다.

d00eba6383910.jpg

어떻게 단 한 곳에도 신부님이 계시지 않는지 놀랍기까지 했다. 그러나 아름답게 봉헌하고 고해성사를 보기 위해 찾아 헤매는 발걸음의 수만큼 영혼들을 구원해 달라고 생활의 기도를 바쳤다. 내 마음은 그날 어떤 일이 있어도 성사를 보고 성체를 모셔야겠다는 열망뿐이었다.
 
결국 나는 광주행 시내버스에 몸을 실었다. 버스 안에서도 묵주를 손에서 놓지 않고 계속 기도하며, 주님께 시어머니를 온전히 봉헌하고 그분을 더 깊이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을 주시기를 간절히 청했다.

e4949aa0db899.jpg

4dfb269c24962.png


31 36

나주 성모님의 집 (경당)   전남 나주시 나주천 2길 12 (우. 58258) | 나주 성모님 동산   전남 나주시 다시면 신광로 425 

TEL  061-334-5003 | FAX  061-332-3372 | E-mail  najumary@najumary.or.kr | 사업자 등록번호  652-82-00210

COPYRIGHT ⓒ 2021 재단법인 마리아의 구원방주회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