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프로젝트

주님께서 예비하신 삶

💗「주님께서 예비하신 삶」- 836화. 오직 주님의 영광을 위하여, 끝내 거절한 할아버지의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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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주님의 영광을 위하여, 끝내 거절한 할아버지의 선물

봉 안드레아 할아버지가 시력을 회복하셔서 거동이 자유로워지시니 나도 한결 수월해졌다. 밥과 국을 넉넉히 가져다 드리면 사흘 정도는 드셨기에 매일 찾아뵙지 않아도 되었다. 전국에서 눈물 흘리신 성모님을 뵙기 위해 많은 순례자들이 찾아와 내가 해야 할 일들 또한 무척이나 많아졌다. 마음은 늘 할아버지께 향해 있어도 몸이 마음처럼 빠르게 움직여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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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가 눈을 뜨셨으니, 장부에게 할아버지를 목욕탕에 모시고 가서 씻겨드리라고 부탁했더니 흔쾌히 승낙했다. 시력을 잃으셨을 때는 어린아이처럼 온전히 나에게 모든 것을 다 의지하셨었다. 눈을 뜨신 후에도 내가 직접 씻겨드릴 수도 있긴 했지만, 눈을 떴으니 율리오씨가 해줄 수 있어서 그렇게 한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3일 만에 할아버지를 찾게 되었다. 그런데 할아버지는 나를 보자마자 눈물을 흘리시면서 “차라리 나 눈뜨지 않았으면 더 좋았을 걸...” 하시는 것이 아닌가! 너무 놀란 나는 “아니, 왜요? 눈을 뜨고 볼 수 있으시니 더 안 좋아요?”라고 여쭈었더니 슬프게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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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보이지 않았을 때는 아짐이 매일 같이 다녔는데 눈을 뜨고 난 다음부터는 아짐이 더 안 오잖아요. 아짐이 매일 안 다니니까 아짐 보고 싶어서 못 살겠소. 차라리 눈 안 떴으면 아짐을 매일 만나볼 거 아니요.”라며 서운함을 내비치셨다. 그래서 내가 “그때는 눈이 안 보여서 저를 못 보셨잖아요.”라고 답했다.
 
그러자, 할아버지는 “그렇긴 하지. 그래도 매일 아짐 보고 싶어.”라고 하셨다. 이때 할아버지는 영락없이 투정 부리는 어린아이와도 같이 눈물까지 흘리시며 속상해하셨다. 눈물을 닦으시며 속상해하시기에 나는 얼른 “할아버지 죄송해요. 이제부터 더 자주 다닐게요.”라고 했다. 할아버지는 “나 아짐한테 꼭 할 말이 있소. 내 이 부탁은 꼭 들어줘야하오.”
 
“무슨 말씀이든지 다 해 보셔요.”라고 했더니 “아짐, 이 말은 진짜 꼭 들어주어야 해요.” “예, 다 들어 드릴 테니 말씀해 보셔요.” “내가 가진 것이라고는 이 집 한 채뿐이오. 아짐에게 내가 줄 수 있는 것은 이것밖에 없소. 비록 오두막집이기는 하지만 내가 살아있을 때 이 집을 아짐 명의로 이전 해 놓으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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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 않으면 뒷집에서 이 집을 가질 것이요. 그 사람들은 아주 고약한 사람들이라 내가 죽은 뒤에는 절대로 내놓지 않을 것이요. 그러니 어서 나 죽기 전에 서둘러서 아짐 앞으로 해 놓으시오. 이 말은 꼭 들어줘야 해요”라며 간절히 통 사정하며 부탁하시는 것이었다. 이 뜻밖의 말에 나는 “그것만은 절대로 안 할래요.” 하며 단호하게 거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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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더니 할아버지는 눈물까지 글썽이며 “나 죽으면 남 좋은 일만 시켜버린단 말이오. 제발 내 소원을 들어주구려.”라고 사정하셨지만, 그것만은 들어드릴 수가 없었다. 나는 주님과 성모님의 사랑 안에서 조건 없는 사랑으로 할아버지가 너무 안쓰러워서 그냥 내 친아버지인 셈치고 모셨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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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으로 사랑을 나누고 싶어 시작한 일인데, 할아버지의 청에 못 이겨 혹시라도 이 집을 내 명의로 해 놓게 되면, 마치 내가 재산이 탐나서 봉사한 것처럼 비치지 않겠는가! 그렇게 되면 주님께 바쳐질 영광이 가려질 것이라는 생각에, 나는 무슨 일이 있어도 그 제안만은 받아들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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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는 집에 갈 때마다 “아짐, 내가 죽으면 이 뒷집에서 우리 집 가져버릴 것이오. 그러기 전에 내가 살아있을 때 아짐 앞으로 빨리 명의 이전하란 말이오. 꼭 그렇게 해야 돼요.” 그것만은 꼭 그렇게 해달라고 통사정하시며 간곡히 부탁 셨지만 내 마음은 움직이지 않았다. 나는 “아버지, 자꾸 그러시면 저 안 올 거예요. 네?” 나는 할아버지를 안심시켜 드린 뒤 그 집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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