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프로젝트

주님께서 예비하신 삶

💗「주님께서 예비하신 삶」- 848. 봉 안드레아 할아버지 백일 탈상에 오신 작은 예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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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 안드레아 할아버지 백일 탈상에 오신 작은 예수님

탈상 미사에 와주신 모든 분들을 배웅하고 나는 조용히 마음속으로 할아버지에게 말씀드렸다. “봉 할아버지! 그동안 이 부족한 딸과 함께 사랑을 나누어주셔서 무지무지 감사드려요. 우리 나중에 천국에서 다시 만나 사랑을 나누어요!” 하는데, 봉사자가 지체장애인 행려자 한 분을 모시고 와서 나를 불렀다.
 
“율리아, 율리아! 율리아가 너무 좋아하는 분 모시고 왔는데, 어떻게 할까?” 하였다. 그분은 옷도 꾀죄죄한 데다가 “으으~”만 할 뿐 말도 못하고 오른쪽 팔과 손가락까지 다 오그라져 있었고 침은 줄줄 흘러나왔다. 나는 너무 반가워 “어머, 잘 모시고 왔어요. 고마워요. 작은 예수님이 또 오셨네. 봉 안드레아 할아버지 대신 보내주셨네.”하고 반겨 맞았다.
 
먼저 미사를 끝내고 돌아가신 본당 신부님께 말씀드렸다. “신부님, 지체장애인 행려자가 왔는데요. 말도 못 하고 걷지도 잘 못하고 너무 못 씻어서 씻겨야 할 것 같아요. 제가 그 일을 할게요. 허락해 주셔요.” 했더니 흔쾌히 허락해 주셨다. 나는 우선 배가 고프실 그분께 잡수실 것을 떠 먹여드리고 나서 그분이 입을 옷과 필요한 물건들을 사다 놓고 목욕을 시켰다.
 
따뜻한 물로 몇 번을 씻겨 드렸지만, 몸에 기름때가 워낙 많이 배어 있어서인지 닦아도 닦아도 끈적거렸다. 머리도 몇 번을 계속 감겼지만 잘 씻겨지지 않아 할 수 없이 머리를 먼저 커트했다. 얼마나 때가 많이 꼈는지 머리가 너무 뻣뻣해 내 손에 기름때가 잔뜩 묻어 나왔고 가위에도 때가 한 더께나 입혀졌다.
 
머리가 잘 잘리지를 않으니 예쁘게 잘라주려고 계속 하다가 결국 손에 물집이 잡힐 정도였다. 그러나 사랑받은 셈치고 봉헌하면서 예수님의 머리를 커트 한셈치고 사랑의 힘을 발휘하여 정성을 다 하여 했더니 아픈 줄도 몰랐다. 면도를 할 때에는 피부가 너무 미끈거려서 처음에는 누가 비눗물을 묻혀 놓은 줄 알았다.
 
얼마나 오랫동안 코를 닦지 않았으면 이렇게 얼굴에 노폐물이 두껍게 눌어붙었는지, 닦아도 닦아도 계속 미끈거렸다. “예수님, 이 불쌍한 할아버지의 영혼육신의 나쁜 것들을 다 벗겨 내주시고 그동안 받은 상처까지도 깨끗이 씻어 내주시어 새로 태어나게 해주셔요.” 나는 생활의 기도를 바치면서 꼼꼼하게 깨끗이 씻어드린 후 다라이 안에 세워놓고 맑은 물로 온몸을 헹궜다.
 
앉아서 조금 비틀어진 발을 만지고 있는데 갑자기 선 채로 소변을 보시니 오줌이 내 옷과 얼굴과 입에까지 들어갔다. 나는 놀라 얼른 서기는 했지만 예수님을 씻어드린 셈쳤으니 더럽다는 생각은 추호도 들지 않았다. 그런데 놀라운 일은, 말도 못 하는 그분을 목욕시키고 이발해 주고 면도까지 해드린 뒤 보니 할아버지가 아니라 청년의 모습으로 변화되어 있었다.
 
목욕을 끝낸 후 방으로 업고 들어가 옷을 갈아입힌 뒤 재웠는데, 잠자는 도중에 실수를 하여 요와 이불이 다 젖어버렸다. 이불과 옷을 빨고 다시 씻겨드려야 했지만, 봉 안드레아 할아버지에게 못다 한 사랑을 베풀 기회를 주신 주님께 무한히 감사드리며, 그분에게 ‘방지거’라는 이름을 지어 드렸다.
 
나는 얼마나 기쁘고 즐거웠는지 콧노래가 절로 나왔고, 행복에 겨워 주님께 찬미와 감사와 영광을 노래하였다. “오 나의 사랑, 나의 주님, 내 기쁨이시여! 감사하나이다. 봉 안드레아 할아버지에게 못다 한 사랑까지 합하여 당신을 모시는 마음으로 더욱 아끼고 사랑으로 보살피겠나이다.”
 
그러자 다정한 주님의 음성이 들려왔다. “그래, 그래. 사랑하는 내 작은영혼아! 내가 너의 기쁨이듯 너 또한 나의 기쁨이니라.” ‘아멘! 부족하기만한 저에게 이렇게 크신 사랑을 베풀어 주시나이까? 주님의 뜻만을 따르는 작은 영혼이 되겠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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