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프로젝트

주님께서 예비하신 삶

💗「주님께서 예비하신 삶」- 858화. 보험 안 든다고 화내며 나가신 것이 대모님과의 마지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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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험 안 든다고 화내며 나가신 것이 대모님과의 마지막

보험을 9개나 가입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대모님이 정미용실로 찾아오셨다. 반갑게 인사드리니 대모님은 “율리아, 보험 좀 더 들어라.” 하셨다. 나는 정중하게 어려운 기색을 비추었지만, 이미 9개의 보험이 있는 데도 계속해서 보험을 넣어달라고 또 찾아오시고 또 찾아오시는 것이었다. “대모님, 저는 보험을 많이 넣었는데요. 율리오씨가 보험을 더는 넣지 말라고 했어요.” 하고 말씀드리니 “남편 모르게 넣으면 될 거 아닌가?”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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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거짓말을 못 해요. 죄송해요. 대모님! 기회될 때 말해 볼게요.” 했더니 “그럼 아는 사람이나 시댁 식구들, 이모님 보험 안 필요하신가? 그분들 좀 넣게 해드려 줘.” 하셨다. 그러나 나는 그런 대모님의 요청을 다 들어드릴 수가 없었다. 내가 가입한 보험만도 9개가 되었으니 평상시 나에게 뭐라고 하지 않던 장부가 이 사실을 알고는 “더 이상 보험 넣으면 안 돼!” 하면서 야단을 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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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장부에게 걱정을 끼친 것 같아 너무 미안했다. 그래서 “율리오씨, 미안해요. 다시는 더 안 넣을 테니 걱정하지 마세요.” 했다. 알고 보니 장부가 유독 민감하게 반응했던 것은, 시댁에선 보험이라고 하면 아주 질려 버렸기 때문이었다. 시아버님은 서울에서 지금의 경성제국대학(지금의 서울대)을 나오셨고, 일본에서 와세다 대학을 졸업하시고 율리오씨를 일본 동경에서 낳았는데 한국에 나와서 시아버님이 보험 회사에서 아주 높은 분으로 계실 때 보험을 아주 많이 들어두셨었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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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가 6.25가 발발하여 보험을 못 쓰는 줄 알고 보험증서를 다 버리셨다고 한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보험증서를 안 버린 사람들은 엄청 부자가 됐고 시아버님은 다 버려서 가세가 기울었다고 한다. 그러니 시댁에선 보험이라고 하면 질색을 하시는데 나는 그걸 모르고 보험을 9개나 넣었으니 장부가 평소답지 않게 큰소리를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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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어느 날, 대모님이 또 갑자기 정미용실에 오셔서는 “율리아, 보험 좀 넣어라. 이것도 좋고, 저것도 좋고...” 하시는 것이었다. 대모님에게는 너무 죄송했지만 장부에게 한 약속을 지켜야 하는 내가 “어떡하죠, 대모님! 보험을 율리오씨가 더는 못 넣게 해요.” 하고 최대한 공손하게 거절의 의사를 말씀드렸다. 그런데 대모님은 얼굴이 울그락 불그락 해지면서 “남편 모르게 하면 될 것을 그깟 보험 하나 못 해준다고 하냐!” 하시면서 화를 내시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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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모님, 정말 죄송해요. 저는 이제까지 거짓말을 못 해봐서요. 그래서 남편 모르게는 못 하겠어요. 다음에 한번 남편에게 더 말해보겠어요.” 하고 용서를 청했지만 대모님은 막무가내이셨다. 아무리 죄송하다고 말씀드려도 소용이 없고 화를 잔뜩 내시더니 정미용실을 매몰차게 나가버리셨다. 이유야 어찌 되었든 나로 인해 화가 나셨다고 생각하니 너무 죄송하였기에 마음이 풀어지시기를 간절히 기도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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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이 화평하기만을 바라는 나이기에 대모님과 안 좋은 상태로 있는 것은 도저히 견딜 수가 없어서 음식을 사 가지고 여러 번 찾아가 용서를 청했다. “대모님 상황 봐서 율리오씨 허락받아볼게요.” 그러나 “이제 필요 없어.” 하시며 화를 풀지 않으시고 싸간 음식을 밀어버리시며 “나 안 먹어. 가져가.”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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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께서 맺어주신 대모, 대녀가 아니던가! 대모님에겐 많은 대녀 중에 하나일지 모르겠지만 나에겐 단 한 분뿐인 세례 대모님이셨다. 그간 사랑과 정성을 다해 대녀로서의 도리를 다하고자 노력했다. 그래서 대모님은 “내가 대녀를 영적으로 가르쳐야 되는데, 내가 오히려 대녀에게 영적으로 늘 배운다.” 하고 좋아하셨었다. 

그런데 보험을 더 안 든다고 이렇게 일순간에 관계가 어그러진 것이 너무나 마음이 아팠는데 너무나 허망하게도 그것이 대모님과의 마지막이었다. 나중에 다른 대녀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대모님이 보험을 했던 것은 대녀인 내가 금상까지 타고 미용실이 잘되어 돈을 많이 벌어 보험을 많이 들어주리라고 생각하여 보험을 시작했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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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내가 보험을 많이 들어주지 못하자 그만두었다는 말을 듣게 되었다. 참 안타깝고 서글퍼졌지만, 대모님께 사랑받은 셈치고 아픈 마음을 봉헌했다. 대모님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기도해드리는 것이라 생각하며 계속 기도했지만 그 외에 무엇을 어떻게 해야 관계가 회복될지 답답하여 신부님께 면담 성사를 보면서 말씀드렸다. 

신부님께서도 안타깝게 여기시며 “너무 마음 아픈 일이지만 받아들이지를 않으니 대모님 위해 기도해드리는 것 외에 무엇을 더 어떻게 하겠습니까. 보속으로 대모님 위해 기도해드리세요.”라고 하셨다. 대모님이 나를 보시지 않는다고 해도 주님께서 맺어주신 천상 가족의 연은 영원한 것이니 나는 항상 대모님을 잊지 않고 기도 중에 기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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